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11월 기후총회 당시 사이먼 코프 투발루 외무장관은 수도 푸나푸티의 해안에서 기후대응을 촉구하는 연설을 했다. 연설한 장소는 한때 육지였으나, 해수면 상승으로 바닷속에 잠겼다.
투발루 외교부
국제사법재판소·미주인권재판소 등 국제재판소 판결에 영향 주나?
발표 직후 COSIS는 "군소도서국의 역사적인 법적 승리"라고 평가했습니다.
에젤레오프 아피넬 투발루 법무부장관은 "그간 도서국이 요구해온 기후정의의 실천인 동시에 역사적 순간"이라며 "주요 오염자들의 책임을 묻는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국제해양법재판소의 이번 판결은 '권고적 의견'으로 법적 강제성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재판소의 이번 권고적 의견이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에게 더 적극적인 기후대응을 촉구하는 근거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국제사법재판소(ICJ)와 미주인권재판소(IACHR) 등 주요 재판소에 비슷한 사건이 제기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들 재판소 모두 지난 4월 공개변론을 열고 청구인과 참여자들의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국제사법재판소에 제기된 사건은 2023년 3월 유엔총회에서의 결정에 따라 제기됐습니다.
유엔은 각국 정부가 기후위기에 따른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국제법적 의무가 있는지 국제사법재판소에 권고 의견을 요청했습니다. 만약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법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 알아보겠단 것입니다.
미주인권재판소 내 사건은 작년 1월에 제기됐습니다. 칠레·콜롬비아 등 남미 정부들은 재판소에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국가의 법적 의무를 명확히 해주라며 권고 의견을 요청했습니다.
특히, 미주인권재판소의 권고 의견은 미주 지역 법원들에게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단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카리브해 도서국 앤티가바부다의 가스통 브라운 총리는 영국 가디언에 "이들 3개 국제재판소가 공통된 목소리를 낸다면 기후대응을 촉구하는 상승효과를 낼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유럽인권재판소 판결 거부한 스위스 의회 법사위… "구속력 위한 조치 필요"
물론 이들 재판소의 판단을 거부한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 4월 유럽인권재판소(ECHR)가 스위스 정부를 내린 판결이 대표적입니다. 이 판결은 스위스 정부가 기후대응 정책을 소홀히 해 고령자들의 인권을 침해했단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유럽인권재판소는 스위스 정부의 기후대응 노력 부족이 유럽인권조약상 생명권과 자율권에 대한 침해라고 판결했습니다.
허나, 판결 직후 한 달여 뒤인 지난 21일 스위스 의회 내 상원 법제사법위원회는 유럽인권재판소의 판결이 권한남용이란 선언문을 채택합니다.
물론 해당 선언문은 의회 상임위 내에서 채택된 것이지, 스위스 의회 전체를 대표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니엘 요시치 법사위원장은 스위스 현지 언론에 "유럽인권재판소의 가치를 인정한다"면서도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표명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여름 회기 중에 스위스 상원이 선언문을 채택하길 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유럽인권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한 스위스 환경단체 '기후보호를 위한 노인 여성 클럽'은 의회 법사위의 결정에 "인권은 정치적 다수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고 성토했습니다.
이 때문에 국제재판소들이 내린 판단이 법적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구속력을 보장할 후속 조치가 취해져야 한단 주장도 나옵니다.
전(前) 국제사법재판소장인 조앤 도너휴는 "국제재판소는 각국이 판결을 따라야만 권한을 발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기후소송과 관련한 2차 공개변론이 열렸다. 헌재는 이날 변론을 끝으로 추가 심리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린다.
헌법재판소
"1.5℃ 규범성 확립 사례"… 한국, 협약 당사국으로 권고적 판결 따라야
한편, 국제해양법재판소의 이번 권고적 의견이 국내 기후헌법소원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립니다.
현재 헌법재판소는 4건의 기후소송을 병합해 심리 중입니다.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국가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기로 한 현재의 감축목표가 국민 기본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려는 것입니다.
국제법 전문가인 최창민 변호사는 30일 그리니엄과의 인터뷰에서 "(국제해양법재판소의 판결은) 온도목표와 관련해 1.5℃의 규범성을 확립한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1.5℃는 국제사회가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합의한 기온 상승의 마지노선입니다.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2℃ 이내로 억제하고, 1.5℃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두 목표 간 차이, 즉 0.5℃가 불러올 여파는 큽니다. 예컨대 지구 평균기온이 2℃를 넘으면 산호초는 절멸할뿐더러, 동식물의 멸종위험 역시 2배 이상 늘어납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역시 지구 평균기온을 최대한 1.5℃ 이내로 유지해야 한단 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최 변호사는 "파리협정 채택 이후 IPCC 특별보고서와 기후총회 등을 통해 1.5℃ 목표의 규범성이 강화되고 있다"며 "국제해양법재판소의 권고 의견 역시 이같은 추세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국제해양법재판소의 이번 권고 의견이 한국을 포함한 각국 법원이 자국의 온실가스 감축정책과 목표가 충분한지 판단하는 데 있어 국제법적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최 변호사는 밝혔습니다.
기후헌법소원 청구인 측 공동대리인단의 김영희 변호사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김 변호사는 "국제해양법재판소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상 오르지 않도록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다고 했다"며 "한국도 협약 당사국으로서 이번 재판소의 권고적 판결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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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기후위기라고 생각함.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기술과 토론이 답이라고 생각. 사실과 이야기 그리고 문제의 간극을 좁히고자 열심히 글을 쓰고 있는 중. ■ 이메일 주소: yoon365@greenpuls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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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양법재판소 "온실가스, 해양 오염물질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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