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요일 아침 Meland 엄마를 따라 간 교회(로마정교회). 결혼한 여성은 사진 찍는 것을 꺼려해서 그녀의 사진은 없다.
차노휘
오지랖 넓게 나도 Meland 엄마 Heba를 따라 그 다음 날 교회(로마정교회)에 갔다. 처음 간 그곳에서 그녀의 친자매들과 조카를 알게 되었고 예배가 끝난 뒤 사제관에서 신부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그곳에서 아랍 커피도 마셨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함께 장도 보았다. 삼형제 또한 그들의 친구에게 전화를 할 때면 꼭 나를 소개시켜주려고 했다. 밀렌드 아버지 헤니는 나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시켜주는 것을 제일 좋아했다.
가장 인상에 남은 것은 Go버스를 타기 전(다합으로 가는 버스)에 갔던, 일종의 클럽이다. 클럽이지만 술은 팔지 않는다. 에너지 드링크와 시샤(물담배)를 피우면서, 신나는 음악에 맞춰 테이블 주위와 작은 무대에서 춤을 출 수 있는 곳이다. 일종의 이집트 젊은이들에게는 '핫'한 장소다. 여자와 남자의 구분도 없다. 막 들어갔을 때 혼자 온 여자가 춤을 추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Kero과 Mina가 나를 배려한 것이다. 전날 Kero이 나하고 클럽에 갈 것이라고 했는데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았다. 한국에 비하면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이어서 아주 사소한 외출까지 아버지 허락을 삼형제는 받아야 한다. 이에 Mina가 화를 냈다. 뒤늦게 아버지 단골인 클럽이 아닌 나이트클럽에 Kero과 나를 데리고 갔다.
그곳은 정말 올드한 스타일, 우리나라 80년 대 나이트클럽 같았다. 각 테이블마다 몸집이 좋은 여자가 서비스를 맡았는데 그녀들은 이집트 특유의 춤인 가슴과 엉덩이 털기를 하며 교태를 부렸다. 스피커는 가끔 찢어지는 듯한 소음을 동반했다. 그럼에도 새벽 한 시에 입장한 우리는 일출 시간에 귀가했다.
카이로를 떠나기 전, 원래 계획은 다운타운에서 말을 타는 것이었다. 계획을 바꿔서 Mina가 일종의 클럽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술은 팔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입장 전, 차 안에서 맥주를 마셨다. 두말하면 잔소리다. Mina 친구인 Joseph을 포함해서 우리는 미친 듯이 놀았고 미친 듯이 행복했다. 버스를 놓칠까봐,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놀라운 Mina의 운전 솜씨는, 이집트여서 가능했다.

▲ 주택가 골목
차노휘
그 복잡한 Go버스 승차홈에 주차를 하고는 무거운 캐리어와 내 백팩을 한 사람 씩 밀거나 짊어지고는 좌석까지 확인한 뒤 그들은 떠났다. Joseph도 끝까지 남아서 나를 배웅했다.
처음 내가 이들 삼형제를 만났을 때는 모두 학생이었다. 지금은 모두 엔지니어가 되었다. 아마도 내가 이들을 다시 만날 때는 셋 중 한 명의 결혼식이 아닐까? 자주 만난다고 좋은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이렇게 가끔 만나도 전날 만난 것처럼 오랜 친밀감으로 반가우니, 그들이 나를 두고 '가족'이라고 한 것처럼 '가족의 정' 같은 것이 아닐까.
불시착한 카이로에서 나는 '사랑'을 안고 오전 한 시 5분에 출발하는 Go버스 안의 출렁거림 속에 몸을 맡기고는 다합으로 향했다. 다합에 도착하기까지의 9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검문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걱정도 되지만 가슴이 따뜻한 만큼 부정적인 감정은 뒷걸음질 쳤다. 카이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또한 카이로에서는 '카이로답게' 행동해도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주택가 골목
차노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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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이자 문학박사. 저서로는 소설집 《기차가 달린다》와 《투마이 투마이》, 장편소설 《죽음의 섬》과 《스노글로브, 당신이 사는 세상》, 여행에세이로는 《자유로운 영혼을 위한 시간들》, 《물공포증인데 스쿠버다이빙》 등이 있다. 현재에는 광주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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