오마이스타

본문듣기

데뷔 10주년 러블리즈 소환, '놀면 뭐하니'에 기대하는 것

[TV 리뷰] MBC <놀면 뭐하니?> 또 한번의 음악 프로젝트, 이번 만큼은...

24.03.31 12:23최종업데이트24.03.31 12:24
원고료로 응원

지난 30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가 데뷔 10주년을 맞은 걸그룹 러블리즈를 재소환했다. 30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는 새로운 프로젝트인 '같이 놀아 봄' 콘서트의 본격 준비와 더불어 러블리즈, god 메인 보컬 김태우를 만나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주 대학 축제 인기 MC 섭이의 초대를 시작으로 <놀면 뭐하니?>는 코로나 때문에 수년 동안 묶혀뒀던 신규 기획을 구체화시켰다.

이날 가장 관심을 받은 초대손님은 모처럼 시청자들과 만남을 가진 데뷔 10주년 걸그룹 러블리즈(이수정-유지애-서지수-이미주-케이-JIN-류수정-정예인)가 아닐 수 없었다. 지난 2021년 계약 종료 후 각자 영역으로 뿔뿔이 흩어진 탓에 '러블리즈'라는 이름으로의 활동은 더이상 기대하기 쉽지 않았기에 약 3년여 만에 함께 모인 이들을 바라본 러블리너스(러블리즈 팬덤)에겐 감격 그 자체였다.

​뿐만 아니라 한 주 전 화제를 모았던 호프집 앞치마 드러머 사장님과 god 멤버 김태우의 깜짝 만남 또한 관심을 모았다. 해당 방영분에서 특히 주목을 받았던 '사랑비' 연주에 김태우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을 피력했던 시청자들이 적지 않았다. 이에 깜짝 카메라 형식으로 감동의 무대를 꾸미기에 이른 것이다.

러블리즈 데뷔 10주년... 적절한 시점에서의 재소환
 

지난 30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지난 2014년 데뷔한 8인조 걸그룹 러블리즈는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던 팀들과는 사못 다른 색깔로 관심을 모았다. 음악인 윤상이 프로듀싱을 맡은 아이돌 팀이라는 점부터 우리말의 멋을 잘 살린 가사, 수려한 멜로디 라인을 담은 노래로 팬층을 확보했다. 특히 발표 이후 뒤늦게 사랑 받은 '아츄(Ah-Choo), '데스티니(Destiny)' 등 아련한 감성을 녹여낸 곡들은 러블리즈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다.

하지만 2020년 미니 7집 < Unforgettable >을 끝으로 더 이상의 활동은 이어지지 못했고 작별의 순간에는 코로나 때문에 팬들에게 제대로 된 인사 조차 하지 못했다. 때문에 러블리즈를 응원했던 팬들은 모처럼의 등장에 가슴 뭉클함을 느낄 수 있었다. 때마침 데뷔 10주년을 맞이했지만 대형 기획사 출신이 아니다보니 변변한 기념 행사 같은 건 기대하기 쉽지 않았기에 <놀뭐>를 통한 재소환은 가장 적절한 시점을 맞춘 셈이었다.

활동 당시의 에피소드 대방출 덕분에 정신이 혼미해진 이미주와 멤버들의 티키타카식 토크로 재미를 키운 후엔 그동안 발표했던 이들의 대표곡 '안녕', '아츄(Ah-Choo), '데스티니(Destiny)', '지금 우리' 등을 메들리로 들려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들을 응원했던 팬 뿐만 아니라 막연히 멜로디 정도만 기억하던 시청자들도 반갑게 이들을 맞이해줬다. 

'사랑비' 김태우 만난 앞치마 드러머 사장님의 눈물
 

지난 30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그런가 하면 이날 방송 후반부는 드러머 호프집 사장님과 '사랑비' 김태우의 깜짝 만남으로 반가움을 선사했다. 최근 SNS 등을 통해 새로운 명소로 등장한 치킨 호프집의 인기 레퍼토리 중 하나가 '사랑비'였고 이 곡의 경쾌한 리듬에 잘 어울리는 드럼 소리는 시청자들을 즐겁게 만들어줬다.

​덕분에 김태우를 호명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고 이에 제작진은 추가 촬영이라는 설정 속에 사장님 몰래 김태우를 섭외했다. 영업장 근처 다른 가게에서 사전 만남을 가진 유재석과 김태우는 20여 년 전 활동 당시의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면서 분위기를 띄웠고 약속된 시간이 되자 호프집 기습 방문에 돌입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장사와 드럼 연주를 병행하던 사장님과 손님들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신명나게 드럼 스틱을 흔들던 사장님은 순간 울컥한 마음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10년 가까이 많은 분들과 함께 했는데 주인공이 나타나서 깜짝 놀랐다"라는 사장님은 김태우와 포옹하며 반가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현장에 있는 모든 이들과 '사랑비'를 열창하는 훈훈한 장면으로 이날 방송을 마무리 지었다.

또 음악 기획? 이왕 하기로 했다면 제대로 해내길
 

지난 30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놀면 뭐하니?>의 위세가 예전 같지 않다보니 다시 한번 등장한 음악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반응 역시 그리 뜨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준비 과정으로 수주에 걸쳐 준비, 연습 과정을 영상에 담는 일반적인 형식의 반복은 자연스럽게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만드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하지만 이날 등장한 러블리즈를 비롯해서 아카펠라 그룹 오직 목소리처럼 의외의 팀들이 섭외되고 저마다의 등장 이유를 스스로 증명해준 덕분에 모처럼 <놀면 뭐하니?>는 즐거운 마음으로 시청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김태우와 드러머 사장님의 깜짝 만남 역시 마찬가지였다.

시대가 바뀌고 시청자들의 성향 또한 급격히 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음악 프로젝트라도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기획이 이뤄지길 많은 이들은 바라고 있다. 기대하지 않았던 데뷔 10주년 러블리즈의 귀환과 같은, 깜짝 선물들로 채워 넣을 수 있다면 이번 콘서트에 대한 거부감은 분명 최소화될 것이다. 이왕 하기로 했다면 제대로 만드는 게 <놀면 뭐하니?>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 아니겠는가.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놀면뭐하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