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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의 혼외자 스캔들, 할리우드 스타와 이게 다르다

BBC "한국 연예계, 높은 사회적 기준 요구"... 휴 그랜트·호날두 등 혼외자 문제 안돼

등록 2024.11.29 14:13수정 2024.11.2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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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델 문가비와 배우 정우성.
모델 문가비와 배우 정우성.이정민

영국 공영방송 BBC가 배우 정우성의 혼외자 스캔들이 한국 사회의 비전통적 가족 구조를 둘러싼 국가적 논쟁을 촉발했고 조명했다.

BBC는 28일(한국시각) "한국 인기배우 정우성이 모델 문가비가 낳은 아들의 친부라고 인정하며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문가비와 결혼 여부에 대해 침묵하면서 혼외 출산이 여전히 금기로 여겨지는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이번 발표는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의 가족 구조가 다양하게 변화했다면서 정우성을 옹호하는 일부 진보적인 목소리도 있다"라고 소개했다.

"온라인서 정우성에 비판적 반응 대부분"

 배우 정우성의 혼외자 스캔들 논란을 보도하는 영국 BBC 방송
배우 정우성의 혼외자 스캔들 논란을 보도하는 영국 BBC 방송BBC

문가비는 지난 22일 출산을 알렸고, 이틀 뒤 정우성은 입장문을 통해 자신이 친부라고 공식 확인하면서 "아이의 양육 방식에 대해 최선의 방향으로 논의 중이고 아버지로서 아이에 대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BBC는 "온라인에서는 정우성에 대한 비판적인 반응이 대부분이고 그의 깔끔한 이미지가 더럽혀졌다고 말한다"면서 "일부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였던 정우성이 '자신의 아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에 실망감을 드러냈다"라고 설명했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전했는데 "정우성이 모든 의무를 다할 것이라며 좋은 사람인 척하고 있는데, 아이는 돈만으로 자라지 않는다", "아이를 낳고 결혼하지 않는 게 문제가 아니라 지금까지 윤리적인 사람인 척했다는 것이 문제"라는 댓글을 언급했다.


또한 국민의힘 소속의 한 의원의 한 언론사에 "사회적 관습이 강한 이 나라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한국의 전통과 국민 정서는 올바르게 지켜져야 한다"라고 비판한 내용을 보도했다.

동시에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은 굉장히 개인적이고 실존적인 선택"이라며 "아이를 낳는다고 해서 꼭 결혼하고 같이 살며 부양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 숨 막힐 것 같다"라고 정우성을 옹호한 것도 소개했다.


아울러 <경향신문>이 사설에서 "우리 사회가 다양한 가족 구성 형태와 출산 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라며 "정우성·문가비처럼 유명 연예인의 비혼 출산 공개가 주위 시선 때문에 비혼 출산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꿔나가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라고 강조한 것을 전했다.

BBC는 한국통계청이 실시한 '2024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7.2%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답했다면서 이는 2012년보다 약 15% 증가한 수치"라고 부연했다. 또 결혼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 중 72% 이상이 60세 이상이었으며, 젊은 응답자일수록 그러한 견해를 가진 비율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고압적인 분위기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악명이 높다"라며 "한국의 연예인은 종종 지나치게 높은 사회적 기준을 요구받거나, 극도의 감시 속에 놓인다"라고 덧붙였다.

혼외자 흔한 해외 스타들

 미국 인기 록밴드 푸 파이터스 보컬 데이브 그롤의 혼외자 출산을 보도하는 CNN 방송
미국 인기 록밴드 푸 파이터스 보컬 데이브 그롤의 혼외자 출산을 보도하는 CNN 방송CNN

일각에서는 혼외자 스캔들을 떠나 난민과 미혼모 보호를 외치며 약자의 편에 서는 선하고 올바른 이미지로 사랑을 받던 정우성이 대중을 기만한 것이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해외 연예계에서는 스타들의 혼외자 출산이 익숙하다. 할리우드 배우 알 파치노는 공식적으로 결혼한 적이 없지만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영국 출신 배우 휴 그랜트는 혼외자만 5명을 두고 있으며 58세가 되어서야 첫 결혼을 했다.

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과거에 연인과 교제 중 다른 여성과 아들을 얻었고, 유전자 검사로 자신의 친자임이 밝혀지자 결혼하지 않고 직접 양육하고 있다.

스타들은 관심의 대상이기에 혼외자 출산이 가십거리인 것은 맞지만, 그 자체를 논란의 대상으로 보지는 않는다.

다만 해외에서도 사회적 윤리에 어긋나는 혼외자 출산은 여전히 비판과 논란의 대상이다. 최근에도 지난 9월 미국 인기 록밴드 푸 파이터스의 보컬 데이브 그롤이 가정 밖에서 다른 여성과 혼외자를 가졌다고 고백하면서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그롤은 성명을 내고 "혼외정사로 태어난 딸의 아빠가 되었고, 든든한 부모가 될 것"이라며 "또한 아내와 자녀들을 사랑하고, 그들의 믿음을 되찾고 용서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사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혼외 출생률은 41.9%(2020년 기준)로 거의 절반에 달한다. 한국은 2023년 기준으로 4.7%를 기록하며 일본과 함께 최하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2018년 2.2%로 2%대를 넘긴 이후 2022년 3.9%, 작년에 처음으로 4%대를 기록하며 혼외 출생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한국에서도 가족 구조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의 사생활 논란을 넘어 변화하는 한국도 가족 구조를 지원하는 법적 제도를 서둘러 갖추고, 사회적 낙인을 거둬내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우성의 사례가 과연 한국 사회가 혼외자를 대하는 자세를 어떻게 바꿀지 지켜볼 일이다.
#정우성 #문가비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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