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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소방 '달성습지 항공 훈련' 전면 중단 ... 대구시도 결단해야

<오마이뉴스> 보도 후 대구소방본부 항공 소방 훈련 중단 입장 밝혀와

등록 2024.12.03 11:15수정 2024.12.0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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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소방본부 소방항공대에서 달성습지 하중도 위에서 정지비행을 하면서 항공 소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대구소방본부 소방항공대에서 달성습지 하중도 위에서 정지비행을 하면서 항공 소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정수근

지난 11월 29일 대구소방본부 소속 소방항공대의 항공 소방 훈련이 <오마이뉴스> 보도로 크게 논란이 된 바 있다. (관련 기사 : 철새도래지 '달성습지'에서 항공 소방 훈련... 철새들 어떡하나) 대구소방본부 소속 소방항공대가 서대구 달성습지 한가운데서 헬기를 이용해 낮은 고도로 정지비행을 하면서 로프를 이용해 사람이 오르내리는 훈련을 실시했던 것이다.

이들이 훈련을 실시했던 곳은 철새도래지이자 야생동물보호구역이고 습지보호구역인 달성습지 하중도 바로 위다. 당시 현장을 찾은 환경단체 관계자들에 의해서 "이런 습지에서 가뜩이나 겨울철새들이 많이 찾아오는 이 시절에 헬기훈련을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더군다나 항공 소방 훈련을 실시한 곳 바로 옆은 대구시와 달서구청에서 멸종위기종 흑두루미와 재두루미가 내려앉을 수 있도록 갈대와 잡풀을 제거해 모래톱을 복원해둔 곳이기도 했다. 이날 흑두루미와 재두루미는 없었지만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큰고니 한 개체를 비롯한 수백 마리의 겨울철새들이 평화로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요란한 굉음을 내면서 헬기가 다가와 정비지행을 하면서 훈련에 임하자 이들은 혼비백산 달아나버렸다. 대구소방본부의 항공 훈련이 겨울철새들과 야생동물을 철저히 내쫓아 버린 셈이 된 것이다.

이날 이같은 광경을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매주 벌이는 금호강 르네상스 반대 서명운동 현장에서 그 광경을 목격하게 돼 대구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대구소방본부에 즉시 연락해 항의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시정을 요구한 그날 대구소방본부는 30분 후 곧바로 훈련을 중단했고, 주말이 지난 뒤인 2일 기자에게 공식 입장을 전해왔다.

대구소방 <오마이뉴스> 보도 후 훈련 중단 입장 밝혀


대구소방본부 홍보실에서는 2일, 지난 11월 29일 천혜의 자연습지인 달성습지에서 소방 항공 훈련을 벌인 것에 대해 사과하고 향후 "달성습지에서의 일체의 항공 훈련을 하지 않겠다. 다음부터 훈련 입지 선정시 유관기관의 협조를 구해서 선정하도록 하겠다"는 공식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는 3일 논평을 내고 "대구소방본부의 발빠른 조치와 결단을 크게 존중한다. 잘못을 인정하고 빠르게 시정 조치를 내놓은 것은 역시 인권을 존중하고, 생명을 구하는 것을 본분으로 하는 소방본부다운 결정이 아닐 수 없다"며 대구소방본부의 결단을 치하했다.


 대구시가 달성습지에 건설하려 하는 관광교량 조감도. 분수를 쏘고 화려한 조명장치까지 달아 달성습지 생태계를 완전히 교란시키려 하고 있다.
대구시가 달성습지에 건설하려 하는 관광교량 조감도. 분수를 쏘고 화려한 조명장치까지 달아 달성습지 생태계를 완전히 교란시키려 하고 있다. 대구시

그러면서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논평에서 지금 한창 논란의 중심에 있는 사업인 '금호강 르네상스 문화관광 활성화사업' 선도사업 일환으로 벌이는 관광교량사업에 대해서도 "대구시 역시 대구소방본부의 결단을 본받아 달성습지에 건설하려는 관광교량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거듭 요청한다. 대구시가 그리고 있는, 분수를 쏘고 휘황찬란한 조명을 설치한 관광교량이 그대로 건설되면 달성습지 일대에 생태 교란을 일으켜 철새들과 야생동물들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갈 것이 불을 보듯 뻔해진다"며 사업 철회를 거듭 요구했다.

11월 29일 그 현장에 함께 있었던 <한국식물생태보감>의 저자인 생태학자 김종원 교수도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대구시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서대구 달성습지는 온전한 모습으로 보전되어야 한다. 인위적 요소를 철저히 걷어내면서 더 달성습지답게 복원을 해야지 관광교량 건설과 뱃놀이사업으로 이 일대를 천박한 싸구려 관광단지로 만들어선 절대 안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서대구 달성습지는 인간의 영역이 아닌 야생의 영역이다. 수많은 철새들과 야생동물들의 마지막 남은 서식처요, 그들의 집이다. 생명 평화와 윤리 그리고 노벨문학상을 되새겨 볼 일이다.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말라'는 말이 있다. 대구시는 지금이라도 금호강 르네상스 선도사업인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 일환으로 벌이는 관광교량사업을 즉시 철회하고, 대구시에 실종된 생태 윤리부터 회복할 것을 거듭 촉구해본다."
#달성습지 #금호강르네상스 #대구소방본부 #겨울철새 #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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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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