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다르게 시작되는 태국의 아침

[태국 치앙라이 겨울살] 치앙마이에서 치앙라이로 가는 버스

등록 2024.12.06 13:27수정 2024.12.0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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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간으로 오전 1시 넘어 태국 치앙마이에 도착했다. 태국 시간으로는 밤 11시가 넘어 있었다. 한국에서 태국으로 오느라 고생한 우리는 예약해 둔 호텔에 도착하자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피로를 푸는 데는 잠이 최고이니 다른 것은 돌아보지 않고 잠을 잤다.

부스럭대는 소리에 잠이 깼다. 아침잠이 없는 남편이 그새 일어났나 보다. 매일 일어나던 시간이 되니 저절로 눈이 뜨였는지 채 04시(한국 시간 06시)도 안 된 시간인데도 남편은 일어났다. 잠을 푹 자야 여행으로 인한 피로가 풀릴 텐데 싶었지만 나도 따라서 일어났다. 나 역시 아직은 한국의 시간에 맞춰 몸이 반응하고 있었다.


태국 치앙마이의 아침

창밖은 아직 어두웠다. 아침이 일찍 시작되는 남쪽 나라라고 하더라도 지금 시간은 너무 이르다. 우리는 좀 더 있다가 밖에 나가기로 하고 다시 이불을 끌어당겨 덮었다.

 태국 치앙마이 3 버스터미널 앞 길거리
▲ 태국 치앙마이 3 버스터미널 앞 길거리 이승숙

해가 뜨고 하루가 시작되었다. 치앙라이행 버스 표를 끊어야 한다면서 남편은 버스 터미널로 가자고 했다. 이제 막 해가 떴을 뿐인데, 아직 터미널이 문을 열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 나는 좀 더 있다 가자고 말렸다. 그런데 그것은 나의 오판이었다. 이곳 사람들은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지 터미널은 문을 열었고 8시 쯤에 갔을 때는 오전에 출발하는 버스 표는 이미 매진되고 없었다.

"거 봐. 여기는 태국이지 우리나라가 아니야. 여기선 아침이 일찍 시작된다고."

내 말을 듣고 표를 사러 가지 않았던 남편이 나를 책망했다. 다행히 12시 30분에 출발하는 버스는 자리가 있었다. 버스표도 끊어 놨으니 이제는 염려가 없다. 출발 시간까지 4시간도 더 남았다. 마음이 넉넉해진 우리는 그제야 아침밥을 먹을 만한 곳이 없을까 주변을 둘러봤다.


 치앙마이에서 치앙라이로 가는 버스는 3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다.
▲ 치앙마이에서 치앙라이로 가는 버스는 3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다. 이승숙

태국을 몇 번 여행한 적이 있어 이 나라 음식이 낯설지는 않다. 길거리의 후줄근한 식당 음식도 거리낌 없이 먹는 우리다. 때마침 식당이 보였다. 반찬을 여럿 진열해 놓고 손님이 취향껏 고른 반찬을 밥 위에 얹어주는 덮밥집이다.

닭고기 볶음도 있고 돼지고기 요리도 있다. 생선도 있고 야채 볶음도 있다. 우리는 각자 입맛에 맞을 듯한 반찬을 각각 세 개씩 골랐다. 물도 한 병 시켰다. 우리나라는 물을 그냥 주는데 태국에선 공짜가 없다. 그래서 생수도 한 병 주문했다.


골고루 골라 먹는 태국 음식

손님이 고른 반찬을 밥과 함께 내는 이 음식은 우리나라로 치면 백반과 얼추 비슷할 것 같다. 단품 요리가 아니라 반찬을 골고루 먹을 수 있어 좋은 이 메뉴는 태국과 인접한 다른 나라에도 있었다. 베트남에서도 인도네시아에서도 이런 형식의 메뉴가 있었다.

이 메뉴는 실패할 확률이 낮다. 입맛에 맞을 듯한 반찬을 눈으로 보고 직접 고르기 때문이다. 설혹 입맛에 맞지 않으면 일행과 나눠 먹거나 바꿔 먹으면 된다. 나도 내 입맛에 맞지 않는 반찬은 남편에게 슬쩍 넘겨주기도 한다.

 태국 음식
▲ 태국 음식 이승숙

 태국 음식
▲ 태국 음식 이승숙

밥을 먹고 있는데 작은 새들이 포르르 날아왔다가 날아가곤 했다. 새들은 맞은편에 있는 빈 접시를 찾아왔다. 밥을 먹고 난 빈 접시에는 밥알이 몇 개 붙어 있었다. 그걸 노리고 새들이 날아왔던 것이다.

몇 번 날아와 주위를 살핀 새들은 별로 걱정할 게 없다는 걸 알았는지 빈 접시에 붙어있는 밥알을 떼어 물고 간다. 남아있는 밥알도 몇 개 없는데, 걱정된 남편이 밥을 조금 덜어서 그 접시에 놔주었다. 새들은 연신 날아와서 밥알을 물고 간다. 밥 먹는 것보다 새 보는 재미가 더 컸다.

 빈 접시에 붙어있는 밥알을 물어가려고 날아온 새.
▲ 빈 접시에 붙어있는 밥알을 물어가려고 날아온 새. 이승숙

치앙마이에서 치앙라이까지는 버스로 약 3시간 40분 쯤 걸린다. 우리나라 같으면 2시간 정도면 도착할 거리인데 도로 상태의 문제인지 아니면 차가 안 좋아서 그런 건지 그도 아니면 법적으로 규정 속도가 있는 건지 버스가 속도를 내지 않았다. 아마도 시속 60킬로미터 정도로 달리는 것 같았다.

쭉쭉 뻗은 길에 쌩쌩 달리는 우리나라의 차만 보다가 이렇게 조금 느린 버스를 타고 있자니 좀 갑갑증이 났다. 그래도 지루하지는 않았다. 어젯밤에 비행기를 타고 올 때는 밖이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여 지루했는데 낮에 버스를 타고 가니 바깥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가다 보니 어느새 치앙라이였다.

다시 찾은 치앙라이는 작년과 그대로였다. 눈에 익은 거리며 건물들이 반가웠다. ​이제 석 달 동안 이 도시에서 지내며 한국에 봄이 오기를 기다릴 것이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한국의 우리 집에서 살고 겨울 석 달은 치앙라이에서 지내니, 여기에 내 집이 있는 듯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동남아겨울살이 #태국치앙라이 #치앙라이 #태국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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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을 '놀이'처럼 합니다. 신명나게 살다보면 내 삶의 키도 따라서 클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오늘도 뭐 재미있는 일이 없나 살핍니다. 이웃과 함께 재미있게 사는 게 목표입니다. 아침이 반갑고 저녁은 평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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