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다른 민생토론회 용역을 따낸 F사 역시 영세업체다. 지난 2019년 10월 설립된 전시·컨벤션 행사 대행업체 F사의 경우 법인 등기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 업체 사무실을 수소문해 찾아갔는데, 해당 사무실에는 이 업체가 아닌 다른 업체의 간판이 걸려 있었다.
조선혜
F사가 위치한 빌딩의 관리실 관계자는 "임대차 계약은 F사가 아닌 다른 업체로 돼 있다"며 "업체 대표자 이름도 김씨가 아닌 이아무개씨"라고 설명했다.
다른 업체로 위장한 채 영업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F사는 지난 1월과 3월 각각 민생토론회 관련 용역을 수주했다. 1월 17일에는 닷새 뒤 국무조정실이 개최한 '24년 규제혁신전략회의 운영' 용역을 수의계약으로 따냈는데, 계약금액은 1억 5200만 원에 이른다. 국무조정실 측은 민생토론회 관련으로 해당 용역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민생토론회인데, 왜 규제혁신 전략회의로 발주했나'라는 질문에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해당 민생토론회가) 규제혁신 내용으로 회의하는 것이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규제혁신 전략회의로 계약했다"고 답했다. F사와 수의계약을 맺은 경위에 대해선 "입찰공고를 냈을 때 1개 업체만 응찰해 수의계약으로 전환해서 조달청이 계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F사는 3월 11일 환경부의 '민생토론회 행사 용역' 역시 수의계약으로 수주했다. 계약액 2억 1000만 원에 달하는 용역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강원도에서 개최한 민생토론회 행사 관련 용역"이라고 밝혔다. 이 계약은 행사 당일 이뤄졌다. 환경부는 해당 업체를 선정한 사유에 대해선 2일 현재까지 답변하지 않고 있다.
"민생토론회가 긴급행사? 법률 취지 무력화"
<오마이뉴스>는 회사 전화번호가 공개돼 있지 않은 F사를 방문해 기자의 연락처를 남긴 후 민생토론회 용역 수주 경위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을 수 없었다.
정부가 천재지변 등 긴급한 상황일 경우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국가계약법 조항을 무리하게 적용해 수의계약을 남발하면서, 해당 법의 취지를 무력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홍규 변호사(법무법인 해랑)는 "민생토론회는 민생 이야기를 듣는 자리로 국가적 재난 등이 발생했을 때 개최하는 행사가 아니지 않나"라면서 "국가계약법 시행령 26조에 기재된 '긴급한 행사'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식의 운영은 편법으로 특정인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법률 취지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면서, "현 정부 출범 때부터 유사한 일이 많이 벌어져 논란이 되고 있는데, 국정조사나 특검 등 종합적인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사, "직원 5명, 다른 업체로 위장한 사실이 없다"
<오마이뉴스> 보도가 나간 뒤인 3일 오후, F사는 "다른 업체로 위장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해왔다.
F사 관계자는 "이 회사의 전신은 2010년 9월 설립된 홍보대행사로, 당시 재무 등 기타 내부 업무가 원활하지 않아 아내와 함께 공동 운영을 시작했다"면서 "현재는 아내를 대표자로 한 F사로 새롭게 이름을 바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무실 (임대차) 계약을 이전 회사명으로 해두면서 오해가 있었을 뿐"이라며 "다른 업체로 '위장'했다는 것은 다소 잘못된 표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적은 것은 당시 아내와 함께 비즈니스를 다시 정리하던 시기이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시기였다는 것도 고려해달라"고 했다. 또 "총 직원이 2명이라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재 대표를 포함해 5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F사는 이를 증명할 4대보험 가입자명부도 제시했다
수의계약을 체결한 배경에 대해선 "그동안 정부에서 주관하는 크고 작은 홍보 프로젝트 등을 성료했다"며 "이에 따라 경쟁입찰 외 부처 간 소개 등을 통한 수의계약도 진행했고, 이번 건에 대해서도 소개를 받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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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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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통령 민생토론회' 수의계약 업체, 사무실 없거나 유령회사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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