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남소연
그러자 한동훈 대표는 다음 최고위원 발언 순서로 넘어가기 전 "제가 한 말씀드리겠다"라며 입을 열었다. "발언하실 때 사실관계 좀 확인하고 말씀하시면 좋겠다"라며 "그런 고발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런 기사가 났다. 기사를 보고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맞섰고, 친한계 당직자들이 그 자리에서 탄성을 지르며 반발했다. 한 대표는 "그게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다"라고 재차 못을 박았다.
발언 기회가 온 서범수 사무총장은 "당원 게시판은 익명성을 전제로 하는 게시판"이라며 "단지 '한동훈 대표'라는 이름은 우리 당 대표라는 점을 감안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확인했다"라고 동명이인 당원 한동훈을 확인하게 된 경위를 밝혔다.
이어 "그 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전에도 말씀드린 익명성을 전제로 하는 상황이라서 더 이상 저희들도 확인을 하지는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 최고위원은 "(한동훈 대표와 가족 명의로 올라온 글) 1000여 개 중에서 12개만 뭐 (심각한 수준)"이라는 말이 나온 데 대해서 의문을 제기했다. 서 사무총장은 "그 부분은 우리 법률자문위원회에서 했지만, 그 상황은 제가 확인해서 우리 최고위원께 말씀을 드리겠다"라고 답했다. 또한 "'사퇴하라고 해서 고발을 하겠다'는 그 말씀은 금시초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은 "오보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조치해달라)"라고 요구했고, 서 사무총장은 "확인해서 조치하겠다"라고 밝혔다. 기자들 앞에서 질의응답이 계속되고 주변에서 반발이 나오자 추경호 원내대표는 "비공개 때 설명할 게 있으면 (또 이야기하시라)"이라며 공개회의를 마무리했다.
김 최고위원은 구체적인 기사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맥락상 채널A의 리포트를 언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채널A는 지난 24일 "한동훈 측, 당 명의로 '게시판 논란' 이번 주 고발"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명예훼손 혐의에 더해 한 대표에 대한 협박 혐의도 고발장에 추가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당 대표를 사퇴하라거나, 추가 의혹을 폭로하겠다는 식의 글 등이 대상"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억지로 논란 만들어 키우는 세력이 있다"
이날 회의를 마치고 나온 한 대표는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동안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던 태도를 바꾸어 적극적으로 공박하고 나섰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기 전에 "제가 먼저 말씀드릴까요?"라며 "제가 당에 자해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언급을 자제해 왔었다"라며 "소위 '읽씹' 논란도 그랬고, 총선백서 그리고 여론조사 비용 수십억? 김대남 (전 행정관) 건" 등의 과거 이슈들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이(당원 게시판) 이슈도 역시 논란거리가 없는데, 억지로 논란을 만들어서 키우는 세력이 있다"라며 "최근에 문제를 제기하려는 사람은 대개 명태균 리스트에 관련되어 있거나, 김대남 건에 나왔던 사람이거나, 자기들 이슈를 덮으려는 의도도 보인다. 이 이슈를 어떻게든 키워서 당 대표를 흔들고 공격하려는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을 공격하는 이들이 "명백하게 의도적인, 소위 말하는 '반한' 유튜버들"에게 "부화뇌동"한 것이라며 사실상 정치적 의도가 있는 '의혹 부풀리기'라고 지적했다.
"익명 보장된 당원 게시판 글 왜 문제인가"
한 대표는 또한 "여러분 당원 게시판 들어가 봤나? 들어가지나? 안 될 것이다. 익명 게시판이고 등록한 당원들끼리만 볼 수 있는 게시판"이라며 "거기서 무슨 여론조작을 한다는 건가? 그 자체도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김 최고위원을 포함한 친윤계의 공세에 대해 "어떻게든 언론에 나게 하려는 그런 일들이다. 언론에 나서 이게 크게 됐다는 게 문제인 거지 문제가 없다"라며 "저 정도의 글을 못 쓴다는 말인가? 왕조 시대인가?"라고도 따져 물었다.
그는 "익명 당원 게시판은 당이 익명으로 글을 쓰라고 열어 준 공간이고, 당연히 거기서는 대통령이든 당 대표든 강도 높게 비판할 수 있는 것"이라며 "들어가 보시면 저에 대한 정말 원색적인, '이거 좀 너무한데' 하는 글이 태반이다. '대통령 비판한 글 누가 썼는지 밝혀라, 색출해라'라고 하는 건 자유민주주의 정당에서 할 수 없는 발상이고, 황당한 소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스템 오류로 인해 익명성이 어느 정도 깨지게 된 데 대해서 저희가 죄송하게 생각한다. 오히려 그 부분을 저희가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라고도 덧붙였다.
한 대표는 "저를 어떻게든 끌어내리려는 사람들이 총선 시기부터 있었다. 비슷한 사람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계속 무리한 공격, 협작을 계속한 것 아닌가"라며 "지금 문제를 제기한 분들이 정말로 심각한 명태균씨에 대해서 이름이라도 얘기하고 있느냐? 김대남에 대해서도 이름이라도 이야기하고 있느냐? 당의 구태를 개혁해야 하는 건 그런 거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도 "아니 저를 비판했다고 고발했다?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저를 비판했다고 고발할 리가 있느냐? 저는 제가 중요한 공인이 됐다고 생각한다. 감내해야 할 게 커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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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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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당게 논란, 공개 충돌...한동훈 "명태균 이슈 덮으려고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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