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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소리 들리는 대나무숲, 걷기만 해도 "좋다"

산림욕보다 시원한 죽림욕 가능한 담양 죽녹원

등록 2024.07.05 09:37수정 2024.07.0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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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울창한 죽녹원 대나무숲

울창한 죽녹원 대나무숲 ⓒ 김종성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바람 소리 혹은 파도 소리를 들으며 산책할 수 있는 숲길이 있다. 바로 전라남도 담양에 있는 죽녹원(竹綠苑, 담양군 담양읍 향교리)이다. 대나무의 고장, 죽향(竹鄕)이라 불리는 담양 곳곳의 대숲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숲이다. 대나무 잎을 흔드는 바람 소리와 서늘한 대나무 그늘이 더위를 날려준다. 특별한 여름 피서지로 손색이 없다.

넓이 약 16만㎡(약 48,000평)의 크고 울창한 대숲 안에는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성인산 오름길 등 다양한 이름의 산책로가 나있다. 구불구불 숲속 골목길 같은 산책길은 꽤 길고 볼거리가 많아서 걷다보면 한나절이 후딱 지나간다. 오후 7시까지 입장할 수 있으며 입장료는 3천원이다(죽녹원 안내 누리집 https://www.juknokwon.go.kr). 
 
a  산책로따라 볼거리가 많은 너른 죽녹원

산책로따라 볼거리가 많은 너른 죽녹원 ⓒ 죽녹원 누리집


파도 소리 들려오는 대나무숲 


고려 초부터 담양 지역에서는 비가 많이 오는 시기인 음력 5월 13일을 죽취일(竹醉日, 대나무 심는 날)로 정해 마을 주변에 대나무를 심고 죽엽주를 마시는 등 큰 행사를 치렀다고 전해온다. 이 행사는 현재 매년 5월에 열리는 '담양 대나무 축제'로 발전했다.

죽녹원은 본래 성인산 자락에 심어져 있던 대나무 숲이었으며, 담양군에서 2003년 공원으로 조성했다. 담양시장에 죽물(竹物) 장이 따로 있을 정도로 대나무 제품을 많이 생산했던 담양. 플라스틱에 밀리고 중국산에 자리를 내줘버린 때에 조성한 대나무숲 공원은 관광과 환경 모두를 아우르는 지혜로운 결정이지 싶다.
 
a  죽녹원 입구

죽녹원 입구 ⓒ 김종성

 
a  대나무 숲속 한옥과 정자

대나무 숲속 한옥과 정자 ⓒ 김종성


죽녹원 곁에 흐르는 영산강의 강바람, 성안산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대나무 숲이 흔들리며 내는 "쏴아~" 소리가 흡사 파도 소리 같다. "와! 좋다" 상쾌한 감탄이 절로 터져 나온다. 댓잎이 서걱거리며 뱉어내는 거칠고 원시적인 소리도 서늘하다. 대나무도 다른 나무처럼 꽃이 피는데 좀 특별하다. 좀처럼 꽃을 피우지 않으며 대나무가 사는 동안 딱 한 번 꽃이 핀다니 신기하다.

죽녹원 후문 쪽에는 담양의 정자문화와 한옥체험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시가(詩歌)문화촌도 있다. 면앙정, 식영정, 광풍각, 송강정, 명옥헌원림, 환벽당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담양의 정자들을 실물 크기로 재현해 놓아 쉬어가기 좋다. 한옥에서 숙박도 가능하다. 죽녹원 누리집에서 예약하면 된다.  
 
a  대나무 숲속 쉼터

대나무 숲속 쉼터 ⓒ 김종성


대나무 숲에서 즐기는 죽림욕

대나무숲 곳곳에 대나무를 주식으로 하는 푸바오 곰 등 예쁜 포토존들이 마련되어 있으며, 대나무를 배경으로 멋진 초상화를 그려주는 화가들도 있다. 한낮에도 따가운 햇볕이 잘 들지 않을 정도로 빼곡한 대숲 사이를 거닐다보면 인공폭포와 숲속놀이터, 생태연못, 족욕체험실, 찻집 등을 만나게 된다.

찻집에서는 담양의 전통차인 '죽로차'를 맛볼 수 있다. 죽녹원 안에는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맑은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야생 찻잎 죽로차(竹露茶)가 자생하고 있다. 죽녹원 안에는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맑은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야생 찻잎 죽로차(竹露茶)가 자생하고 있단다.
 
a  숲속 놀이터

숲속 놀이터 ⓒ 김종성

  
a  대숲에서 즐기는 죽림욕

대숲에서 즐기는 죽림욕 ⓒ 김종성

 
죽녹원의 대나무는 유난히 키가 크고 대가 굵다. 10여 미터를 훌쩍 넘는 대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하늘로 높이 쭉 뻗은 대나무는 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하다. 숲에서 맑은 공기를 쐬며 산책이나 휴식하는 것을 산림욕 또는 삼림욕이라고 하는데 죽녹원에서는 특별히 죽림욕(竹林浴)이라고 부른다. 죽림욕이란 문자 그대로 대숲의 청정 공기를 쐬는 것이다.


대나무 숲은 외부보다 온도가 3~4℃ 정도 낮아 시원하고 청량감을 주는데 이는 산소발생량이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나무 숲은 스트레스해소 등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음이온 발생량이 일반 숲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a  대숲속에서 그리는 초상화

대숲속에서 그리는 초상화 ⓒ 김종성


죽녹원 아트센터, 대나무 공예점, 담양향교

쭉쭉 뻗어 있는 대숲을 마주하면, 우리 선인들이 어떤 연유로 대나무를 좋아했는지 알 것만 같다. 사시사철 푸르고 곧게 자라고 휘지 않는 대나무는 꼿꼿한 지조와 절개의 상징이겠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곧은 사람을 대나무에 비유해 '대쪽 같다'고 한다. 대나무는 속이 비어 있다. 뱃속을 채우는 데 힘을 쓰지 않으니 선비들이 좋아할 만하다.


죽녹원 곁에는 담양향교, 죽녹원 아트센터, 대나무 공예점, 대나무 제품 판매점, 기념품점이 있어 들르게 된다. 가게에서 파는 죽순빵, 댓잎술, 대나무 아이스크림 등도 하나하나 맛보고 싶을 정도로 흥미롭다. 대나무를 이용한 생활용품, 공예품 등이 있는 가게와 갤러리도 있다.

담양은 조선시대 조정과 왕실에 공물과 진상품으로 왕대, 오죽, 화살대, 죽력(竹瀝·대나무를 구워서 나온 진액)을 바쳤다고 한다. 죽력은 약으로 쓰였는데 열을 내리고 가래를 없애주며 경기(驚氣)를 진정시키고 막힌 곳을 뚫어 주는 효능이 있단다. 담양 죽물시장은 전국적으로 유명해서 조선시대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고을 중 하나였다고 한다. 
 
a  대나무 공예품 상점

대나무 공예품 상점 ⓒ 김종성

  
a  이색적인 먹거리 가게

이색적인 먹거리 가게 ⓒ 김종성

 
죽녹원 옆에는 담양향교(전남 유형문화재 제103호)가 자리하고 있어 들러보게 된다. 향교는 조선시대 지방 공교육시설이다. 동네 이름도 향교리다. 경사진 언덕배기에 위치하며 앞쪽에는 학생들이 공부하던 명륜당을 중심으로 배움의 공간을 두고 있다.

뒤쪽에는 공자를 비롯하여 여러 성현들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대성전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국가로부터 노비·책·토지 등을 지급 받아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나, 갑오개혁(1894) 이후에는 교육 기능은 없어지고, 봄·가을 두 차례에 걸쳐 제사만 지내고 있다.
  
a  담양 향교

담양 향교 ⓒ 김종성

덧붙이는 글 지난 6월 17일에 다녀왔습니다.
#담양여행 #죽녹원 #대나무숲 #담양가볼만한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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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금속말을 타고 다니는 도시의 유목민. 매일이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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