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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야유 뒤엉킨 본회의장, 국회의장 중재도 안 통했다

내년 예산안 두고 서로 '손가락질' 이어간 여야... "이재명 방탄, 안 부끄럽나" vs. "예산심의권 바로잡겠다"

등록 2024.12.02 16:09수정 2024.12.0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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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 더불어민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내년도 예산 감액 사유를 설명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아래쪽) 박수를 치고 있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내년도 예산 감액 사유를 설명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아래쪽) 박수를 치고 있다. 유성호

2025년 예산안을 두고 반목 중인 여야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서로를 향한 '손가락질'을 이어갔다.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예산결산위원회 여야 간사들이 저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분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단독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통과시킨 예산안을 가리켜 "그동안 철저히 허물어지고 무시당한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바로잡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범죄자 이재명 대표의 방탄을 위해 (예산안을 통과시켰다)"고 보고 국회의원의 권위를 떨어트렸다며 맹비난했다. 본회의장은 각 당 예결위 간사의 의사진행발언이 진행되는 내내 서로를 향한 소란과 비방으로 가득찼다. "갈등이 심각하다"며 나선 우원식 국회의장 중재도 통하지 않았다.

민주당 "무시당한 국회 예산 심의권 바로잡아야"

 허영 더불어민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유성호

이날 본회의 진행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허영 민주당 예결위 간사는 "우리는 상임위원회나 예결위에서 국회 고유 권한인 '감액 심사'를 할 때, 정부 부처 장차관을 배석시켜 놓고 우리가 감액한 내역에 대해 정부의 수용 여부를 묻는다"며 "감액이 국회 고유 권한임에도 불구하고 혹시 감액으로 인해 피해 보는 국민들과 국가의 미래산업이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또 "입법권은 국회 고유의 권한이지만 법안소위에서 입법 심사를 할 때에도 정부부처 차관을 배석해 놓고 입법 동의권에 준하는 절차를 거쳐왔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각 지역, 지자체, 광역단체나 정부, 그리고 각 정당의 정책 예산들을 증액할 때에는 예결위 여야 간사를 불러 증액이 왜 필요한지 묻고 국회의 입장을 수용, 동의하는 절차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았다"며 "그렇기 때문에 감액에 대한 국회의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고 그동안 철저히 허물어지고 무시당한 국회 예산 심의권을 바로잡고, 회복하고자 지금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때 민주당 의석 쪽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반면 국민의힘 측에서는 "시끄럽다"는 야유와 "때려치라"는 고성이 엉켰다.

허 의원은 특히 민주당이 삭감을 결정한 '예비비'와 검찰 등 기관의 특수활동비(특활비)와 관련해 "정부는 마치 (민주당이) 재해재난에 대응할 수 없도록 예비비를 삭감했다고 주장을 한다"며 "전혀 그렇지 않다. 그동안 예비비는 정부가 아무리 써봐야 코로나 시국, 경제 위기 상황을 제외하고는 1.3~1.5조 원밖에 집행하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6대 권력기관이 쓰는 비용이 2조 200억 원이 넘었고 지출이 증빙되는 특정비를 제외하더라도 1조1000억 원이 아무런 지출, 증빙 없이 마구 쓰이고 있었다"며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하고자 특활비 (삭감)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국힘 "이재명 방탄 위한 행동, 부끄럽지 않나"

 구자근 국민의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구자근 국민의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유성호

그 다음으로 단상 위로 오른 건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인 구자근 의원이었다. 구 의원은 "지금 대한민국 헌정사의 초유의 일, 새로운 역사가 민주당에 의해 쓰여지고 있다"며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범죄자 이재명 대표의 방탄을 위해 하는 것 아니냐, 부끄럽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민주당 의석에서는 고성이, 국민의힘 호응이 나왔다.


구 의원은 또 "우리는 치열하게 고민했다. 열심히 했다"며 "그런데 예결 소소위에서 50명의 예결위원들, 소위 위원들이 치열하게 논쟁했던 (내용의 결론이) 한두시간 만에 바뀌었다"며 "예결위원장이 바꿀 수 있냐, 박찬대 원내대표도 넘어서는 '윗선'의 지시가 없었다면 바뀔 수 있겠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의 이름을 연호했다.

구 의원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엄동설한에 머리를 깎은, 장애인 가족을 둔 부모님들, 그들 관련 예산이 마음에 와닿았다"며 "그런 이야기는 안 하고 원칙과 기준도 없이 (예산을) 자르다 보니 청년 정책 통합 플랫폼 구축 예산까지 깎았다"고 지적했다. 또 "저소득 아동 자산 형성 예산과 전 국민 마음 투자 예산, 아이 돌봄 지원 돌봄수당을 깎았다"며 "'글로벌'이라고 이름붙은 예산을 다 깎다 보니 국내 R&D 기업들도 '글로벌 이름이 붙었다고 (예산이) 깎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을 향해 "민주당이 무도한지를 똑똑히 지켜봐달라"고 촉구했다.

의장 중재 나섰지만... 고성은 멈추지 않았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중재를 나서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중재를 나서고 있다. 유성호

고성이 오가던 본회의장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중재에 나섰지만 사그라들지 않았다. 우 의장은 "22대 국회 들어와서 여야간, 교섭단체간 교섭이 이렇게 안 된 적이 없었다"며 "갈등이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본회의장만큼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며 "갈등할 때 하더라도 다른 견해를 이야기할 때도 상대 이야기 들을 줄 아는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우 의장의 발언 중에도 국민의힘 의석에선 "국회의장이 부끄럽지 않냐"거나 "사퇴하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감액 예산안만 반영된 내년도 예산안을 단독 통과시킨 데 이어, 2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야당만 참여한 예산안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한 건 사상 처음 있는 일인 데다, 정부와 여당, 대통령실까지 나서 크게 반발하자 우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본회의에 내년도 예산안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결단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야당 단독 예산 감액과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 등을 규탄하고 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야당 단독 예산 감액과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 등을 규탄하고 있다. 유성호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예산안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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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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