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등 시민들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광장 앞에서 야5당(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과 시민사회단체인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집회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과 김건희 여사의 특검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유성호
또한 촛불이 횃불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촛불집회가 시민주도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대규모 집회는 민주당이 주도하여 당원들의 동원이 근간이 되었는데요, 이는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습니다. 일정 규모는 만들 수 있지만, 촛불의 차원을 넘어서 횃불로 진화하기는 어렵습니다.
예컨대 지난 16일에 있었던 촛불집회를 볼까요? 당시 연설 내용의 대부분은 그 전날 있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선고에 대한 울분이었습니다. 너무 억울하고 분했기에, 있을 수 없는 판결이었기에 벌어진 상황이었는데요, 문제는 이재명 대표의 억울함만으로는 촛불을 키울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거부 정서는 국민 여론의 70%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지율은 50%에 채 미치지 못합니다. 촛불을 횃불로 키우기 위해서는 그 20%p 넘는 국민을 광장으로 이끌어내야 합니다. 머뭇거리는 역전의 용사들에게 계기를 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촛불집회에서 민주당의 색채를 그만큼 지워야 합니다. 파란색이 아니라 다양한 색깔이 대세가 되어야 하며, 이재명이 아니라 윤석열과 김건희를 집중적으로 논해야 합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가까운 미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8년 전 촛불집회를 떠올려 봅니다. 그 당시 저의 마음을 가장 움직인 것은 문재인의 진중함도, 이재명의 불꽃 같은 열변도 아니었습니다. 대신 광장 한쪽에 자리했던 세월호 유족의 파란 고래에 눈이 갔습니다. 아이들의 노랫소리에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그 노래.

▲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서명하는 시민들
이희동
따라서 현재 촛불을 횃불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태원 참사 유족들과 채 해병 유족 등 현 정권에 의해 고통받은 이들을 재조명해야 합니다. 왜 정치가 필요한지 그들을 통해 다시금 일러주어야 합니다. 맹자가 지적했듯이 측은지심이야말로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입니다. 분노는 촛불에 불을 붙일 수 있지만 더 키우기는 어렵습니다. 촛불은 연민과 함께할 때 더 커집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민주당은 지난 23일 촛불집회부터 정당을 , 이재명 대표를 과하게 앞에 내세우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촛불을 더 크게 밝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던 듯싶습니다.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현재 민주당의 각 지역위원회는 매일매일 거리에 나가 김건희 특검과 관련된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멀리서 눈으로만 지켜보던 시민들이 이제는 하나둘씩 다가와 서명해도 되냐고 묻습니다. 이름만 써도 되냐며 주저하던 시민들이 이제는 당당하게 전화번호도 적고 갑니다. 잘못하는 일도 아닌데, 정당한 주권자의 목소리인데 뭐 어떠냐고,
변화의 기류입니다. 제1야당 대표도 법정에 세우는 무도한 검찰 독재 앞에서 당당히 전화번호까지 써가며 자신을 밝힌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분노했다는 것이며, 촛불을 들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제 정치가 그들에게 장을 만들어줄 때입니다. 공화국의 국민이 당당한 주권자가 되어 촛불을 들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어야 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49
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물류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일을 했었고, 2022년 강동구의회 의원이 되었습니다. 일상의 정치, 정치의 일상화를 꿈꾸는 17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하여 제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