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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들 따라다닌다는, 글쓰기 방해하는 귀신 이야기

    [서평] 감동이 울컥 울컥 몰려오는 소설 <쓰는 여자, 작희>를 읽고

    등록 2024.11.28 10:33수정 2024.11.2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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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표지 쓰는여자, 작희
    ▲책표지 쓰는여자, 작희 교유서가

    2007년 <급류 타기>로 '문학수첩'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후, 2010년 첫 장편소설 <트렁커>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솜씨, 작품을 어필하는 요소가 매 순간 스타카토처럼 몰아친다"라는 심사평을 받으며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한 고은규 작가가 네 번째 장편소설 <쓰는 여자, 작희>를 펴냈다.

    출판사가 책소개에서 알렸듯, 고은규 작가는 펴내는 소설마다 참신한 인물 설정과 몰아치는 입담으로 "유쾌한 이야기꾼"이라고 평가받으며 독자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선사해온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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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은 '작가 전문 퇴마사'라는 독특한 소재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며 서로에게 가닿는 '쓰는 여자'들을 등장시켜 독자들을 '읽는 사람'의 즐거움 속으로 끌어들인다. 이 소설을 한마디로 말하면 시공간을 초월한 '쓰는 여자'들에게, '글쓰기 자체가 꿈'인 이들에게, '청탁' 없이도 그저 좋아서 홀로 몰두하는 모든 장르의 창작자들에게 고은규 작가가 내미는 따듯한 연대의 손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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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는 여자, 작희>는 소설을 쓰는 은섬과 작업실 동료들이 '작가 전문 퇴마사'를 초빙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가들 옆에는 글쓰기를 방해하는 잡귀가 항상 따라다니기 때문에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퇴마사가 나서서 잡귀를 퇴치해야 한다는 흥미로운 설정의 소설이다.


    퇴마사 말에 의하면 은섬 곁에는 '작희'라는 여성(귀신)이 항상 서있다고 한다. 최근에 은섬은 팔십여 년 전에 이작희라는 여성이 남긴 일기장을 들여다보고 있는 참이었다. 일기의 주인은 일제강점기 때 무명의 '쓰는 여자'로 살았던 이작희, 작희보다 먼저 '쓰는 여자'로 살았던 이작희의 어머니 김중숙. 두 여인의 삶을 오가며 소설의 스토리가 밀도 있게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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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가로 요즘도 문학계에서 가끔씩 거론되고 있는 표절, 대필, 선배 작가의 갑질... 등의 사례가 이 소설에도 등장한다. 그 부분을 읽으며 '예나 지금이나 사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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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훌륭한 작품을 썼지만 이름을 가지지 못한 작가들이 무수히 많다고 한다. 작가로 성공한다는 것은 실력과 더불어 기회와 행운도 따라야 하는 일인 것 같다.

    수많은 무명의 작가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쓰는 이유는 뭘까? 누군가의 '(원고) 청탁' 없이도 쓰는 일에 몰두하는 이유는 뭘까? 매우 궁금했었는데 이 책에서 그에 대한 해답을 알려주고 있다. '나만 아는 세계를 여럿이 함께 알고 싶어서'라는 이유가, 충분히 이해가 됐다.

    '내가 왜 글을 쓰냐면..나만 아는 세계가 있어요. 그 세계를 여럿이 함께 알고 싶어서 글을 쓴다고 하면 이해가 되나요?' (216쪽)
    '그때 느꼈단다. 누구나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끝을 쓰는 사람만이 작가가 된다는 것.' (217쪽)

    소설 속 작희는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정식으로 공부를 하지는 않았지만 어머니를 통해 글을 배운 뒤 당당하고 올곧은 마음으로, 억눌리고 빼앗기고 무시당하면서도 글을 포기하지 않고 글에 기대어 살았던 신여성이다.

    그녀의 삶을 따라가다 보니 감동이 몰려와서 계속 울컥 울컥 올라왔다. 작희를 비롯해 작품 속 주요 여성 등장인물들의 삶이 안타깝고 비극적으로 그려지고 있어 읽는 내내 자주 먹먹했지만, 그렇다고 소설의 분위기가 어둡거나 우울하지는 않다.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와 서로를 챙기고 보듬는 이들의 관계 때문에 전적으로 슬프고 아프지만은 않다.

    '나는 행복했습니다. 내 문장이 있어 좋았습니다.
    그러니 나를 가엾게 여기지 말아요.
    당신이 더 슬퍼질 거 같아 내 마음이 안 좋습니다.
    나도.... 궁금합니다.
    당신은 지금, 당신의 문장이 있나요?
    그리고 행복한가요?'
    (295쪽)

    우리는 일상에서도, 업무에서도 '쓰는 일'을 잠시도 멈출 수가 없다. 글에 기대어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쓰는 일은 누구에게나 고단하고, 지난한 과정일 것이다.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해도 쓰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다는 이야기를 들을 적이 있다. 이 소설에는 쓰다 보면 어느 순간 괜찮아질 거라고, 언젠가는 만족할 만한 글을 쓸 수 있을 거라고 다정하게 토닥여 주는 따뜻함이 행간마다 스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이 여성뿐만 아니라 '쓰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쓰는 여자, 작희 - 교유서가 소설

    고은규 (지은이),
    교유서가, 2024


    #쓰는여자작희 #고은규 #교유서가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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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시도는 따뜻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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