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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에서 일하다 과로로 사망한 고 정슬기, 고 장덕준 유가족과 더불민주당 김주영,박홍배, 염태영, 진보당 윤종오, 장혜경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인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 유성호
"이 자리에서 쿠팡, 쿠팡CLS 그리고 쿠팡에 부역하는 정·관계 출신 모든 이들에게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즉시 유족에게 사과와 배상을 진행함은 물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으십시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일갈이었다.
"새벽 배송 근무 여건 나쁘지 않다? 올해 이렇게 못 넘어갈 것"
야3당(더불어민주당·진보당·기본소득당) 의원 6명은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쿠팡 사망 노동자' 유족들과 함께 쿠팡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엔 '쿠팡 택배기사' 정슬기씨 아버지 정금석씨와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장덕준씨 어머니 박미숙씨 등 유족이 참석했다.
박 의원은 "쿠팡CLS 홍용준 대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 출석해 '새벽 배송 근무 여건이 나쁘지 않다'고 얘기했다. 끝까지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올해 국정감사 결코 이렇게 넘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점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주당 간사 김주영 의원은 이날 "로켓배송 택배노동자 정슬기님께서 과로로 숨지셨다. 쿠팡의 처참한 로켓배송 시스템이 만들어낸 참사"라며 "주 63시간, 야간노동 할증 시 주 77시간이라는 초장시간 노동을 했다. 그러나 고인이 돌아가신 지 60여 일이 다 돼가도록 쿠팡은 유족에게 사과는커녕 아무런 연락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20년 10월에 돌아가신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고 장덕준님도 마찬가지다. 근로복지공단이 과로사 산재 판정을 내린 뒤에야 쿠팡은 유족에게 사과하는 듯 했지만 현재 유족과 소송 중 과로는 없었다는 식의 망발에 가까운 주장을 하면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손녀는 '이제 우리 집 돈 없으니 아껴야 된다' 전기코드 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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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에서 일하다 과로로 사망한 고 정슬기, 고 장덕준 유가족과 더불민주당 김주영,박홍배, 염태영, 진보당 윤종오, 장혜경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쿠팡에서 더 이상의 죽음은 없어야 한다”라며 “쿠팡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 유성호
'쿠팡 택배기사' 고 정슬기씨 아버지 정금석씨는 이날 "우리 아빠가 로켓 연료가 되었다는 첫째, 사춘기에 접어든 둘째 손녀는 이제 우리 집은 돈이 없으니 아껴야 된다며 저녁마다 전기코드를 빼고 있다"라며 "이 엄청난 아픔을 바라보는 할애비는 하루하루의 삶이 고통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아들은 분명 쿠팡 로켓배송을 했다. 쿠팡은 카톡을 통해 출퇴근 시간을 확인했고,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통해 집적 통제하고 조종했다"라며 "그러나 쿠팡은 지금까지도 대리점 뒤에 숨어서 우리 일이 아니라며 외면을 하고 있으니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다"라고 호소했다(관련기사: "할아버지, 우리 아빠가 로켓배송 '연료'가 됐대" https://omn.kr/29dfw).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고 장덕준씨 어머니 박미숙씨는 "아들이 사망한 지 4년이 되어간다. 그 4년이란 시간 동안 저희는 쿠팡으로부터 사과 한 마디 듣지 못했다"라며 "(산업재해 판정에도) 업무상 질병 판정서를 인정할 수 없다며 덕준이가 밥을 먹지 않고 다이어트를 했다는 어처구니없는 논리로, 아들을 굶겨 죽인 부모로 만들더니, 덕준이가 한 일을 골프에 비유하며 죽은 아들을 모욕하는 행위를 스스럼없이 하는 쿠팡에 치가 떨린다"라고 했다(관련기사: 사람 죽었는데 쿠팡 "골프도 그만큼 걷는다, 힘들 정도 아냐" https://omn.kr/29fjl).
이어 "덕준이가 살아생전 했던 '우리는 쿠팡을 이길 수 없어요'라고 외치던 소리가 귀에서 떠나질 않는다"라며 "술이 아니면 잠을 잘 수도 없는 생활을 4년째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저희의 소리를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관련기사: [단독] '가슴 움켜쥔채 18초'... 쿠팡 노동자 사망 직전 영상 나왔다 https://omn.kr/29epf).
고 정슬기씨는 쿠팡CLS 직원의 직접적 업무지시 아래 '로켓배송'을 이어오다 지난 5월 28일 사망했다. 그는 "부탁드립니다. 달려주십시오"라는 말에 "개처럼 뛰고 있긴 하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칠곡 쿠팡물류센터에서 1년 2개월 동안 새벽 노동했던 고 장덕준씨는 2020년 10월 12일 퇴근 후 욕조에서 사망했다. 2021년 2월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판정 이후 유족은 쿠팡풀필먼트서비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장씨의 죽음에 사과까지 했던 쿠팡은 태도를 바꿔 '다이어트가 사망의 원인'이라거나 '골프 쳐도 1만 5000보 걷는다'는 등의 말로 장씨 업무가 높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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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에서 일하다 과로로 사망한 고 정슬기, 고 장덕준 유가족과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박홍배, 박주민 의원, 진보당 장혜경 의원,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을 방문해 우원식 국회의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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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에서 일하다 과로로 사망한 고 정슬기, 고 장덕준 유가족과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박홍배, 박주민 의원, 진보당 장혜경 의원,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을 방문해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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