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소방 소속 헬기가 달성습지에서 소방 훈련을 실시하다가 거센 항의를 받았다.
정수근
망원경으로 그 헬기가 119 대구소방 소속 헬기란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119로 전화를 걸어 "철새도래지에서 어떻게 헬기 훈련을 하느냐"라며 "당장 훈련을 중단하라"라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대구 소방)는 "아마도 우리 소속 소방항공대에서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것 같은데, 연락해서 상황을 알아보겠다. 알아보고 소방항공대에서 연락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항의 전화 후 시간이 조금 흐르자 훈련은 중단됐다. 하중도 위에서 정지비행을 하던 헬기는 하중도에 내렸던 소방대원들을 다시 실은 후 서서히 북서쪽 하늘로 날아갔다. 잠시 후 연락이 온 대구소방 119항공대 소속 담당 팀장은 "그동안 정기적으로 행해오던 소방 훈련이다. 전혀 그런 사실을 몰랐다. 앞으로는 시정될 수 있도록 더 알아보고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말했다.
생태 윤리가 없는 나라... 윤리를 회복해야
겨울 철새들로 장사진을 이루던 곳은 텅 비었고, 달성습지에는 고요만 남았다. 휑한 바람 소리만 요란하다.
이런 훈련을 그동안 정기적으로 했다니 정말 기가 막히고 이해가 안 되는 노릇이다. 이곳이 대구의 유명한 습지란 사실은 대구 시민이면 다 아는 사실이고, 습지가 철새들을 비롯한 무수한 야생동물들의 서식지란 사실은 상식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