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덕연 첫 단독 시집 ‘남한강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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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집을 두 번 냈다. 첫 번째는 2인 공동시집 '산책'(2007년, 삶이보이는창). 두 번째는 그의 시 마흔 편을 담은 '남한강 편지'(2014년, 작은숲). 정권의 4대강 사업으로 여강(여주 남한강)이 훼손되는 것을 보며 그 신음소리를 시어로 담았다.
동화도 펴냈다. 환경운동 소재가 4편. '똥먹은 사과'(건강한 먹을거리), '우리집 전기도둑'(전기에너지), '보물이 된 쓰레기'(재활용), '천사가 된 갯벌'(생태 종 다양성). 이밖에도 '속담 하나, 이야기 하나', '믿거나 말거나 속담이야기', '고사성어 하나, 이야기 하나'도 발간했다.
교사가 된 건 '어쩌다' 란다. 안양 살 때 아버지가 이웃집 아저씨와 친했는데, 그 집 딸이 교대 다닌다며 '너도 가라' 해 교사가 됐다고 했다. 처음엔 방황했다. 3년간 술집으로 산(등산)으로 겉돌았다. 그러다 한 소설을 읽고 마음을 돌렸다. 4학년 때다.
"조세희 연작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마지막 작품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를 읽다 문득 깨달았어요. 곧 교사가 될 텐데, 아이들을 살찌게 해야 할 텐데, 걱정이 앞서는 거예요. 한번 해보자 마음을 고쳐먹었죠. 강압 아닌 자율과 창의 교육을 고민하기 시작했죠."
그의 교육운동은 대학 졸업 뒤 임시교사 때 전교협(이후 전교조) 가입으로 표출된다. 전교조가 모습을 드러낼 때 이른바 '조합원 공개투쟁'을 했는데, 그가 안산지회장으로 있을 때였다. 경기지부 초등위원장, 경기지부 정책실장과 부지부장, 본부 초등위 정책국장 등을 역임했다.
여주에 내려온 건 아이들이 유치원 다닐 때 가족회의로 결정했단다. 애들은 '강아지 키울 수 있어 좋아'라 했고. 경기도 한적한 자연 속에 살면 좋겠다고 했는데, 마침 교사 순환보직제도를 활용해 여주로 발령(2000년)이 났다고 했다.
"중간 안양에 잠시 살다 다시 왔죠. 애 둘이 중고교를 대안학교(청계자유학교, 교육과정 불인정)로 진학해서요. 둘 다 검정고시로 중고교 과정을 인정받았어요. 큰애(딸)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심리학)하고 마음 아픈 아이들 치유하는 일을 하고, 둘째(아들)는 국내 대학 졸업 뒤 독일의 대학에 입학해 농업(지렁이)을 공부하고 있어요."
여주에서도 그의 활동은 분주하다. 전교조 여주지회장을 역임했고, 여주민예총 문학위원, 여주환경연합 집행위원 등을 맡고 있다. 이주노동자(주로 몽골) 한글 교육, 햇빛발전소 조합원, 농민회와 '통일 논 모내기 통일 논 벼베기' 행사,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교사모임 활동을 한다.
"요즘 농업에 관심이 커요. 쌀농사가 5백여평인데, 습지보전운동 일환이에요. 곡식도 얻으니 꿩 먹고 알 먹고죠. 양수기 때문에 사라진 둠벙을 살리려고 해요. 생명의 보고잖아요. 어머닌 '야, 그 자리 쌀 한가마니는 나올 텐데'라고 타박하는데, 전 그리 생각 안 해요."

▲ 여주민예총 문학위 주관으로 올해 8월 열린 시(詩) 전시회 ‘풀 뽑으랴 시 뽑으랴’. 금사면 외평리에 있는 임 작가 집 마당에서 열렸다.
임덕연
'삭신이 얼었다', '강물이 멍들어'
밭도 2백여 평 짓는데 고추, 가지, 토마토 등을 기른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얻고, 채식 중심으로 식습관을 바꾸려는 생각에서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요리에도 최적이다. 밭이 그리 큰 건 아닌데, 양이 꽤 된다. 나눠먹지 않으면 썩어버리니 나눔도 실천한다.
아내도 교사다. 대학 후배였는데, 그가 5년을 다녀 졸업 동기다. 신입생 환영회 때 옆자리에 앉았는데 같은 종교에 글쓰기 교육운동 공감대로 친해졌다고 했다. 아내는 이른바 '예술적 교육'(교육기법) 시도로 참신한 평가를 받는다고 했다. 대개 영상을 활용해 가르치는데, 교사가 직접 미술(그리기 등), 음악(노래 악기 연주), 연극(공연), 음식(요리), 놀이(강강술래) 등을 시범해 가르치는 교육이란다.
"전 가족이 교육방송(EBS) '하나뿐인 지구'에 출연한 적이 있어요. 애들이 초등학생 때인데, 시골 건강한 삶을 다룬 다큐였어요. 할미꽃 풀로 공을 만드는 딸, 숲속 아지트를 들락거리는 아들 모습을 담았죠. 봄에는 전 가족이 감자 고추를 심는 모습 등을 찍기도 했고요."
'달은 밤의 눈동자'라 했다. 노벨문학상 작가 한강이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그리 썼다. 계엄군에게 겪은 치욕을 털어놓지 못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 '봄이 오면 다시 미치고, 여름이면 시름시름 앓다가, 가을 겨우 숨 쉬고, 겨울 삭신이 얼았다'고. '세월호' 아픔을 '하늘에 올라가 별이 되자는 말 못하고, 수천 개의 바람이 되자는 말도 못 하고' 울먹이는 임 작가('어디서나 출렁이는 바다'), '강물이 푸르게 멍들었다'(이포, 강가에 서서)는 그의 시어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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