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학생 대자보] "청년들 목소리 터질 때 만들어질 변화"

26일 오후 '시국선언 제안' 대자보, 다음 날엔 '화답' 대자보... "12월 6일 정오 본관 앞 시국선언"

등록 2024.11.27 14:49수정 2024.11.2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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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문관 인근 게시판에 학생들의 시국선언을 제안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이 대자보를 작성한 조세연 영미문학문화학과 22학번 학생은 "다음 날(27일) 제가 작성한 대자보 옆에 다른 학우가 쓴 화답 대자보가 붙었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문관 인근 게시판에 학생들의 시국선언을 제안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이 대자보를 작성한 조세연 영미문학문화학과 22학번 학생은 "다음 날(27일) 제가 작성한 대자보 옆에 다른 학우가 쓴 화답 대자보가 붙었다"고 말했다. 조세연 제공

-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 시국선언을 제안합니다 -

학우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영미문학문화학과 22학번 조세연입니다.

여러분의 일상은 요즘 어떠한가요? 저는 유독 청년으로 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느끼고 있습니다. 밥 한 끼 든든하게 먹으려면 만 원 가까이 지출해야 하니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우기도 하고, 시간이 애매하다는 핑계로 점심을 미루고 저녁 한 끼만 먹기도 합니다. 친구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습니다. 단체 카톡방에서는 수시로 '내가 이렇게 죽어라 취업 준비하고 돈 모아봤자 집 살 수 있는 것도 아닌데 현타 온다'는 말이 오갑니다.

청년들이 식사조차 미루어가며 매일을 쏟아붓는다 한들 양질의 일자리를 갖는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얻은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고, 알뜰히 저축한다고 내 이름 앞으로 집 한 채가 생기지도 않습니다. 우리의 무한경쟁은 언제부터 당연한 게 되었으며, 모두 잘 사는 세상은 왜 환상이 되었을까요. 물가가 끊임없이 오르고, 청년 일자리의 질은 끊임없이 하락하고, 청년들이 일터에서 산재로 죽고 길거리에서 목숨을 잃고 군대에서 희생됩니다.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래를 꿈꾸기 어려운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그런데 현 정치 세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왜 요즘 청년들은 아이를 낳지 않냐", "요즘 청년들은 실업급여 받아서 해외여행이나 간다"며 청년을 타박하기만 합니다. 곳곳에서 시국선언이 일어나고 '내년에 공황이 올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현 시점에조차 대통령은 순방을 다닌다는 명목으로 예비비를 모두 끌어다 쓰는 중입니다.

향후 1년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은 62%에 달하고 실제로 청년들의 삶은 계속해서 어려워지는 지금, 청년층의 6%만이 국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이제는 목소리를 내야 할 때입니다. 그러지 않으면 청년의 어려움은 개인의 책임으로 남을 뿐 실질적 측면에서 논의되지 못할 것입니다.

이에 한국외대 대학생 시국선언을 제안합니다. 저와 같이 답답함을 느끼신다면, 함께해주십시오. 실명으로 대자보를 쓰기까지 수차례 망설였지만 그럼에도 학우분들과 함께 이뤄낼 변화를 믿고 싶습니다. 저는 현재의 정치가 수차례 약속한 언제 올지도 모를 공허한 '개혁'이 아니라, 우리 청년들의 불만이 목소리가 되어 터져나왔을 때 만들어질 변화를 믿습니다.


시국선언에 연명해주신 분들의 이름을 모아 발표하고자 합니다. 아래 큐알코드로 함께해주실 외대인의 목소리와, 그 목소리에 담긴 힘을 간절히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11.26.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미문학문화학과 22학번 조세연


 지난 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문관 인근 게시판에 학생들의 시국선언을 제안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이 대자보를 작성한 조세연 영미문학문화학과 22학번 학생은 "다음 날(27일) 제가 작성한 대자보 옆에 다른 학우가 쓴 화답 대자보가 붙었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문관 인근 게시판에 학생들의 시국선언을 제안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이 대자보를 작성한 조세연 영미문학문화학과 22학번 학생은 "다음 날(27일) 제가 작성한 대자보 옆에 다른 학우가 쓴 화답 대자보가 붙었다"고 말했다. 조세연 제공

<화답대자보>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면 고립될까봐 두려운 학우 여러분들의 곁에, 함께하는 학우 한명으로 남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의 한 학우입니다. 이번에 조세연 학우님의 용기있는 제안을 보고 이에 공감하여 글을 적습니다. 미디어 이론 중 유명한 <침묵의 나선> 이론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고립을 더 두려워하기 때문에, 여론에 동조하거나 침묵해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론은 누가 말하고, 누가 침묵하느냐에 따라 좌우됩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긍정하는 청년들은 6%입니다. 제 주변에서도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비판적인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혹은 아예 관심을 두지 않으려고 하거나요.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20명 중 19명이 반대한다고 하는데, 왜 주변에선 이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런 한편 에브리타임에서는 자유게시판에서도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면 "시사게로" 라는 댓글이 달리고, 여러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의도를 불순한 것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에브리타임은 말하고, 95%의 학우들이 침묵한다면 우리의 여론은 다른 방향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래서 조세연 학우님의 제안이 매우 기쁘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믿습니다. 이태원 참사에서 친구를 잃은 우리 세대는 "놀러갔다가 죽은 건데 왜 문제야?"보다 "놀러가다가 죽지 않는 사회가 필요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믿습니다. 점점 더 어려워지는 취직에 '스펙 경쟁'하느라 바쁘지만, 그래도 "나만 취직하는 세상"보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거라고 믿습니다. "전쟁"보다는 "평화"를 원하고, 세대간 성별간 "갈라치기"보다는 서로의 고통에 "공감"하는 다정함을 지닌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믿습니다.

저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청년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인구가 줄면서 대학이 위기를 맞자 제일 거론되는 이야기들은 "등록금 인상"입니다. 청년인구 44만명이 "쉬었다"고 하는데,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묘책은 없습니다. "저출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임기 여성 지도"를 만들거나, 젊은 남녀의 소개팅을 주선하겠다고 합니다. 매 선거때마다 "청년"을 호명하는 정치를 하고, "청년정치인"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매번 중요한 결정을 할 때면 청년의 이야기는 '아직 미숙한 사람들의 이야기, 잘 모르고 하는 소리' 취급을 합니다. 선거에 나오는 후보의 연령은 매번 노령화됩니다. 잘 되면 집권 여당의 덕분이고, 잘 되지 않으면 야당과 지난 정부의 탓하는 정치를 이제 멈추고 싶습니다. 정치가 그래도 되냐는 문제제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더이상 대한민국의 정치가 우리 청년들을 무시하지 않도록 함께 목소리 내어야 합니다. 이는 비단 윤석열 정부에 한정되는 이야기 뿐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렇게 정치해도 대학생들은 문제제기 하지 않더라는 선례를 남기고 싶지 않습니다. 정치가 우리의 목소리에 관심을 갖고, 청년의 문제를 해결할 고민을 진지하게 할 수 있도록 우리가 나서야 합니다.

조세연 학우의 용기있는 제안이 우리 외대에서 외롭게 남지 않도록, 저부터 함께하겠습니다. 관심있는 외대 학우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문관 인근 게시판에 학생들의 시국선언을 제안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이 대자보를 작성한 조세연 영미문학문화학과 22학번 학생은 "다음 날(27일) 제가 작성한 대자보 옆에 다른 학우가 쓴 화답 대자보가 붙었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문관 인근 게시판에 학생들의 시국선언을 제안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이 대자보를 작성한 조세연 영미문학문화학과 22학번 학생은 "다음 날(27일) 제가 작성한 대자보 옆에 다른 학우가 쓴 화답 대자보가 붙었다"고 말했다. 조세연 제공
#한국외대 #시국선언 #학생시국선언 #대자보 #한국외국어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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