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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모인 시민들 "윤석열은 범법자, 내란죄 즉각 체포해야"

[현장] 시민단체들 긴급 입장문 "국민에 총부리 겨눈 대통령, 국회가 탄핵해야"

등록 2024.12.04 11:22수정 2024.12.0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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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불법계엄 규탄 내란죄 윤석열 퇴진 전면적 저항운동 선포 전국민비상행동’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윤석열 불법계엄 규탄 내란죄 윤석열 퇴진 전면적 저항운동 선포 전국민비상행동’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권우성

"위헌적 계엄령 선포, 윤석열은 물러나라!"
"윤석열은 범법자다, 내란죄로 즉각 체포하라!"
"헌법 위반 피의자 윤석열을 지금 당장 파면하라!"
"민주주의 지켜냈다, 헌법 유린 윤석열은 물러나라!"

난데없는 야밤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밤잠을 설친 시민들 수백 명이 4일 아침 9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모여 윤석열 대통령 즉각 체포와 수사, 국회의 탄핵 절차 즉시 돌입을 요구했다. 영하를 오르내리는 날씨 속에 시민들은 '내란죄 윤석열 파면', '국민주권 실현', '위헌적 계엄 규탄'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광화문 거리에는 윤 대통령의 계엄을 비판하는 사설이 1면에 실린 호외판 신문이 여기저기 나뒹굴었다.

수십여 시민단체들과 노동조합들은 이날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3일 밤 10시 23분 갑작스럽게 선포된 비상계엄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이들은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포된 비상계엄으로, 그 자체가 위헌·위법하며 무효"라며 "헌법 위반 피의자 윤석열을 지금 당장 파면하라"고 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은 군대를 동원해 민주주의의 전당 국회를 침탈하며 국회의원 출입과 의사진행을 방해하려 했다"라며 "명백한 내란"이라고 했다.

이들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눴다"라면서 "국민은 더 이상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라고 분명히 말했다. 또 "계엄을 선포하며 정치적 결사·집회·시위의 정치활동 금지, 언론출판 금지 등 시민의 기본권을 유린하는 헌법 파괴 행위를 저질렀다"라며 "그가 끝까지 대통령이길 고집한다면, 국민은 이제 헌법이 규정하는 국민주권 실현을 위해 전면적인 저항운동에 나설 것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저녁부터 곧바로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윤 대통령 계엄령 선포 이후 2시간 30분여가 지난 4일 새벽 1시께 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국회 의결 과정에 국민의힘의 대다수 국회의원이 불참한 것에 대해서도 그 책임을 물었다. 이들은 "윤석열의 위헌적 비상계엄은 국회에서 190명의 비상계엄 해제요구결의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되며 해제됐으나, 국민의힘 다수 의원 등은 당사에 모여있음에도 본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라며 "반헌법적 계엄, 내란죄 윤석열에 동조한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새벽 2시에 또 쿠데타 할 수도… 즉각 체포·탄핵해야"

 ‘윤석열 불법계엄 규탄 내란죄 윤석열 퇴진 전면적 저항운동 선포 전국민비상행동’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윤석열 불법계엄 규탄 내란죄 윤석열 퇴진 전면적 저항운동 선포 전국민비상행동’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권우성

시민단체들은 윤 대통령이 언제 또 비상계엄 선포 등 상식을 벗어난 국정 운영을 할지 모른다며 즉각적인 내란죄 수사와 탄핵 절차 돌입을 요구했다. 윤복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은 "지난밤 우리는 우리가 쌓아온 민주주의가 어떻게 하루 밤 사이에 무너질 수 있는지를 철저히 목도했다"라며 "경찰 및 수사 기관은 지금 당장 피의자 윤석열을 내란죄로 수사하고 체포해서 기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통령의 불체포 특권은 내란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국회를 향해서도 "더 이상 좌고우면 할 수 없다"라며 "지금 즉시 탄핵 절차에 돌입해 직무정지를 시키는 것만이 제2의 쿠데타, 제2의 비상계엄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역시 "국회의장과 국회의원들이 조금만 늦었어도 특전사, 공수부대 요원들이 의회를 장악하고 계엄 해제를 하지 못하게끔 방해했을 것"이라며 "이 시간이 지나고 윤석열 대통령은 다시 비상계엄을 새벽 2시에도 선포할 수 있다"고 했다. 임 소장은 "이것은 끝나지 않은 친위 쿠데타"라며 "대법원을 어떻게 접수하려 했고, 경찰은 어떻게 접수하려고 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범법자인 내란 범인, 쿠데타 범인 윤석열을 처벌하고 체포할 수 있도록 싸우겠다"고 했다.

길었던 밤 지새운 시민들의 출근길..."처음엔 웃겼는데 나중엔 무섭더라"


 ‘윤석열 불법계엄 규탄 내란죄 윤석열 퇴진 전면적 저항운동 선포 전국민비상행동’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윤석열 불법계엄 규탄 내란죄 윤석열 퇴진 전면적 저항운동 선포 전국민비상행동’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권우성

불안함 속에 뜬눈으로 긴박한 밤을 지새워야 했던 시민들의 아침 출근길 표정은 어두웠다. 광화문 출근길에 만난 김아무개(남·34·서울 강서구)씨는 "서울 한복판에 탱크가 깔리고 국회에 총을 든 군인들이 진입하는 모습을 보고 게임이나 영화 속 장면이거나 가짜 뉴스인 줄 알았다"라며 "쌍팔년도 아니고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처음엔 웃기기만 했는데 나중엔 무서워 뉴스를 보며 조마조마했다"라고 했다.

1호선 종각역에서 만난 조아무개(여·42·경기도 의정부)씨는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다. 뉴스 속보로 계엄령이 나오고 포고령이 나오는 걸 보고 정말 무서웠다"라며 "야밤에 가족들과 안부를 물으며 유튜브를 지켜봤다. 몇 시간 못 잤지만 그래도 다친 사람 없이 큰 위기를 넘긴 것 같아 천만다행"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날 새벽의 소란에도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싣고 출근하던 시민들의 핸드폰 화면에는 대부분 계엄 사태와 관련한 뉴스들이 떠있었고, 하나같이 굳은 표정에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밤 갑자기 비상계엄을 선포, 언론·출판·집회·정치·결사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했다. 이로써 야심한 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총을 든 군인들과 헬기가 돌아다녔고, 선거로 뽑힌 국회의원들이 모이는 국회에 무장 군인들이 진입하고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국회에서 2시간 30분 만에 계엄 해제 요구가 가결되고 이후 실제 해제되면서 6시간 만에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아직 정확한 진상 규명은 되지 않은 상태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계엄령 #윤석열 #비상계엄 #쿠데타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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