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광화문 촛불시민대행진,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집회보다는 임팩트 있는 거리행진에 집중했으면

등록 2024.12.02 09:39수정 2024.12.0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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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30일(토) 5차 광화문 촛불시민대행진에 참여했다. 개인적으로 이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것은 5회차 중 세 번이다.

촛불대행진에 참여하는 이유는 참석자들 모두가 느끼는 그 울분과 분노 때문이다. 나부터 나서지 않으면, 이제 국민들이 나서지 않으면 더 이상 이 나라의 미래가 없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위기감과 절박함 때문이다. 하여,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다수의 시민들이 알고 있는 수많은 이유들은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30일 5차 광화문 촛불시민대행진 거리행진 현장 30일 광화문 촛불시민대행진 참가자들과 함께 광화문 앞에서 출발해 명동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30일 5차 광화문 촛불시민대행진 거리행진 현장 30일 광화문 촛불시민대행진 참가자들과 함께 광화문 앞에서 출발해 명동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강찬호

오히려 나는 시선을 우리 내부로 돌리고 싶다. 혹시 우리 안에 어떤 매너리즘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문제의식과 의구심이 들어서 이 글을 쓴다.

결론부터 말하면 광화문 촛불시민대행진의 진행 방식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이의제기일 수도 있고, 건의일 수도 있고, 토론일 수도 있다. 나는 광화문 촛불집회, 촛불행동을 이끌어 오고 있는 시민사회의 진정성과 노고를 알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렇기에 촛불시민행진의 진행방식에 대해 의견을 덧붙이고 싶다.

광화문 광장, 시청 앞에서의 모든 '활동'은 언제든 이야기하고 토론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촛불 행동이고, 촛불 혁명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광장, 거리는 애초부터 누구나 참여하고 발언할 수 있는 장소, 공간이다. 이런 문제의식과 맥락에서 나의 의견을 말하고자 한다.

나는 경기도 광명에 산다. 토요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려면 대략 1시간 정도 걸린다. 집에서 출발하는 기준으로 하면 1시간 20~30분이 걸린다. 이날도 동네에서 자주 어울리는 동네 형님 세 명과 함께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 나는 현재 민주당 당원이고 광명을지역위원회에 소속되어 있다.

7호선 철산역에서 3시 30분에 세 명의 동네 형님들과 만나서 두 번 환승한 후 광화문 집회 현장에 도착했다. 4시 30분경 도착해서 자리 잡고 앉아서 민주당 집회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5시에 민주당 집회가 약식 집회로 진행됐다. 대략 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어 '거부권을 거부하는 비상행동'(아래 비상행동)이 본 집회와 시민대행진(거리행진)을 주관했다. 5시 20분에서 30분 사이 이 본 집회가 시작된 것 같다. 본 집회 시작 전 안내를 하는 어느 사회자는 6시 10분에 거리 행진을 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이어 식전 문화 공연, 본 행사로 시민 자유발언 2명, 중간 노래 공연, 다시 시민 자유발언 2명의 순서로 진행됐다. 중간에 세 번 언론인들이 집회 현장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는 포토타임이 있었다.

이렇게 본 집회를 마치고 이어 거리행진이 시작되었다. 거리행진이 시작되는 시간은 6시를 넘긴 시간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 앞에서 안국동 사거리, 종로2가, 청계천 2가, 이어 을지로 2가를 거쳐 명동 방향으로 꺾였다. 거리 행진은 종로 2가 사거리에서 신호 대기에 걸려 대열이 끊겼다.


끊겼던 대열은 끊긴 대로 진행 방향을 따라 걸었다. 이날 집회의 대강이었다. 날씨는 흐렸고, 간헐적으로 비를 뿌렸다. 우비나 우산을 챙긴 시민들도 있었고, 미처 챙기지 못한 시민들은 비를 맞으며 집회에 참석했다. 나와 일행들은 우비나 우산을 챙기지 못했다.

5차 광화문 촛불시민대행진 사전 집회 현장에서 30일 5차 광화문 촛불시민대행진에 동네 지인들과 함께 참여했다.(필자 좌측)
▲5차 광화문 촛불시민대행진 사전 집회 현장에서 30일 5차 광화문 촛불시민대행진에 동네 지인들과 함께 참여했다.(필자 좌측) 강찬호

나는 광화문 촛불시민대행진에 참여할 때 시민행진, 거리행진을 가정한다. 행사 제목이 촛불시민대행진이니까. 시민대행진이 본론이고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당일 행사는 집회와 시민대행진이 반반 섞인다. 민주당 행사는 20분 내외로 약식으로 진행된다. 거부권 시민행동 집회는 대략 30분에서 한 시간가량 진행된다.

4차 시민대행진인 지난주에는 6명이 발언했고, 두 개의 문화공연과 세 번의 포토타임이 있었다. 날은 추웠다. 11월 30일, 이날은 4명의 시민 자유발언과 3번의 포토타임, 2개의 문화공연이 있었다. 비가 왔다. 앞서 3차 시민대행진도 비가 왔는데, 행사는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집회와 거리행진이 진행되는 시간대는 5시부터 7시를 넘기는 시간대이다. 늦가을에서 초저녁 주말 저녁시간대이다. 지방에서 온 참가자들은 다시 지방으로 돌아가야 한다. 집회 참가자들은 저녁을 챙겨 먹기도 애매한 시간대이다. 거리행진 주관 단체들은 많은 고민들을 해가며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할 것이다. 이를 모르는 참가자들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 그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집회 참가자들, 즉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견은 내가 잘 모르니까, 이 글은 나의 소감, 생각에 국한된 경우이다. 거부권 비상행동은 말 그대로 시민대행진만 주관하면 어떨까. 아니면 비상행동이 진행하는 집회 중 자유발언과 노래공연은 민주당 행사 앞에 배치해서 비상행동 주관으로 사전 집회 내지 1부로 진행하면 어떨까.

이어 민주당 행사가 종료된 후 사전 집회에 참석했던 모든 참가자들이 모여 촛불시민대행진을 할 때는 바로 결의문 낭독하고 거리행진에 들어가면 어떨까. 즉 촛불행동, 시민사회단체, 각 정당들이 각자 개별집회를 가진 후, 거리 행진으로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사전 집회 종료 후 다시 모여 비상행동 주관으로 30분에서 1시간 내외의 본 집회를 갖는 것은 그 취지와 다르게, 옥상옥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오히려 비상행동은 사전 집회 후 시간이 늘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바로 촛불시민대행진, 즉 거리행진을 진행하고 거리행진이 보다 임팩트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준비하면 어떨까. 거리행진이 메인행사 임에도 너무 밋밋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거리행진 코스도 지난주와 달리 일부 구간이 변경됐다. 신호등으로 중간 대열이 끊기면서 앞 대열과 후속 대열 사이 공백이 길어졌다. 늘어진 행진 대열은 집중력이 떨어졌고, 참가자들은 중간 중간에 흩어지곤 했다.

앞으로 날은 더 추워지고 궂어질 것이다. 지방으로, 수도권을 돌아가야 할 집회 참가자들의 상황도 있다. 촛불대행진을 마치고 참가자들이 집으로 돌아가든, 시내에 남아서 저녁을 먹으며 뒷이야기를 하든 그런 여유를 가지면 좋겠다. 더 일찍 나오는 것은 가능하지만, 더 늦어지고 지연되는 방식은 귀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집회 참가자들 중에는 나이 드신 분들도 많이 눈에 띤다. 참가자들을 배려했으면 좋겠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촛불시민행진은 정권 퇴진 운동의 성격을 갖고 있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정치 시민운동으로 볼 수 있기에 그 무거움이 있지만, 집회와 거리 행진은 축제처럼 즐거웠으면 좋겠다. 2016년 촛불은 즐거웠고 개방적이었다. 2024년 촛불은 조금 무거운 느낌이다. 연말로 향할수록 축제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토요일 오후 광화문 일대는 다양한 사전 집회들로 다양한 모양의 집회가 연출되면 좋겠다. 그 열기가 모아져 촛불시민대행진이라는 거리 축제가 벌어졌으면 좋겠다. 거리 행진을 하면서 다양한 퍼포먼스가 진행됐으면 좋겠다. 주변 시민들이 촛불 행진의 시민들과 축제로 자연스럽게 어울렸으면 좋겠다.

연말까지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그 결과물들이 크리스마스 촛불시민대행진으로 모였으면 좋겠다. 이때는 밤을 새더라도 거대한 시민들의 촛불대행진, 축제가 벌어졌으면 좋겠다. 2002년 월드컵 거리 축제, 2016년 광화문 촛불 혁명, 2024년 광화문 크리스마스 대축제가 새롭게 펼쳐졌으면 좋겠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거부권 비상행동이 시민들의 집단지성을 믿고, 거리행진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이를 통해 2016년 촛불 이후, 어떤 좌절과 회의에 빠진 시민들에게 '새로운 촛불이 다시 가능하다'는 희망을 연말 크리스마스 선물로 안겼으면 좋겠다.

나의 제안은 일개 시민의 제안일 뿐이다. 열심히 힘들게 매주 촛불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주최 측에게 힘이 되는 말 대신, 다소 엉뚱한 제안이나 의견이 될까 조심스럽다. 오해는 없기를 바라며, 힘을 보태는 차원에서 참가자 한 개인의 시민 발언대로 이해해 주면 고맙겠다.
#광화문촛불 #촛불행동 #촛불시민대행진 #거부권비상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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