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제목 어때요?> 최은경 지음, 루아크 출판
박순우
나 또한 기사 제목을 볼 때면 '어떻게 이런 제목을 달았지' 하며 기쁨에 놀랄 때도 있고, 때론 '더 나은 대안은 없었을까' 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이렇게 감사와 의문을 번갈아 가며 표하다 보면, 글을 쓰는 사람과 제목을 짓는 사람 간의 이해도는 더 높아진다. 편집기자가 글과 글쓴이에 대한 존중이 바탕에 깔린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면, 글을 꾸준히 쓰는 시민기자도 늘어나지 않을까.
제목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이 책은 제목을 말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애정과 신뢰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을 보면 안다. 22년 차 편집기자가 얼마나 애정을 갖고 시민기자의 글을 만지는지, 어떤 마음으로 한 사람이라도 더 볼 수 있도록 이끄는지, 써야 하는 단어와 쓰면 안 되는 단어를 얼마나 섬세한 감각으로 걸러내고 있는지.
누군가에게 제목은 독자에게 수신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쓰는 '안테나'이고, 누군가에게 제목은 글쓴이와 독자 모두에게 공감을 사는 '소통'이다. 저자는 여기에 별명을 하나 더 추가한다. 제목은 '쇼윈도'라고.
"나의 경우, 기자들이 공들여 쓴 글을 뉴스 가치에 따라 배치한다. 매장으로 치면 쇼윈도에 내놓을 제품을 선별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타깃 소비자에 따라 상품의 진열이 달라지듯, 타깃 독자에 따라 기사 선별을 다양하게 할 수도 있다. 쇼윈도가 손님의 마음을 움직여 문을 열고 가게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처럼, 제목은 독자의 마음을 움직여 본문에 조금이라도 체류하는 시간을 늘리고자 한다." (159~160쪽)
기사가 아니더라도 인터넷상에 자신의 콘텐츠를 게시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영상이든 글이든 첫 얼굴은 단연 '제목'이다.
평소 글을 쓰면서 제목을 짓는 일은 화룡점정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제목이 좋으면 더 끌리는 게 사실이다. 그만큼 끌리는 제목은 짓기가 참 어렵다. 물론 그 전에 더 나은 콘텐츠를 생산해야겠지만.
한 번쯤 내 글의 제목을 고민해 본 사람에게 분명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책에는 22년 동안 제목과 씨름하며 무엇이 사람을 끌어당기는지 고민해 온 한 사람의 분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글은 어떻게 하면 시민기자들의 기사가 더 많이 읽힐까, 그러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을까 고민하는 이의 이야기다.
책은 어쩌면, 끊임없이 문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의 저급한 문화를 바로 세우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편집기자 뿐만 아니라 자신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모두가 고민하는 게 바로 '제목'이니 말이다. 우리는 늘 제목의 홍수 속에서 방황하고, 제목이라는 쇼윈도를 보고 세상을 읽고 있으니까.
이런 제목 어때요? - 22년 차 편집기자가 전하는 읽히는 제목, 외면받는 제목
최은경 (지은이),
루아크,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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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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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제목' 고민한다면, 분명 도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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