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피트니스 전단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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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써야 한다면 운동하는 역동적인 이미지가 낫지 않을까
업체의 입장에서 트레이너를 앞세워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왜 회원들을 지도하는 사진이 아닌 개인 바디프로필을 쓰는 것일까? 이것이 여전히 이상하고 불편하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아 그날 만난 친구에게 말했더니, 친구는 '바디 프로필을 내건 전단지들은 보통 성별에 관계없이 육체를 지나치게 전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전단지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도 바디프로필로 홍보하는 게시글을 보게 되는데, 보는 입장에선 느닷없이 남의 노출 사진을 보게 되는 것이다. 친구는 특히 "속옷을 입고 있더라도 바지 한쪽을 내려 근육을 강조하는 포즈도 많이 보이더라"며 "신체는 사적인 영역이다. 그런데 이를 봐야 하는 상대는 고려하지 않은 채, 몸을 드러내고 과시한다는 부분이 과장하면 바바리맨과도 비슷한 것 아니냐"고도 덧붙였다.
아, 그렇구나. 비로소 내 복잡했던 기분도 모두 설명할 수 있게 돼 속이 시원했다. 그리고 바바리맨까지는 오버 같다며 친구와 함께 웃었지만,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사이버플래싱' 문제가 떠올랐다.
사이버플래싱은 디지털 성범죄의 일종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무분별하게 자신의 나체 사진이나 성적인 촬영물을 보내 상대의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다. 주로 SNS나 에어드롭 등으로 전송되어 추적이 어려워 문제가 되고 있다.
물론 전단지나 SNS에서 바디프로필을 내세워 홍보한 모든 게시글을 사이버플래싱 일환이라 보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성적으로 노골적인 의도를 담은 것이 아닌, 앞서 언급한 대로 일종의 포트폴리오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상에서 그것을 마주한 누군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적절한 사용이 아님을 인지해야 한다.
트레이너 역시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발생하게 될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개인적인 사진인데 불필요하게 계속 신체를 공개한다면, 나처럼 고객의 눈길을 끌기 위해 더 자극적인 이미지를 내걸게 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또한 공개된 모든 사진은 딥페이크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도 생각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운동은 평생 해야 하는 것이며, 무엇보다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제는 업체도 운동 과정과 회원의 목표 달성에 집중하는 것을 소구점으로 두고 홍보하면 좋겠다. 이미지를 사용하더라도 바디프로필이 필수라거나 의무적인 홍보물로 이용하는 분위기는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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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프로필 가득한 전단지를 받고 불편해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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