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감사원, '4차례 유찰' 가덕도신공항 즉각 감사해야"

"지속적 유찰은 사업의 치명적 결함 의미"

등록 2024.09.23 16:36수정 2024.09.2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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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과 멸종반란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을 감사할 것을 감사원에 촉구했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과 멸종반란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을 감사할 것을 감사원에 촉구했다. ⓒ 최나영 기자


정부가 4차례 유찰된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추진한다고 밝힌 가운데, 환경‧시민단체들이 가덕도신공항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감사원이 감사를 통해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 균형 발전? 사업 수익 대부분 수도권 대기업에 갈 수도"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과 멸종반란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속적인 유찰은 이 사업에 치명적 결함이 있음을 의미함에도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심대히 해칠 수 있는 수의계약을 택했다"며 "감사원은 2024년 하반기 '지방 공항 건설 및 운영 실태' 감사 목록에 가덕도공항 건설 사업을 반드시 포함해 감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4차례 유찰된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 공사의 경쟁 입찰 방식을 포기하고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추진한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그동안 국토부는 가덕도신공항 관련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부지조성공사 사업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환경단체들은 "이 사업은 지금까지도 그야말로 기만‧졸속‧불공정 행정으로 점철된 사업이었다"며 "이에 더해 수의계약은 이 사업을 검증과 견제 없는 폭주의 직선도로 위에 올려놓는 행위와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단체들은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사업의 목표와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도 비판했다. 이들은 "현재 수의계약 대상으로 예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공사를 맡는다면 그 건설 단계에서부터도 사업 수익은 대부분 부산 지역 건설사가 아닌 수도권 기반 대기업에 돌아가는 결과를 낳게 된다"며 "한마디로 이 사업은 '국토 균형 발전을 대대적으로 저해하고 이에 역행하는 사업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가덕도신공항법) 1조는 국토 균형 발전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이 사업의 목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 단체들은 가덕도신공항 사업의 경제성이 낮을 뿐 아니라, 정부가 환경영향평가법을 위반하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이들은 "해양생태도 1등급, 생태자연도 1등급인 인근 해양과 자연의 황폐화는 말할 것도 없다"며 "기후위기 시대에 중대한 탄소 흡수원인 낙동강 습지와 국수봉을 파괴하는 극단적 훼손행위를 국가가 나서서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감사원, 올 하반기 감사 목록에 가덕도공항 사업 포함해야"

그러면서 이들 단체는 감사원이 이 사업을 즉각 감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감사원은 지난 2월 '2024년도 연간 감사계획'을 공개했다. 지방공항 난립으로 인한 재정 낭비 실태를 점검하는 '지방 공항 건설 및 운영 실태' 감사를 올 하반기 중에 착수하겠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그런데 가덕도 신공항 사업은 감사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라고 당시 감사원은 밝혔다.


당시 황해식 감사원 기획조정실장은 "가덕도신공항 사업은 여야가 특별법을 제정하면서 국가 차원에서 건설하기로 의사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고도의 정책 판단"이라며 "이 판단에 대해 감사원이 맞는 판단이었는지를 따져볼 수는 없다"고 했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지난 4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서 항의서한을 발송했지만, "아직 감사 대상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와 같은 답변만 받았다. 환경단체들은 "두루뭉술한 답변을 보내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김헌성 시민행동 집행위원은 "기후위기 시대에 불필요한 공항 건설 사업에 대한 철저한 감사로 국가적 책무를 성실히 보여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감사원이 이 시대의 양심이 되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유리 녹색당 서울시당 공동운영위원장도 "감사원은 국회와 행정부와 대등한 헌법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감사원은 감찰의 직무까지 유기하며 누구의 눈치를 보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정부가 4차례 유찰 등 유례없는 사태에도 사업 강행을 멈추려 하지 않는 것은 애초에 선거전략으로 시작한 공항 건설이기 때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강력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소리의숲'(https://forv.co.kr)에도 실립니다.
#가덕도신공항 #신공항 #감사원 #기후위기 #지방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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