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 맞이한 일출
강재규
'부럽다.'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랑 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하던데, 머리카락이 희끗한 예순 중반의 고등학교 동창들이, 그것도 세계인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안나푸르나(해발 8091m)를 걷고 왔다 하고, 게다가 재미나고 알찬 정보까지 담은 책을 내놨으니 읽는 내내 그랬다.
책 <가자, 안나푸르나>(세종출판사 간) 이야기다. 이도정 오지여행가, 강재규 인제대 교수(법학), 조동희 주부, 문종대 동의대 교수(신문방송학), 정흥식 한의사, 강종구 한국마사회 부경유캔센터장이 2023년 12월 22일부터 올해 1월 1일까지 9박 11일간 안나푸르나 걷기(트레킹)를 다녀오고서 6인 6색의 시선으로 쓴 글과 사진을 담아 책으로 펴냈다.
다섯은 진주고등학교를 같이 다닌 동창이고 주부는 일행 중 한 사람의 배우자다. 고교 동창들이 몇 년 전부터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긴 여정으로, 처음에는 몇 명 더 있었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빠지면서 최종 여섯이 의기투합해 누구나 함부로 감행할 수 없는 멀고 높은 그곳을 다녀왔다.
네팔 북중부에 있는 안나푸르나는 세계에서 열 번째로 높은 산이다. 전문 산악인이 아닌 이들은 등반 보다 트레킹을 즐겼고, 고산병으로 힘들었지만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손에 잡힐 듯 보이는 히말라야 설산을 보면서 버텨냈다.
이들은 일반적인 히말라야 트레킹과 달리, 소수민족 구릉족이 생활하는 마을 향자곳(해발 1400m)을 방문해 일정을 보내기도 했다. 명상걷기와 병원 방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그 이야기를 마치 안나푸르나에 같이 있는 것처럼 들려주고 있다.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느낀 네팔과 히말라야 그리고 안나푸르나가 실시간 영상처럼 전해진다.
'나마스테'와 '비스따리'... 문재인 "겁낼 것 없다"
앞서 몇 차례 네팔을 다녀오기도 했던 이도정 '하늘동그라미' 고문은 "적당한 코스가 정해지고 보통 열흘 내외로 산길을 걷고 난 후에는 가급적 관광객에게 알려지지 않은 한적한 마을을 찾아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현지인이 된 듯 며칠을 머문다"라고 했다. 네팔 여행에서 "굳이 필요한 게 있다면 열린 마음일 뿐"이라는 것이다.
인사말 '나마스테'와 '비스따리(천천히)'를 언급한 그는 "나마스테가 상대에 대한 공경이라면 비스따리는 자신에 대한 사랑이고, 전자가 밖을 향한 예의라면 후자는 안을 향한 배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