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김도윤 셰프가 흠뻑 빠진 태안 식자재는?

건강하고 특색 있는 식자재 찾아 충남 태안 방문

등록 2024.11.27 11:20수정 2024.11.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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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요리에 사용해 온 '태안자염' 생산과정 직접 살펴… 현재도 태안자염 사용 중

'흑백요리사' 김도윤 셰프가 주목한 태안 식자재는 무엇일까. 넷플릭스 방영을 통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킨 요리 경연프로그램인 '흑백요리사'에 참여했던 김도윤 셰프가 지난 15일 충남 태안군을 방문했다.


김도윤 셰프가 '윤서울'에서 요리하는 송홍윤 셰프를 비롯 스태프 8명과 함께 태안을 찾은 이유는 요즘 해외에서 한창 뜨고 있는 'K-푸드'에 발맞춰 건강하고 특색 있는 한국 고유의 음식문화와 식자재를 만나기 위해서다.

태안자염 공장 앞에 선 김도윤 셰프 일행과 태안자염 관계자들 태안자염 공장에서 단체사진. 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가덕현 이사, 세 번째가 정낙추 대표. 바로 옆이 김도윤 셰프.
▲태안자염 공장 앞에 선 김도윤 셰프 일행과 태안자염 관계자들 태안자염 공장에서 단체사진. 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가덕현 이사, 세 번째가 정낙추 대표. 바로 옆이 김도윤 셰프. 태안자염 제공

김 셰프가 주목한 태안 식자재는 '태안자염'과 '태안 김장수'의 김이다. 그는 태안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과 해산물 등의 식재료를 눈여겨 봐왔으며, 그 식재료를 옛날에는 어떤 과정을 거쳐 건조하고 염장해 보관했는지 연구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런 관심 때문에 오래전부터 '태안자염'을 본인 요리에 사용해 왔으며 "전국 최초로 우리의 전통 소금 제조 과정을 발굴⸱복원한 태안자염의 생산과정을 직접 보고 싶어 태안을 방문하게 됐다"고 김 셰프는 전했다. 현재 '윤서울'에서는 밀키트로 직배송하는 '생들기름면', '모듬나물면'에 태안자염을 사용하고 있다.

김 셰프는 3년 연속 미슐랭 원스타를 받은 세계적인 요리사다. 그는 국내 요리업계의 숨은 고수로 요리강의, 저서활동 등을 활발히 펼치는 인물이다. 현재 그가 직접 요리하는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고급 한식전문점 '윤서울'과 '면서울'은 예전에도 명성을 날렸지만, 흑백요리사 방송 프로그램 출연 이후에는 한 달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예약이 밀리는 상태라고 한다. '윤서울'은 2024년 서울 미식어워즈에 선정된 한식전문점으로도 유명하다.

'태안자염'의 역사성과 맛을 높이 평가하다


태안자염 공장에서 소금공정을 직접 체험해보는 김도윤 셰프. 전 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킨 요리 경연프로그램인 ‘흑백요리사’에 참여했던 김도윤 셰프가 지난 15일 전격적으로 태안을 방문해 자신이 그동안 요리에 사용해왔던 태안자염의 생산공정을 직접 체험하면서 견학했다.
▲태안자염 공장에서 소금공정을 직접 체험해보는 김도윤 셰프. 전 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킨 요리 경연프로그램인 ‘흑백요리사’에 참여했던 김도윤 셰프가 지난 15일 전격적으로 태안을 방문해 자신이 그동안 요리에 사용해왔던 태안자염의 생산공정을 직접 체험하면서 견학했다. 태안자염 제공

김 셰프 일행은 근흥면 마금리 태안자염 공장에서 농축 염수를 가마에서 끓이는 공정을 지켜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태안자염은 가마솥에서 약 8시간 가량 끓이는 동안 발생하는 불순물인 거품을 걷어낸다. 이 거품이 소금의 쓴맛을 내기 때문이다. 일행은 소금으로 결정되는 순간 피어나는 하얀 소금꽃과 소금이 오는 소리에 탄성을 연발했다. 가마솥에서 풍기는 흡사 간장을 달이는 것과 같은 구수한 냄새는 음식에 일가견이 있는 요리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 셰프는 "태안자염이 좋은 소금이고 요리의 간을 맞추는 최적의 소금인 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런 힘든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줄은 몰랐다"며 전통을 지켜가는 '태안자염'에 고마워했다.


일행은 가마솥에서 결정되는 자염과 간수를 뺀 자염을 일일이 맛보면서 무려 4시간 동안이나 머물며 직접 소금을 채취하고 동영상과 사진을 촬영했다.

소금은 천연의 방부제이며, 살균제이자 발효제다. 소금 없이 인간은 단 하루도 살 수가 없다. 음식의 맛을 내는 데 소금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태안자염을 방문한 '윤서울'의 최고 요리사들은 누구보다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유명한 셰프들은 수많은 종류의 소금 중에서 자신이 만드는 음식에 가장 적합한 최고의 소금을 구해 자기 요리에 적용한다. 김도윤 셰프가 '태안자염'을 선택한 이유다.

22년의 역사의 '태안자염'… 문헌 속 역사성 실증해 자염 복원한 '태안문화원'과 '농부와 소금가마법인'

김 셰프와 일행은 이날 22년 동안 태안지방의 전통 자염생산을 고수하는 '농부와 소금가마법인'의 정낙추 대표와 가덕현 이사 등 관계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오래전에 이 땅에서 사라졌던 우리나라 '전통 소금'인 자염을 어떻게 복원하고 만들게 됐는지 등 그동안 궁금해 했던 갖가지 질문을 쏟아냈다.

참고로 '태안자염'은 2001년 5월 사라진 우리나라 전통소금, '자염'을 60년 만에 최초로 복원하고, '자염'이란 학명까지 되찾아낸 전통 소금이다. 요즘 우리가 흔히 접하는 천일염은 1908년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인천 '주안염전'을 만들면서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보급한 소금이다. 반면에 '자염'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함경도에서 전라도까지 서해안 바닷가 갯벌에서 만들어 온 전통소금을 일컫는다.

조선왕조실록과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의 문헌에는 태안의 자염에 관한 기록이 많이 남아있는데, 이는 태안이 자염생산에 매우 적합한 지역이기 때문이었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크고 넓게 잘 발달한 갯벌과 봄날의 건조한 기후, 게다가 풍부한 소나무 땔감 등의 요소가 태안이 충남에서 제일의 자염생산지로 꼽혔던 이유다.

그런 좋은 지리⸱기후 등의 환경 요인으로 태안지방의 자염 제염방식은 그 당시로는 '통자락'이라는 획기적 방식으로 생산하기에 이르렀다. 노동력을 줄이는 이 제염방식은 전국에서 거의 유일하다는 점이 학계의 공통된 학설로 정립됐다. 문헌으로만 존재하던 역사성을 실증한 것이 자염을 복원한 '태안문화원'과 '농부와 소금가마법인' 관계자들이다. 이런 노력으로 자염의 역사가 복원되고 당시에 사용했던 도구들의 명칭이 '자염' 관련 고유명사로 자리 잡게 됐다.

드넓게 펼쳐진 낭금갯벌 낭금갯벌을 찾은 김도윤 셰프 일행들이 가덕현 이사로부터 설명을 청취하고 있다. 현재 근흥면과 소원면에 걸쳐 있는 근소만에 위치한 낭금갯벌은 ‘조금 물때’ 7일 동안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갯벌이다.
▲드넓게 펼쳐진 낭금갯벌 낭금갯벌을 찾은 김도윤 셰프 일행들이 가덕현 이사로부터 설명을 청취하고 있다. 현재 근흥면과 소원면에 걸쳐 있는 근소만에 위치한 낭금갯벌은 ‘조금 물때’ 7일 동안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갯벌이다. 태안자염 제공

전통소금인 자염이 우리나라에서 거의 자취를 감춘 시기는 1950년 한국전쟁 전후다. 자염이 사라진 계기는 그동안 허가제로 생산되어 온 천일염이 신고제로 바뀌고 간척사업이 남발되면서 염전이 난립, 자염을 끓이던 염부들이 천일염 생산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또한 갯벌 간척사업으로 인해 양질의 함토(개흙)를 만드는 '조금 물때'에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는 갯벌이 사라진 것도 큰 몫을 차지한다. 현재 근흥면과 소원면에 걸쳐 있는 근소만에 위치한 낭금갯벌은 '조금 물때' 7일 동안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갯벌이다.

김 셰프와 '윤서울' 일행은 태안자염을 만드는 현장에서 낭금갯벌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설명을 들으면서 "좋은 갯벌이 좋은 소금을 만든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태안자염이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소금은 요리의 기본이다. 간을 맞추기도 하지만 맛을 내는 데에 필수요소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어떤 소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음식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김도윤 셰프는 이 점을 잘 안다. 그렇기에 수년 전부터 태안자염을 선택했다. 그는 "'윤서울'의 모든 요리에 태안자염을 사용한다"며 "고급 한식요리에 적합한 소금"이라고 추천했다. 특히 그는 요즘 출시해 화제가 된 '생들기름면' 등은 즉석에서 면을 뽑아내는데 "태안자염으로 소금 간을 맞춰 반죽하면 점성이 뛰어나고 특히 쓴맛이 없어 좋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22년 동안 소량 생산으로 태안자염의 명맥을 이어가는 '농부와 소금가마 법인' 관계자는 "태안자염이 수많은 언론에 노출되어 태안의 전통 생활문화인 자염이 역사적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기업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몇 가지 이유로 인해 자동화 생산이 어렵고 대량생산의 한계와 사회현상의 변화를 꼽았다.

이 관계자는 "2015년부터 불기 시작한 반조리, 완전 조리 식품이 시장에 쏟아지며 집밥이 줄어들게 되면서 점차 매출이 정체돼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태안자염은 역사가 담긴 좋은 소금이라고 인정하는 김도윤 셰프와 같은 고객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태안문화원장을 지낸 태안자염 정낙추 대표는 "올해 들어 유독 태안자염을 찾아온 귀한 분들이 많았다"면서 "국가문화진흥원 김광희 박사, '궁중요리 김도섭 이수자'이자 '한식진흥위원'이며 캐나다 대학에서 한식을 가르치는 한숭숙 교수, 음식탐험가 '아워플래닛' 장민영 대표, '여민락문화콘텐츠' 최민식 연구소장 등이 다녀갔는데, 한식의 세계화 바람을 실감했다"는 말을 전했다.

태안자염의 가덕현 이사는 천일염으로 잘 알려진 신안군 증도면의 소금박물관에 주목했다. 요리문화의 식자재를 공급하는 제품이 있는 지역에 역사와 스토리가 음식에 녹아들고 독특하고 맛있는 음식은 관광객 유치로 이어지고 전통을 보존하는 가운데 결국에는 지역경제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가 이사는 "천일염에 국한된 소금 관련 자료를 전시한 소규모의 박물관이지만 지역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한 관광코스"라며 부러워했다. 덧붙여 "근래에 들어 우리나라 국⸱공립 박물관마다 소금 관련 코너를 설치해 소금의 역사와 현재를 전시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고, 해외에도 소금 관련 지역에 작게나마 소금박물관들을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고도 했다.

태안에서 발굴해낸 자염제조 도구(유일한 자료)들은 이미 국립민속박관, 부산어촌민속관 및 여타의 민속관련 박물관 등에서 대여해 여러 차례에 걸쳐 전시한 바 있는데, 이와 관련해 가 이사는 "소금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 최고의 전통소금 발굴 재현의 고장이자 역사적 스토리가 풍부한 태안이 적격"이라며 "신안의 소금박물관 또한 우리나라 소금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지만, 태안 지역이 우리나라 소금 역사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고 자평했다.

'태안자염'과 '태안 김장수'의 동행

장명수 앞바다에 소재한 태안 김장수의 김 양식장 전경. 김도윤 셰프 일행은 이날 태안자염 생산 현장 방문에 앞서 충남 태안군 남면에 소재한 김장수 씨의 김 양식장 현장을 체험했다.
▲장명수 앞바다에 소재한 태안 김장수의 김 양식장 전경. 김도윤 셰프 일행은 이날 태안자염 생산 현장 방문에 앞서 충남 태안군 남면에 소재한 김장수 씨의 김 양식장 현장을 체험했다. 태안김장수 제공

한편, 김도윤 셰프는 태안자염과 함께 태안의 식재료로 '태안 김장수'의 김에도 주목했다. 요즘 한식 세계화 바람과 함께 뜨는 식품이 김이기도 하다. 김 셰프 일행은 이날 태안자염 생산 현장 방문에 앞서 충남 태안군 남면에 소재한 김장수 씨의 김 양식장 현장을 체험했다. 김장수 씨는 김 양식을 하면서 '태안 김장수 곱창돌김'이라는 브랜드 제품을 시판하는 귀향 8년차 어부다. 그는 전국 김 생산업체는 물론 김 양식업계에서 소문난 인물이다.

인스타 팔로워가 7000명에 육박하고 조회수가 150만을 넘나드는 핫한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김장수 씨는 대한민국 '김 홍보대사' 세계최초 '김 콘서트' 기획자로 화제를 몰고 다니는 유명 인사로, 김도윤 셰프 일행을 태안에 초청해 태안 '장명수' 앞바다에서 양식하는 지주식 김 양식장과 굴밭을 보여주며 태안의 좋은 식자재를 세계적으로 유명한 셰프들에게 홍보했다.

태안의 김 역사는 일제 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되었는데, 한때는 충남 김 양식을 대표하는 지역이었지만 지금은 남면 '장명수' 바다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할 뿐이다. 귀향한 김장수 대표는 지주식 김 양식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그는 김 양식에서부터 '태안 김장수 곱창돌김'이라는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김밥축제'나 '2024년 서울 미식어워즈' 등 음식과 관련된 행사와 축제 현장을 누비며 태안의 김을 홍보하고 있다.

태안 ‘장명수’ 앞바다에서 양식하는 지주식 김 양식장 태안김장수 대표 김장수 씨는 김 양식을 하면서 ‘태안 김장수 곱창돌김’이라는 브랜드 제품을 시판하고 있다.
▲태안 ‘장명수’ 앞바다에서 양식하는 지주식 김 양식장 태안김장수 대표 김장수 씨는 김 양식을 하면서 ‘태안 김장수 곱창돌김’이라는 브랜드 제품을 시판하고 있다. 태안김장수 제공

김장수씨의 꿈은 원대하다. 태안의 맛있는 김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러기 위해 유명 셰프들을 만나기도 하고 SNS를 통해 열심히 소통한다. 그는 이 자리에서 "태안의 역사와 스토리가 있는 '태안자염'과 '태안 김장수'가 어깨동무하고 나가면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며 동행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는 김을 통해 다양한 음식의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김젤라또'를 만들어 시식해 보이고 '윤서울'이 출시한 올리브 먹인 우유에 곱창돌김 새싹을 갈아 만든 '김라떼'를 일행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태안자염에서도 자염으로 담근 73년 된 씨간장과 태안 육쪽마늘을 김도윤 셰프에게 전하며 "태안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식자재 홍보해달라"는 부탁을 잊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태안신문 에도 실립니다.
#흑백요리사 #김도윤셰프 #태안자염 #태안김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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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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