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 활동지: 가고 싶은 관광지 찾기
권유정
트리플은 정보가 알아보기 편하게 정리되어 있어 유용했으나 짧은 설명과 사진만으로 우리 아이들이 관광정보를 이해하기에는 제한이 있었다.
유튜브에서 홍콩의 유명 관광지 영상을 몇 개 찾아 함께 시청했다. 영상과 설명이 더해지자 확실히 아이들이 정보를 더 잘 이해하는 것 같았다. 관광지가 하나씩 소개될 때마다 환호성이 나왔다. 방청객 아르바이트보다 더 열정적인 반응이었다.
유일하게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 것은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풍경이 매우 아름다운 트래킹 코스였다.
"트래킹은 싫어요!"
"그래? 나는 좋은데. 그럼 가고 싶은 데를 열심히 찾아봐.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1,2,3번을 그대로 따라 쓰면, 내가 원하는 대로 트래킹 코스를 일정에 넣을 거야."
내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선언하자 아이들은 격렬한 거부와 함께 다급히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관광지를 찾기 시작했다. 이국적인 풍경이 걸음마다 눈에 박히는 트래킹의 묘미를 설파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는 않았으나, 꾹 참았다. 옳고 그름이 아닌 선호의 문제를 나의 판단이 더 우월하다며 강요해서는 안 된다.
교사의 말은 학생들의 의견보다 힘이 세다. 힘센 자의 목소리가 크면 약자들의 목소리는 점차 줄어들다 종내에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자율성은 없어지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을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특히나 학생주도적인 프로젝트 수업에서는 더더욱 나의 선호보다 학생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자 한다.
영상의 힘인지 트래킹의 힘인지 다시 선택한 관광지는 처음보다 훨씬 다양했다. 피크트램, 란콰이펑,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 마카오타워, 익청맨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트 등 여러 장소가 제각각의 이유로 나왔다.
여행지에서 낯선 상황에 마주치더라도
인원이 많다 보니 모두 발표하는 데에도 한참이 걸렸지만 아이들은 흥미진진한 얼굴로 친구들의 발표에 귀를 기울였다. 서른 곳이 넘는 관광지 목록이 주르륵 나열되었다. 원하는 모든 곳을 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자유란 무제한적으로 원하는 것을 하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상황에 맞추어 욕구를 조절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
보다 많은 아이들이 원하는 곳으로 여행을 계획하기 위해 각 관광지마다 가고 싶어 하는 인원을 조사했다. 디즈니랜드처럼 만장일치나 과반수 이상이 원하는 곳은 일정에 넣고 어중간한 곳은 보류했다.
보류한 곳은 동선에 따라 넣고 빼기도 하고, 일부는 그룹을 나누어 가기로 했다.

▲ 여행어플로 일정 계획하기
트리플
이동경로와 방법을 고려하여 4박 5일의 일정을 계획하는 데에도 트리플의 도움을 톡톡히 받았다. 수업은 대략 2~3주가 걸린 내용이지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일단 선택한 여행지를 모두 찾아서 트리플에 입력한다. 일정에 추가하면 자동으로 구글지도가 연동된다.
그럼 지도를 확대해 가까운 거리에 모인 일정끼리 묶는다. 그리고 각 관광지를 클릭하면 나오는 기본정보를 찾아 꼭 가야 하는 날이나 피해야 할 날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기껏 찾아갔더니 휴무일이라든지 하는 사태가 발생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모은 정보를 바탕으로 다 함께 논의하여 전체 일정을 정한다.

▲ 학생 활동지: 수차례 수정을 거친 일정 계획
권유정
고심 끝에 정한 일정은 이후에 새로운 정보를 찾으며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쳐야 했다.
어쩌면 여행지에 가서도 우리는 새로운 문제에 맞닥뜨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우리의 목표는 완벽한 여행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부딪히고 해결 방법을 고민하며 대안을 찾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삶을 꾸려나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 한순간 한순간이 모두 값진 배움이기에. 우리의 삶에 실수는 있어도 실패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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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들과 여행하는 특수교사. 여행을 통해 교실을 벗어나 길 위에서 보다 실제적인 삶을 가르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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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자유여행, 이 영상 안 봤으면 후회할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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