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오전 남산 예장공원에서 개최된 남산 곤돌라 착공식 ‘남산예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
또 오 시장은 "(남산 곤돌라에서) 나오는 수익을 전부 남산 생태계를 살리는 데 쓸 생각이고, 그걸 또 환경단체와 함께 협의했다"며 "때문에 이번에는 순조롭게 진행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밖에도 서울시는 지주 형상도 원통형으로 설계해 철탑형 대비 훼손 면적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중간지주 설치 공사로 훼손된 지형은 복원하고, 기존 식생을 식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환경단체 "더 빨리, 많은 사람 올려보내면 산에 부담 커져"
"운영수익 전액 남산 생태계에? 장담 못 해"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생태 파괴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최영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은 <소리의숲>과의 통화에서 "곤돌라가 시간당 굉장히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며 "산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결과적으로 산 전체에 가해지는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빠른 시간 안에 더 많은 사람들을 한 번에 위로 올려보내겠다는 것인데, 걸어서 올라가는 것이랑 비교하는 것이 의미 있는 비교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김동언 서울환경연합 정책국장도 "오 시장 말처럼 걸어서 올라가면 답압(踏壓·사람들이 밟아 땅이 눌려 황폐해지는 현상)에 의해 생태 훼손이 이뤄지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곤돌라가 들어가면 탐방의 절대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그것도 무시 못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곤돌라 설치로 방문객이 늘어나면 편의시설 등도 늘어나면서 추가적인 생태 훼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서울시가 남산 곤돌라 설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접근성 개선에도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 팀장은 "남산엔 이미 순환버스가 거의 5~10분에 한 대 정도씩 지나간다"고 말했다.

▲ 서울 남산.
pixabay
아울러 곤돌라 운영수익이 생태계 보전을 위해 쓰일지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가 곤돌라 운영수익과 관련해 "'자연 보존'과 '시민 여가'를 위해서만 활용한다"고 제시하고 있어, 수익금이 모두 생태 보전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 팀장은 오 시장이 '수익금 등에 대해 환경단체와 협의를 해 곤돌라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협의체가 따로 있어서 논의하는 단체가 따로 있을 테지만, 지금 전반적으로는 환경단체들과 공감대가 만들어져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 팀장은 "남산 정상부에 오래된 나무들이 꽤 있는데 곤돌라를 설치하면 그 과정에서 그 나무들이 베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공사 이후에 복원한다고 하지만 확실하지 않은 영역들이 너무 많은 것 같고, 곤돌라 수요 자체가 필요한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남산은 서울의 대표적인 산이라는 상징성이 있다"며 "남산에 곤돌라가 설치되면 이것이 하나의 모델이 돼 전국적으로 케이블카 설치 등 개발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환경 훼손을 야기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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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남산곤돌라' 첫삽, 괜찮을까... "관광객 유치 vs. 생태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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