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사회복지사들을 만나다

[참가기] 청년 사회복지사 집담회 '일터 속 나의 이야기 : 청년이 돌아보는 사회복지 현장'

등록 2024.11.28 10:06수정 2024.11.28 10:56
0
원고료로 응원
필자는 2016년 6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사회복지사로 현장에서 일했다. 이후에 노동조합에서 사회복지 현장의 노동자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사회복지사에게도 권리가 있을까? 사람이고 노동자니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럼 사회복지사들에게는 어떤 권리가 필요할까. 모든 권리가 다 중요하겠지만 사회복지 현장의 특수성을 생각해보면 ▲(종교 등)강요받지 않을 권리 ▲업무상 부당한 지시나 비리에 저항할 수 있는 권리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등이 필요해 보인다.

과거 필자는 다니던 기관의 비리를 제보했고, 직장 내 괴롭힘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응해서 결과도 받아냈다. 한 개인의 사회복지사가 겪기엔 힘든 경험이었다.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나름의 결과도 만들어냈지만 사회복지 현장을 변화시키는 데 있어서는 역부족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의 경험과 고민들을 안은 채 노동조합의 채용상근자가 되었다.

요즘 사회복지현장은 어떤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지난 26일 저녁 마포 채그로에서 사회복지종사자 권익지원센터,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 직장갑질119가 공동으로 주최한 청년 사회복지사 집담회 <일터 속 나의 이야기 : 청년이 돌아보는 사회복지 현장>에 스태프로 참여했다. 노조에 가입한 사회복지사들은 종종 만날 수 있었지만,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사회복지사들을 만날 기회는 많지 않기에 좋은 경험이었다.

 행사 현수막
행사 현수막 공공운수노조

이날 스태프를 포함해 20명이 넘는 인원이 모였다. 퇴근 시간 이후에도 여러 청년 사회복지사들이 이곳까지 왔다. 참석자 중 일부는 어디서 일하는지 아는, 안면이 있는 분들이었다. 모든 참석자들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의 마음가짐, 사연들이 궁금했다.

청년 사회복지사들은 모둠으로 나뉘어 이야기를 나눈 뒤 종합한 의견을 현장에서 발표했다. 발표 과정에서 그들이 일터에서 폭언, 인격모독, 부당한 업무지시, 종교강요 등을 당했음을 알 수 있는 상황들을 접할 수 있었다. 아직도 사회복지사 동료들이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구나란 생각에 서글펐지만 꼭 그런 것만 접한 것은 아니었다.

이후 단체협약(노사협의회가 아닌 노동조합이 맺을 수 있다), 교육, 플랫폼 등 지금 현장에 필요하다고 볼 수 있는 내용들도 함께 이야기되었다. 이런 목소리들이 조금 더 조직되고 현장의 여론이 된다면 새로운 물결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 더 자주 모이자!
 현장의 목소리들이 담긴 종이들
현장의 목소리들이 담긴 종이들 공공운수노조

사실 직장 내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개인차원에서 해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도 개인이 겪는 문제들에서 노동조합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되기도 한다.

사회복지 현장을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할 수 있는 게 없는 건 아니다. ▲노동조합을 통해 단체협약으로 사회복지사들의 권리를 보장받는 것 ▲노동조합, 협회를 비롯해 사회복지 관련 모든 단체들이 함께하는 조직문화 인식개선 캠페인 ▲사회복지종사자 권익지원센터의 역할 강화 및 확대 ▲사회복지사 양성과정에 있어서 권리의식 강화를 위한 교육 등 다양한 방안들을 우리 현장들이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복지 현장에서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날 집담회 처럼 현장의 고민을 함께 하고 대안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꾸준히 만들어지는 것이다. 현장의 청년 사회복지사들이 정기적으로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자리 말이다. 당장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는 없지만 모여서 머리를 맞대는 것 만으로도 변화를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을'들의 연대가 필요하다. 사회복지 현장의 변화를 '갑'들에게 맡겨서는 제대로 된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어제의 집담회가 사회복지현장의 '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길 기원하면서 어려운 현장에서도 현장을 지키는 모든 사회복지사들에게 존경과 응원을 보낸다. 그리고 언제나 필요하면 함께 할 수 있는 노동조합을 만들겠다는 약속도 함께.
덧붙이는 글 장애인복지관, 가족센터 등 여러 사회복지 현장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현재는 공공운수노조에서 사회서비스 현장의 문제를 고민하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사회복지사 #노동조합 #직장갑질 #권익지원센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용혜인이 의원직 내려놓기 힘든 '현실적' 이유 용혜인이 의원직 내려놓기 힘든 '현실적' 이유
  2. 2 용혜인 사태의 배후, 야바위꾼과 떴다방 용혜인 사태의 배후, 야바위꾼과 떴다방
  3. 3 "1분 욕먹고 10년 후회 안 하겠다"… 이 감독의 독한 집념 "1분 욕먹고 10년 후회 안 하겠다"… 이 감독의 독한 집념
  4. 4 악취 풍기던 성남 탄천, 이젠 이런 동물까지 산다고? 악취 풍기던 성남 탄천, 이젠 이런 동물까지 산다고?
  5. 5 한국 개신교의 운명이 바뀐 날 한국 개신교의 운명이 바뀐 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