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알파룸을 이렇게 바꾸면?

재단법인 아름지기 전시 <방, 스스로 그러한> 관람기

등록 2024.11.04 11:51수정 2024.11.0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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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주'는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필수적인 3가지 요소이다. 재단법인 아름지기는 우리나라 전통 '의식주' 문화에 대해 알리고 현대 문화와의 조화를 제시한다. 아름지기에서는 주기적으로 '의식주' 중 하나를 골라 전시를 진행한다.

지금은 '방, 스스로 그러한'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 전통 주거 문화에 대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는데(8월 29일~11월 15일) 학교에서 이 전시의 도슨트를 들을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현대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방안이 제시되어 있었다.


이 글에서는 아름지기의 '방, 스스로 그러한'의 작품들에 대해 설명하고 그와 관련된 우리나라 주거 문화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처음으로 설명할 작품은 최윤성 건축가의 'JUST AS IT IS'이다. 이 작품은 알파룸에 한옥의 미, 특징을 적용한 작품이다. 여기서 알파룸이란 아파트를 설계할 때 나오는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만든 방이다. 보통 입주자의 희망대로 알파룸을 구성하며 서재, 놀이방 등으로 사용된다.

현재의 아파트는 내부 공간이 벽과 문으로 단절된 형태이다. 작가는 이러한 아파트설계에 한옥의 개방성, 확장성을 접목하여 아파트의 내부 공간의 단절성을 해소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알파룸은 기본적으로 저장공간으로 설계되었다.

JUST AS IT IS 알파룸
▲JUST AS IT IS 알파룸 양지웅(글쓴이)
JUST AS IT IS 들창
▲JUST AS IT IS 들창 양지웅(글쓴이)

외벽을 보면 다른 부분과 별개의 소재로 되어 있다. 이는 반투명 패브릭으로 한옥의 창호지를 본 딴 것이다. 창호지는 본래 한옥에서 직사광선을 차단하고 빛이 균일하게 들어오는 것을 유도하며 어느 정도의 보온 효과를 가지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창호지의 특성을 이용해 알파룸 내에 은은한 간접조명을 유도해 한옥 특유의 자연스러움을 재현한다.

바닥면을 유심히 보면 우측면과 중앙의 바닥의 소재 또한 다름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는 한옥 대청과 방안 사이의 소재가 다르다는 점에서 착안하였다. 대청마루는 현대의 거실과 유사한 공간으로 한옥의 공간 중에 제일 넓고 외부와 제일 많이 연결된 공간이다.


그렇기에 방 내부와는 달리 바닥에 나무를 사용했다. 작가는 이를 통해 공간과 공간을 구분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벽 외에 다른 수단을 제시한다. 또한 아파트 내부에서는 맨발로 다니기에 촉감의 다양성 또한 느낄 수 있다.

좌측벽에는 들창이 존재한다. 현대에서 들창은 주로 창의 높이가 낮을 때 많이 사용하는 창이다. 이러한 들창은 한옥에서 먼저 사용되었다. 한옥은 온돌과 마루를 사용한다. 온돌은 열을 계속 유지해야 하기에 폐쇄적이나 마루는 넓고 개방적이다.


그렇기에 열의 유출을 막기 위해 두꺼운 벽이 필요했다. 하지만 벽을 두껍게 하기 위해 창호지를 여러 번 덧대면 빛이 통하지 않게 된다. 그렇기에 그곳에 들창을 내어 빛이 통하게 한 것이다.

이 들창을 통해 알파룸, 방, 거실을 한번에 연결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끝에 조명이 달려있어 바로 인접한 두 공간에 빛을 통해 통일감을 준다. 작가는 'JUST AS IT IS'라는 말 그대로 사용자의 의도대로 활용할 수 있고 주변과 융화되는 공간을 설계하였다.

다음으로는 온지옴 집공방이다. 기록에 따르면 고려시대의 집은 벽으로 공간을 구분하지 않고 '염막병장'이라는 4가지 방법을 통해 공간을 구분했다고 한다. 온지옴 집공방은 이러한 4가지 형태를 보여주며 현대적으로 쓰일 수 있는 예시를 보여준다.

온지옴 집공방
▲온지옴 집공방 양지웅(글쓴이)
호렴
▲호렴 양지웅(글쓴이)

'염'은 가늘고 긴 나무등을 실로 엮어 만든 것으로 외부에서의 빛을 어느정도 차단하면서 실내의 통풍은 가능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였다. 사진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이 염인데 이는 호렴이라고 해서 미닫이 문과 여닫이 문의 기능을 전부 가지고 있다. 문틀을 가까이 보면 사선으로 틈이 있어 미닫이 문을 연 상태에서 문을 여닫을 수 있다.

'막'은 사방을 가리는 장막으로, 외부에서는 내부 환경을 만들기위해 내부에서는 사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었다. 사진에서 침대를 감싸고 있는 장막이 막이다. 또한 장막에 새겨진 마름모 모양을 보면 당시의 미적 감각을 볼 수 있다.

'병'은 병풍으로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는 병풍과 같다. 병풍은 무언가를 가리기 위해 둘렀다고 하며 병풍은 공간의 변형이 쉽다는 특징이 있다.

'장'은 천을 펼친 형태로 가장 가벼워 휴대가 용이하다.

위의 4가지 경우는 벽을 사용하지 않고 공간을 분리하는 예시를 보여준다. 이는 처음 소개한 'JUST AS IT IS'에서 의도한 내부 공간의 확장 및 연결에 활용할 수 있다.

공간 감지 인스트러먼트
▲공간 감지 인스트러먼트 양지웅(글쓴이)
마지막으로는 박희찬 건축가의 '공간 감지 인스트러먼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거의 모든 집은 콘크리트, 벽돌 등을 이용한다. 흙, 나무를 사용하던 전통문화와 비교하면 지금의 주거 공간은 자연과 멀리 떨어져있다.

작가는 이에 대해 건물의 내벽을 흙, 나무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나무로 틀을 만든 후 흙을 채워 넣어 완성한 벽은 그저 인위적인 모양을 갖지 않은 자연스러운 후각, 시각, 촉각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제시하고 멀어진 자연과의 거리를 좁혀준다.

2022년에는 2017년 대비 우울증 환자는 31.5%, 불안장애 환자는 32,3%증가 하고 있다. 직각과 사각형으로 이루어진 현대의 주거 공간 폐쇄적이고 인위적이기에 흙, 나무등 우리나라의 전통 주거 문화를 사용한 자연스럽고 편안한 설계가 더욱이 필요하다.

기술이 발전하며 우리는 건물을 더 빠르고 높게 지을 수 있게 되었고 외부의 기후는 냉난방으로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자연과의 조화가 아닌 자연과 분리되고 사람과 사람이 단절되고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가 이룬 것은 자연을 기반으로 하고 인간은 자연 속에서 평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평생을 함께하는 '주'는 자연과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시선에서 봤을 때 전통문화와의 조화를 보여주는 아름지기의 '방 스스로 그러한' 전시는 볼 가치가 충분한 전시라고 생각된다.
#아름지기 #한옥 #전통 #건축 #도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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