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계엄 관련 긴급 성명을 발표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방문 목적과 경호에 대한 사전 협의 없이는 대통령의 안전 문제를 담보하기가 어렵다”라며 “국회 방문 계획이 있다면 유보해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유성호
우원식 국회의장이 6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회 방문 계획이 있다면 유보해주시기를 요청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국회를 찾아 여당이 진행 중인 의원총회에 직접 참석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계획 철회'를 요구한 셈이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3시 20분께 국회 본청 의장접견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일 "비상계엄 해제 이후 상황이 혼란해 국민들께 드리는 긴급 담화문을 준비했다"며 특히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 대한 추측 보도가 잇따르고 있고 이것 역시 혼란스러워서 제 입장을 밝히겠다"며 입을 뗐다.
우 의장은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 대해 연락을 받은 게 없다. 다만 방문하시더라도 경호 관련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방문 목적과 경호에 대한 사전 협의 없이는 대통령의 안전 문제를 담보하기 어렵다"며 계획 유보를 요청했다. 국회는 '헬기 착륙 방지' 목적으로, 국회 잔디 광장과 운동장에 대형버스도 배치한 상태다.
우 의장은 또 "대한민국은 식민과 전쟁, 분단과 독재라는 근현대사의 비극과 불행을 딛고 선진국에 진입했다"며 "그 힘은 온전히 국민에게서 나왔고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이 역사를 부정한 것이자 국민의 자긍심에 큰 상처를 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의장은 더욱 국민을 믿고 반드시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현 사태에 임하고 있다"며 "제2의 비상계엄은 있을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우 의장은 그러면서 "만에 하나 또 한번 계엄선포라는 대통령의 오판이 있다면 의장과 의원들은 모든 것을 걸고 이를 막아낼 것"이라며 "반드시 국회를 사수하고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특별히 군경에 당부한다. 지난 12월 4일 새벽, 국회 계엄해제안 결의에 따라 즉각 철수한 것은 민주주의와 함께 성숙한 군의 모습을 보인 것"이라며 "군은 국민의 군대, 경찰은 국민을 지켜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군경은 헌법이 정한 자신의 자리를 이탈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 우원식 "제2의 비상계엄, 모든 걸 걸고 막아낼 것" ⓒ 유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