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앙마이에서 치앙라이로 가는 버스는 3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다.
이승숙
태국을 몇 번 여행한 적이 있어 이 나라 음식이 낯설지는 않다. 길거리의 후줄근한 식당 음식도 거리낌 없이 먹는 우리다. 때마침 식당이 보였다. 반찬을 여럿 진열해 놓고 손님이 취향껏 고른 반찬을 밥 위에 얹어주는 덮밥집이다.
닭고기 볶음도 있고 돼지고기 요리도 있다. 생선도 있고 야채 볶음도 있다. 우리는 각자 입맛에 맞을 듯한 반찬을 각각 세 개씩 골랐다. 물도 한 병 시켰다. 우리나라는 물을 그냥 주는데 태국에선 공짜가 없다. 그래서 생수도 한 병 주문했다.
골고루 골라 먹는 태국 음식
손님이 고른 반찬을 밥과 함께 내는 이 음식은 우리나라로 치면 백반과 얼추 비슷할 것 같다. 단품 요리가 아니라 반찬을 골고루 먹을 수 있어 좋은 이 메뉴는 태국과 인접한 다른 나라에도 있었다. 베트남에서도 인도네시아에서도 이런 형식의 메뉴가 있었다.
이 메뉴는 실패할 확률이 낮다. 입맛에 맞을 듯한 반찬을 눈으로 보고 직접 고르기 때문이다. 설혹 입맛에 맞지 않으면 일행과 나눠 먹거나 바꿔 먹으면 된다. 나도 내 입맛에 맞지 않는 반찬은 남편에게 슬쩍 넘겨주기도 한다.

▲ 태국 음식
이승숙

▲ 태국 음식
이승숙
밥을 먹고 있는데 작은 새들이 포르르 날아왔다가 날아가곤 했다. 새들은 맞은편에 있는 빈 접시를 찾아왔다. 밥을 먹고 난 빈 접시에는 밥알이 몇 개 붙어 있었다. 그걸 노리고 새들이 날아왔던 것이다.
몇 번 날아와 주위를 살핀 새들은 별로 걱정할 게 없다는 걸 알았는지 빈 접시에 붙어있는 밥알을 떼어 물고 간다. 남아있는 밥알도 몇 개 없는데, 걱정된 남편이 밥을 조금 덜어서 그 접시에 놔주었다. 새들은 연신 날아와서 밥알을 물고 간다. 밥 먹는 것보다 새 보는 재미가 더 컸다.

▲ 빈 접시에 붙어있는 밥알을 물어가려고 날아온 새.
이승숙
치앙마이에서 치앙라이까지는 버스로 약 3시간 40분 쯤 걸린다. 우리나라 같으면 2시간 정도면 도착할 거리인데 도로 상태의 문제인지 아니면 차가 안 좋아서 그런 건지 그도 아니면 법적으로 규정 속도가 있는 건지 버스가 속도를 내지 않았다. 아마도 시속 60킬로미터 정도로 달리는 것 같았다.
쭉쭉 뻗은 길에 쌩쌩 달리는 우리나라의 차만 보다가 이렇게 조금 느린 버스를 타고 있자니 좀 갑갑증이 났다. 그래도 지루하지는 않았다. 어젯밤에 비행기를 타고 올 때는 밖이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여 지루했는데 낮에 버스를 타고 가니 바깥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가다 보니 어느새 치앙라이였다.
다시 찾은 치앙라이는 작년과 그대로였다. 눈에 익은 거리며 건물들이 반가웠다. 이제 석 달 동안 이 도시에서 지내며 한국에 봄이 오기를 기다릴 것이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한국의 우리 집에서 살고 겨울 석 달은 치앙라이에서 지내니, 여기에 내 집이 있는 듯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모든 일을 '놀이'처럼 합니다.
신명나게 살다보면 내 삶의 키도 따라서 클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오늘도 뭐 재미있는 일이 없나 살핍니다.
이웃과 함께 재미있게 사는 게 목표입니다.
아침이 반갑고 저녁은 평온합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