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대 증원과 관련해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9월 6일 대구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의사 가운과 국가고시를 위한 서적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12.3 내란 이후, 의료계의 성명이 이어졌습니다. 서울의대교수비대위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과 한 대표의 반헌법적 조치를 깊이 우려하며 강력히 규탄한다. 법적 근거 없는 권력 분배 시도 역시 용납될 수 없다'며 '즉흥적이고 일방적인 의료 개혁을 중단하고, 의료 대란에 대한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환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의료 현장을 회복시키는 데 전념해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12월 8일 마로니에 공원 앞 '젊은 의사의 기본권 사수 집회'에 모인 800여 명의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윤석열 정부는 무너지는 대한민국 의료 현실을 직시하고 의료 정책 실패를 인정하라'며 '비상계엄'은 일방적 의료정책 강행과 놀랍게 닮았다. 비정상적으로 추진된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을 중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지난 2월 의정갈등이 시작된 이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라는 큰 틀에서의 의료계 주장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휴학한 24학번 3000여 명과 증원된 25학번 4500명을 더한 7500명을 동시에 수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2025학년도 모집정지'라는 주장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간 상황입니다.
반면, 40개 의과대학 학생을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은 '25, 26학년도 중 한 해에는 모집정지가 불가피하다'고 발표해 25학년도 이외에 26학년도 모집정지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었습니다.
'모집정지'는 비현실적인 일만은 아닙니다. 2023년 대원대 간호대가 평가 취소로 수시 1차 합격자를 취소시킨 전례가 있으며, 1990년 세종대학교와, 1968년 일본 동경대 의과대학이 여러 이유로 한 학번을 모집하지 않은 바 있습니다.
의정갈등의 '질서 있는 해결'은 필요하다
이 모든 혼란은 윤석열 개인의 충동적이며,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이며, 실현 불가능하고, 합의 과정이 부재했던 '2000명 의대 증원(70% 증원)' 때문입니다.
그러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나 모집정지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25학번이 구체화하기 전에는 백지화가 가능한 주장이지만, 이미 수시 합격생이 나온 지금은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25학번'이라는 추상화된 이들일 때는 가능했던 주장이, 한 명 한 명의 '사람' 이 되었을 때는 그들의 노력과 고통을 고려하면 상당히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분명 24학번 3000여 명과, 25학번 4500여 명을 현실적으로 교육할 수도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타 단과대학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으나, 고등학교같이 빼곡한 시간표를 가졌고, 병원 실습과 해부 실습 등이 필수적인 의대에서는 정말 '물리적으로' 양질의 의사를 양성하기 불가능합니다.
그렇기에 '의대협' 등에서 제시한 다른 목소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실체화된 25학번을 모집 정지하기 어렵다면, 25학번은 합격을 보장받는 대신 1년간 학교교육 외의 활동으로 안식년을 갖고, 대신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26학번을 모집 정지하는 것입니다. 여러 집단에서 고통을 분담하여 최악의 사태만은 피하자는 합리적인 고민이 담겨있습니다.
내란에 동조한 한동훈 대표와 한덕수 총리의 '윤석열의 질서 있는 퇴진'은 궤변입니다. 국민은 그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부여한 적이 없으며, 탄핵만이 헌법이 정한 유일한 질서 있는 퇴진입니다.
환자의 피해가 계속되고, 의료 현장이 파괴되고 있는 현재의 의정갈등이야말로 그들의 말대로 '중지를 모아' '질서 있는 해결' 이 진정 필요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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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의정 갈등은 '질서 있는 해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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