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스키장 개장 늦어지고 인공눈은 늘고

10년 전보다 2주가량 늦어져… "인공눈은 자연설보다 부상 위험 커"

등록 2024.12.01 16:35수정 2024.12.0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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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올해 전국 각지에 내린 첫눈이 폭설로 둔갑하면서, 특히 물기를 먹은 무거운 습설이 나무를 쓰러뜨리는 풍경이 기후변화의 실태를 실감케 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눈의 변신은 스키장에도 찾아오고 있다.

대부분의 스키장은 11월 말부터 12월 사이에 개장, 운영에 들어갔다. 강원 소재의 휘닉스 스노우 파크, 용평리조트, 태백 오투리조트, 홍천 비발디파크가 11월 29일에 개장을 했고 양산 에덴밸리리조트는 오는 20일 가장 늦게 개장한다. 원래 휘닉스 파크와 용평리조트는 지난달 22일 개장 예정이었지만 1주일 늦게 개장했다. 왜일까? 바로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스키장은 해마다 개장일이 뒤로 미뤄지고 있다. 용평리조트의 경우 10년 전인 2013~2014 시즌에는 11월 12일이 개장일이었다. 지난해 11월 24일에 개장한 것과 비교를 하면 1주일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고 올해는 다시 5일 늦은 29일 문을 연 것이다. 대부분의 스키장이 10년 전에 비해 평균 2주가량 개장 시기가 늦춰졌다.

 24/25 시즌 스키장 개장일 정리
24/25 시즌 스키장 개장일 정리 함영준

기후변화는 개장시기 뿐 아니라 스키장을 구성하는 눈 자체를 바꾸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대책으로 인공눈 사용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스위스 바젤대학교 연구진이 2022년 12월에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키장들은 인공눈의 비중을 점점 늘리고 있다. 스위스 안데르마트에 위치한 안데르마트-세드룬-디센티스 스키장의 경우 2004년에는 14%의 인공눈을 활용했으나, 2014년에 48%로 비중을 늘리고 2020년에는 50%를 넘겨 53%의 인공눈을 사용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경우 100% 인공눈을 사용한 첫 올림픽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베이징 올림픽만 유독 인공눈 사용량이 높은 것은 아니다. 2018년 평창올림픽의 경우 90%가 인공눈이었으며 2014년 소치올림픽 역시 80%의 인공눈이 사용됐다.

미 공영방송인 PBS 보도에 따르면 자연설은 구름 속의 얼음 핵에 있는 작은 얼음 결정이 공기 중으로 떨어지며 우리가 아는 눈으로 바뀐다. 하지만 인공눈의 경우 고압수와 압축 공기, 특수 노즐 등을 사용, 작은 액체 방울을 공기 중으로 날려 얼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공눈은 6면의 결정을 가진 일반 눈송이와 달리 작은 얼음 공이 촘촘하게 모여있는 가루의 형태다. 또, 자연설의 경우 눈의 부피가 8~12배로 확장되지만, 인공눈은 2~2.5배 정도밖에 커지지 않는다. 따라서 인공눈의 경도가 더 강하며 눈이 녹는 속도도 느리기에 스키장에서는 쓰기에 좋은 눈이 되는 것이다.


 용평리조트에서 스키장 개장을 위해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용평리조트에서 스키장 개장을 위해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용평리조트

미국 라이프스타일 잡지 <Men's Journal>에 따르면, 1200평의 땅을 0.3m 높이로 눈을 덮으려면 약 76만 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미국 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에서는 '많은 양의 물이 녹아 수면과 지역 생태계의 다양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이 물을 공급하기 위해 저수지를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하천의 흐름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대안으로 나온 폐수를 사용하는 방법은 화학물질에 대한 추가적인 우려를 부른다'고 설명한다.

인공눈은 자연환경뿐 아니라, 스키를 타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인공눈은 일관적인 표면을 제공하기에 레이스를 하는 선수들에게는 유리하다. 하지만 프리스타일 스키 혹은 스노보드를 타는 사람들에게는 눈이 얼음처럼 단단해져 타기 불편하다.


같은 맥락에서 자주 넘어지는 초심자와 스노 보더에게는 부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인공눈보다 자연눈이 좋다. 부피가 큰 자연설이 푹신하고 충격 흡수를 해주어 부상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상비군 선수 출신 장혁(21)씨는 이를 천연 잔디와 인공 잔디에 비유하기도 한다. 장씨는 "자연설과 인공눈은 강직도가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인공눈은 충격 흡수가 되지 않아 위험하다'고 말했다. 또, 장씨는 "국내 스키장의 경우 인공눈의 비중이 100%라 국제 대회와 국내 대회에서 환경적인 차이가 있다"며 "IOC(국제올림픽위원회) 혹은 FIS(국제스키연맹) 등에서 정확한 규정을 만들어 대회 환경만큼은 통일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영준 대학생기자
 한림 미디어랩
한림 미디어랩 한림대 미디어랩

덧붙이는 글 함영준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에도 게재됩니다. (www.hallymmedialab.com)
#스키장 #인공눈 #자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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