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20일(현지 시각) 체코 프라하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체코 비즈니스포럼에 재계 총수들이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연합뉴스
경제부처 전직 고위 관료를 지낸 A씨는 "경제가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비상계엄사태를 예상했던 경제부처가 있었겠는가"라며 "금융위기 등에 맞춘 컨틴전시 플랜(경제비상사태에 대비한 계획)은 있을지 모르지만, 계엄사태에 대비한 플랜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법적으로 계엄 발표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사전에 부총리와 논의를 했어야 하지 않은가"라며 "경제 부처들도 황당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단체와 주요 그룹들은 긴급회의를 했다. 한국무역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주요 경제단체들은 4일 오전 간부회의를 하고, 향후 시장 방향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삼성과 현대차, 엘지(LG), 에스케이(SK) 등 재벌 기업들도 국내외 시장 변동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일부 기업들은 4일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권고하기도 했다. 또 계엄사태에 대한 별도의 입장은 내지 않고, 반응도 조심스러웠다.
삼성 계열사의 고위 임원 B씨는 "전혀 상상치 못했던 일이라 뭐라 말하기조차 어렵다"면서 "미국의 정권교체와 함께 글로벌 경제 상황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국내 정치가 하루빨리 안정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그룹의 또 다른 임원 C씨도 "국내 수요 감소와 함께 내년 글로벌 경기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전사 차원의 위기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해 뭐라 코멘트(언급)하기 어렵지만, 다소 황당한 기분도 든다"고 전했다.
유럽 쪽 외국계 기업의 한국 대표인 D씨는 "사실 교과서나 영화에서나 봐왔던 비상계엄 선포를 처음으로 들었다"면서 "오전에 본사 쪽에서도 국내 상황에 관심을 보여,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향후 국내시장에 대한 본사 차원의 투자 여부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로 한국의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출렁이는 금융시장, 외국인들 떠난다… 용산이 경제위기 앞당겨

▲ ‘윤석열 불법계엄 규탄 내란죄 윤석열 퇴진 전면적 저항운동 선포 전국민비상행동’ 기자회견이 4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권우성
계엄선포의 파장은 금융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졌다. 주식시장은 40포인트 이상 폭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40원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그만큼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는 추락했고, 코인 등 자산 시장도 폭락했다. 특히 국내에 투자중인 외국인들의 이탈 조짐이 심상치 않다.
4일 오전 주식시장이 열리자마자 코스피는 한때 2% 가까이 폭락하다가, 전일 대비 36.10포인트(1.44%) 떨어진 2464포인트로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 3일 밤 한때 1440원까지 치솟다가, 4일에는 1410원선에서 움직였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이날 하루동안 4088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팔아 치웠다. 개인과 기관이 주식을 사들였지만, 주가 폭락을 막지는 못했다.
문제는 이같은 시장의 불안과 혼란이 장기화될 가능성이다. 내년 1%대 경제성장률 전망과 함께 극심한 내수 침체와 수출 감소에 따른 경제위기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의 계엄선포와 탄핵 소추에 따른 정치적 불안정성이 경제 위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4대 그룹의 재무담당 고위임원 E씨도 "국내 정치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더 커지면서, 내년 경제전망을 비롯한 모든 계획을 다시 짜야할 수도 있다"라면서 "경제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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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경제위기 앞당긴다", 시장도 등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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