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영철 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임은정 부장검사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과 관련해 4일 "이제 검찰권을 반납할 때가 머지 않았다"는 자신의 생각을 담담히 밝혔다.
최근 검찰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에 대해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하면서 "공소 유지와 입증의 책임을 지는 수사팀이 법률가의 양심에 따라 내린 결론"이라 강조한 바 있다.
최근 정치권 및 법조계 등에 따르면, 임은정 부장검사는 지난 여름 대구지방검찰청에서 대전지방검찰청으로 근무지가 변경됐다. 그는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문의 글을 올려 "모든 사람이 예상했던 대로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사건을 무혐의 결정하면서 '법률가 양심' 운운했다는 기사를 친구들이 제게 보내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고 운을 뗐다.
임은정 검사는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 간부들에 대한 감찰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가 예상했던 대로 비위 인정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계속 받았는데, 문재인 정부 시절이다 보니 검찰은 이유를 따로 설명하며 이해시키려 노력한 경우가 더러 있었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박근혜 정부의 검찰과 다른 척하면서 그때와 달리 스스로 개혁하는 체, 정의로운 체하던 문재인 정부의 검찰로서는 저의 공개 비판이 많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간부가 위법한 줄 모르고 위법한 지시를 한 것이라, 그 간부에게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고, 따라서 징계할 수 없다' 등의 궤변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나?"라며 "전화로 구차한 설명을 하며 '검사로서의 양심을 걸고 최선을 다했다'고 우기는 감찰 담당 검사에게 언성을 높였다. '검사에게 양심이 어디 있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임은정 검사는 "오랜 시간 그저 시키는 대로 하는 '상명하복'을 봤을 뿐, 검사의 양심과 용기를 전혀 찾을 수 없었다"며 "박근혜 정부의 검찰, 문재인 정부의 검찰, 윤석열 정부의 검찰은 검찰 구성원도 같고 상명하복 조직문화도 같은 한 몸으로, 검찰의 검찰이었을 뿐"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검찰을 바라보는 시민의 눈과 의식이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높아졌고, 이상적인 검찰과 현실의 검찰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드러난 행태를 보고, 시민들이 검찰의 잘잘못을 판단하고 있는데, 검사장쯤 되어 저렇게 어리석은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한심해 혀를 찼다"고 적었다.
끝으로 그는 검찰권이 하늘로부터 받은 천부권력이 아닌, 주권자인 시민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재확인했다.
임 검사는 "시민들의 인내가 언제까지일지 저는 잘 알지 못하지만, '법률가 양심' 운운 기사를 보며 검찰이 감당할 수 없는 검찰권을 반납해야 할 때가 머지않았구나 싶다"며 "검찰 구성원으로 참담한 마음이지만, 이 또한 검찰의 업보니 검찰 구성원으로서 제 몫을 감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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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잡지교육원 전임교수. 튼튼한 글을 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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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권 반납 머지 않아..." 임은정, 김건희 수사에 작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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