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한강 잠실대교 인근에서 발견된 대남 풍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전날부터 대남 오물풍선 330여 개를 살포했고 오전까지 우리 지역에 80여 개가 낙하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 정부가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한다고 했는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9.19 군사합의를 그나마 파기 선언하지 않고 효력 정지했다고 하는 것도 정부의 고심하는 대목일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런데 어렵게 만들어온 합의서들을 효력 정지 하기 위해서 고심하고 회의하고 고민하는 것보다 그런 상황이 가지 않도록 평화적으로 관리하는 게 더 큰 이익이 아닐까 싶어요. 남북 관계 신뢰가 조성될 때까지 효력을 정지하겠다고 얘기했는데, 남북이 신뢰를 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안 조건이 같이 제시되지 않았잖아요. 이런 게 국민 눈높이나 시각에서 봤을 때는 그럼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되냐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거죠."
- 효력 정지가 북한에 영향이 있을까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공중 정찰 자산화, 공중 활동 같은 것들이 열리는 거 있잖아요. 이건 북이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북이 공중전력 같은 건 절대 열세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정찰 자산 활동을 하는 것, 그리고 월등히 우세한 해군력으로 서해에서 유사시에 함포를 바로 발포할 수 있는 상태로 함정을 기동하는 것 등은 북 입장에선 쉽게 군사 행동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기재가 되긴 하죠."
- 9일 밤 북한 노동당 김여정 부부장이 새로운 대응 하겠다는 담화를 내놓았잖아요. 새로운 대응이라는 건 뭘 의미하는 걸까요?
"2020년 6월에 북이 한 번 얘기했던 4대 군사행동 방침이 있거든요. 개성공단 금강산 일대에 군부대 전개시키는 것, GP를 다시 재무장하는 것,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부대의 활동들을 재개하는 것, 대남 전단을 뿌리는 것 등이에요. 그때 1200만 장 찍어서 뿌리겠다고 했는데... 아직 안 한 게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군사 활동이에요. 그러니 부대 활동 같은 것들을 게릴라성으로 벌일 가능성이 있죠."
- 정부 대응은 맞는 걸까요?
"안 맞죠. 반쪽짜리 대응이에요. 대북 확성기를 트는 등의 대북 압박은 분명히 해야 하죠. 우리가 뭔가 당했으면 북한을 압박하고 강경한 제스처를 취해야 되죠. 근데 강경한 제스처를 취한 다음에 남북 신뢰가 회복되기 전까지 군사합의 효력 정지한다고 했으면, 남북 신뢰 회복의 전제조건으로 '1, 2, 3 뭐다. 북한 너네가 여기에 대해서 성의 있게 행동할 거냐 아니냐'라고 제안해야 하는데, 그게 없잖아요. 대화하는 걸 굴종이나 굴욕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힘이 있는 사람이 대화하자고 하는 건 굴종이나 굴욕이 아니잖아요.
우리 국민의 안전 위해 강경한 제스처를 징벌적으로 취하는 것과 동시에 장기적인 방향에서 대화 출구를 모색해 나가는 것에 대한 대화를 물밑으로 하고 있을지 어쩔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겉으로는 보이지 않아요. 그래서 반쪽짜리 대응은 아닌가란 아쉬움은 많이 들어요."
- 현충일에 윤석열 대통령이 힘에 의한 평화를 얘기했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힘이 있어야 평화를 지키는 건 기본이에요. 그리고 대한민국 국군의 힘이 달리면 열심히 더 국방력을 건설하자는 차원에서 메시지 내고 단결을 호소할 수 있죠. 하지만 냉전시대도 아닌데 그때 나왔던 '힘을 통한 평화'를 이야기 하는 것이 시대착오적이지 않냐는 생각은 듭니다."
- 지금 가장 우려하는 건 국지전일 것 같은데.
"우발적인 상황인 거죠. 북한도 남한을 잘못 건드렸다간 역풍 맞을 것을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에 계획된 전면전은 벌이지 못해요. 근데 우발적으로 조그맣게 행동했다가 그게 확전이 되는 가능성을 지금으로서 예측할 수 없으니까,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죠."
- 이에 대한 방법이 있을까요?
"방법은 스탠스(태도)를 바꿔 나가는 것밖에 없어요. 지금 상황에서 대화 제의를 하면 자존심 상하는 거라 생각하는 거잖아요. 근데 언제까지 이러고 살 거냐는 거죠. 대승적인 차원에서 대화를 다시 시작하는 방안 모색해야 해요. 지금 남북 채널이 단절돼 있잖아요. 그러면 중국, 러시아하고 얘기가 되고 있어야 돼요. 중국과 러시아 등을 통해서 평양에 메시지 보내는 것들이 작동하고 있어야 해요. 그게 물밑에서 작동하고 있다면 다행인데 만약 그렇지 않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겁니다. 물밑으로든 아니면 공개적으로든 상황 진전에 대한 대화 조건들을 계속 얘기해야겠죠."
- 그러나 지금 아예 끊긴 거 아닌가요?
"지금은 기대하기가 난망하죠. 원래 과거 패턴을 보면 위기가 고조되고 그다음에 대화 국면으로 넘어갔거든요. 근데 지금 북한이 두려워하는 게 아마 대화일 겁니다. 대화하면 힘과 명분 없는 쪽이 북한이기 때문에 계속 대화 테이블이 열려도 말려든다고 생각하는 거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대화 테이블로 넘어가지 않을 정도의 위기 구조가 지금 북한이 가장 바라고 있는 바일 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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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우발적 상황이 가장 우려... 태도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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