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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편백숲, 눈과 코가 호사를 누리네

취강 손석연 선생이 사철 가꾼 장흥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등록 2024.11.23 10:58수정 2024.11.2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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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흥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사철 언제라도 숲에 들어서고, 숲에서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숲이다.
장흥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사철 언제라도 숲에 들어서고, 숲에서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숲이다.이돈삼

편백이 쭉쭉 뻗어 있다. 눈이 호사를 누린다. 편백의 은은한 향에 코끝도 행복하다.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결도 달콤하다. 숲에 들어서고, 숲에서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곳, 장흥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다.

편백숲 우드랜드의 산책로도 잘 단장돼 있다. 산책로가 유연하게 구부러져 멋스럽다. 숲길에 이름도 붙여뒀다. 사랑의 길, 시인의 길 등 이름도 정감 있다. 길도 모두 이어져 있다. 따로 또 같이 하나로 연결된다.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쉼터도 군데군데 만들어져 있다. 소풍이라도 온 것처럼 쉼터에 앉아 도란도란 얘기 나눌 수 있다. 돗자리를 깔고 숲에 누워도 좋다. 장흥 읍내에서 불과 몇 걸음 왔을 뿐인데, 숲 안과 밖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별천지 같다.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나무가 숲을 이루는 장흥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숲에 들어선 것만으로도 온몸이 호사를 누린다.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나무가 숲을 이루는 장흥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숲에 들어선 것만으로도 온몸이 호사를 누린다.이돈삼

'자연 청정기'로 통하는 편백숲은 손석연(1918∼1997) 선생이 일궜다. 선생은 1958년부터 1964년까지 민둥산이 된 이 일대 120㏊를 사들여 편백과 삼나무, 소나무 47만 그루를 심었다.

장흥에서 태어난 선생은 서울 연희전문학교를 나왔다. 나주 영산포여중, 광주서중, 장흥중학교 교감을 지냈다. 퇴직 후인 1954년 장흥 삼성곡자제조회사를 인수해 굴지의 기업으로 키웠다. 1964년부터 2년 동안 장흥군산림조합장을 지내며 산림 육성에도 힘썼다.

선생은 전남도립 남도대학 설립 부지도 헌납했다. 1964년 동탑산업훈장, 1967년엔 조림왕 포상을 받았다. 숲에 선생의 묘가 있다. 장흥군에서 2012년 세운 공적비도 있다.

'이곳 억불산 일대는 翠崗(취강) 손석연 선생이 일군 수목원이다. 1918년 장흥에서 태어난 선생은 연희전문 理科(이과)에서 수학하고 귀향하여 후세 교육에 헌신하였다. 평소 황폐한 억불산을 안타까지 바라보던 선생은 1958년 이 일대 120㏊(36만 평)의 황무지를 불하받아 편백나무, 삼나무 등 47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중략)... 1997년 이곳 산자락에 잠들 때까지 '푸른 산 아래 가난 없다'는 일념으로 나무사랑에 헌신한 모범 독립가로서 선생의 면모는 전국에 선양되고 추앙되었다.'

'억불산 편백숲 조성 공적비'의 일부분이다.


 장흥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풍경. 숲속 산책로 한쪽에 손석연 선생 공적비가 세워져 있다.
장흥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풍경. 숲속 산책로 한쪽에 손석연 선생 공적비가 세워져 있다.이돈삼

 억불산 자락에 나무를 심어 숲으로 가꾼 취강 손석연 선생 공적비. 2012년 장흥군에서 세웠다.
억불산 자락에 나무를 심어 숲으로 가꾼 취강 손석연 선생 공적비. 2012년 장흥군에서 세웠다.이돈삼

손석연 선생이 가꾼 편백숲 33㏊를 장흥군이 사들였다. 잡목을 베어내고 편백을 중심으로 치유의 숲으로 꾸몄다. 숲에 산책길을 만들고, 산림욕장도 만들었다. 장흥의 보물이 된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가 만들어졌다. 2009년이었다.

편백숲에 목재 조각품 전시장도 있다. 숲과 나무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나무가 우리 몸에 어떻게 좋은지 알려주는 목재문화 전시관도 있다. 생태건축과 목공 건축을 아우르는 목공예 체험장도 있다. 숲속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는 통나무집과 한옥, 흙집도 넉넉하다.


편백한옥과 삼나무한옥, 전통한옥, 해송실, 적송실, 원형흙집, 복층흙집, 황토벽돌집 등 다양하다. SBS드라마 '대물'을 찍은 흙집도 여기에 있다. 편백소금집도 치유 공간이다. 편백과 천일염을 활용한 다채로운 힐링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천일염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을 이용한 치유 공간이다.

 억불산정에서 내려다 본 편백숲 우드랜드와 장흥 풍경. 숲 가운데에 편백소금집이 자리하고 있다.
억불산정에서 내려다 본 편백숲 우드랜드와 장흥 풍경. 숲 가운데에 편백소금집이 자리하고 있다.이돈삼

 편백숲 우드랜드에 들어앉은 편백소금집 전경. 황금사철이 길을 안내한다.
편백숲 우드랜드에 들어앉은 편백소금집 전경. 황금사철이 길을 안내한다.이돈삼

편백숲 우드랜드를 품은 억불산(億佛山)도 좋다. 산에 부처를 닮은 바위가 수없이 많다고 억불산이다. 억불산은 풍광도 풍광이지만, 산정으로 가는 길에 설치된 '무장애' 길이 명물이다. 산정까지 나무 데크가 깔려 있다.

숨 몰아쉬지 않고 산정까지 가뿐히 오를 수 있다. 계단도 하나 없어 휠체어나 유모차가 무리 없이 다닐 수 있다. 연인과 함께 손잡고 걷거나, 서너 명이 나란히 걸으며 두런두런 얘기 나누기에도 좋다. 길 이름은 '말레길'. 말레는 '마루'의 지역말이다. 말레는 가족끼리 서로 이해하며 소통하는 공간이다.

산정에서 내려다보는 풍광도 멋스럽다. 하얀 구름과 어우러진 산자락의 유려한 곡선이 부드럽다. 주변 천관산과 부용산, 제암산과 사자산도 보인다. 길게 흥한다는 '장흥(長興)' 시가지도 넉넉하게 펼쳐진다.

 편백숲 사이로 놓인 데크 길. 억불산 산정까지 깔려 있다. 유모차나 휠체어를 밀고도 오를 수 있다.
편백숲 사이로 놓인 데크 길. 억불산 산정까지 깔려 있다. 유모차나 휠체어를 밀고도 오를 수 있다.이돈삼

 편백숲에서 억불산 산정까지 연결되는 나무 데크 길. 유모차나 휠체어를 타고도 오를 수 있는 ‘무장애’ 길이다.
편백숲에서 억불산 산정까지 연결되는 나무 데크 길. 유모차나 휠체어를 타고도 오를 수 있는 ‘무장애’ 길이다.이돈삼

우드랜드 입구에 손석우 노래비도 있다. 장흥 출신 손석우는 1950~1960년대 대중음악의 새 지평을 열었다. '잔치잔치 벌렸네 무슨 잔치 벌렸나∼'로 시작되는 '즐거운 잔칫날'의 작곡가다.

'노오란 샤쓰 입은 말없는 그 사람이, 어쩐지 나는 좋아…'로 시작하는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 '나 혼자만이 그대를 알고 싶소, 나 혼자만이 그대를…'로 시작되는 '나 하나의 사랑'도 있다.

비석이 셔츠 모양을 하고 있다. 노래비는 2014년에 세웠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가붓가붓 하늘거리기에 좋은 편백숲이다.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는 서울 광화문을 기점으로 정남쪽, 전라남도 장흥에 있다.

 편백숲 우드랜드 입구에 세워져 있는 손석우 노래비. 비석이 셔츠 모양을 하고 있다.
편백숲 우드랜드 입구에 세워져 있는 손석우 노래비. 비석이 셔츠 모양을 하고 있다.이돈삼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전남새뜸에도 실립니다.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 #손석연공적비 #취강손석연 #손석연묘 #장흥편백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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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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