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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선배' 지역구 찾아간 대학생들 "비겁한 변명 말고 바른길로"

연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동참 요구... "곧 신입생 오는데, 선배님 뭐라 소개해야 하나"

등록 2024.12.11 14:34수정 2024.12.1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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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훈·박정하·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왼쪽부터)의 지역구 사무실에 각 의원의 출신 대학 학생들이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박정훈·박정하·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왼쪽부터)의 지역구 사무실에 각 의원의 출신 대학 학생들이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김정원·오은찬·이진 제공

대학생들이 같은 대학 출신의 국민의힘 의원들의 지역구 사무실을 찾아 대자보를 연이어 붙이고 있다. 12.3 내란 사태의 우두머리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 참여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고려대 학생 오은찬(19학번)씨, 연세대 학생 김정원(24학번)씨, 이화여대 학생 이진(21학번)씨는 10일 각각 박정하(고려대 85학번)·박정훈(연세대 90학번)·조은희(이화여대 85학번)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대자보를 붙이거나 내용을 발표했다.

전날 서울대 학생 전찬범(21학번)씨도 신동욱 의원(서울대 84학번)의 지역구 사무실에 대자보를 붙인 바 있다. 이날 대자보를 붙인 이진씨는 "서울대 전찬범 학생이 행동한 것을 보고 용기를 냈다"라고 전했다(관련기사 : 신동욱 사무실에 대자보 붙인 서울대생 "동참해달라" https://omn.kr/2bchd).

오씨는 대자보를 통해 "박정하 의원님, 선배님의 고려대 후배로서 선배님께서 바른길로 돌아오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렇게 편지를 드린다"라며 "아직 늦지 않았다. 부디 민심을 외면하지 말고 바른길로 돌아와 달라"라고 밝혔다.

김씨 역시 "박정훈 의원님, 정말 당론이 이 국가보다, 국민들의 삶보다 중요한가"라며 "연세대에는 이한열 동산이 있다. 학교 축제에서 '하늘에 계신 윤동주 선배님께 바칩니다'를 외치며 서시를 불렀다. 선배님, 정말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으신가"라고 꼬집었다.

이씨도 "조은희 의원님, 지금 이화여대는 모든 건물 벽면마다 학우들이 쓴 대자보가 빼곡하게 붙어 있다. 민주주의가 버젓이 훼손됨에 주권자들이 분노하고 좌절할 때 선배님은 어디 계셨나"라며 "봄이 오면 꿈을 가진 후배들이 이화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입학할 텐데 그 후배들에게 저희는 선배님을 어떻게 소개해야 하나. 매일 국회 앞에 국민이 모여 추위에도 꺼지지 않는 생명력과 열기를 뿜어내는 지금, 선배님은 어디에 계십니까"라고 강조했다.

아래 세 학생의 대자보 전문(대학명 순)이다.


 고려대 재학생 오은찬(사회학과, 19학번)씩 10일 오후 1시 30분 학교 선배이기도 한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농업경제학과, 85학번)의 강원 원주시 지역구 사무실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 참여를 요청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고려대 재학생 오은찬(사회학과, 19학번)씩 10일 오후 1시 30분 학교 선배이기도 한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농업경제학과, 85학번)의 강원 원주시 지역구 사무실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 참여를 요청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오은찬 제공

박정하 의원님, "바른"길로 돌아오십시오
선배님께 후배가 진심을 담아 드리는 편지

박정하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선배님의 고려대학교 후배로서, 선배님께서 바른길로 돌아오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렇게 편지를 드립니다.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시도 이후 한국사는 민주화냐 야만이냐는 갈림길로 급격히 떠밀리게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4일 새벽에 국회의원 190인의 신속한 대응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었고, 1987년 민주화가 한순간에 무너질 위험은 '유보'되었습니다. 저는 그날 국회 앞을 지킨 한 명의 국민으로서 저와 함께 국회 앞을 지키던 우리 국민들, 그리고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빠르게 행동한 우리 국회의원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때 국회의원 190인 중에는 국민의힘 의원 18명도 있었습니다. 그중 선배님도 있었습니다. 그날 제가 느낀 감정은 한 마디로 자랑스러움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진행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선배님도 잘 아실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무책임하게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습니다. 불행히도 7일 저녁에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전원이 국회 표결에 불참함으로써 탄핵소추안이 불성립되었습니다. 이러한 추태는 전혀 국민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었고, 민주적이지도 않았으며,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것처럼 "질서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국회는 4일 새벽에 민주화를 지켜낸 자랑스러운 공간에서, 7일 저녁에 민주화를 무너뜨릴 위험을 다시 불러낸 부끄러운 공간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때 국민의힘은 국민이 아닌 정당을, 민주주의가 아닌 당론을 선택했습니다. 그중 선배님도 있었습니다. 그날 제가 느낀 감정은 한 마디로 부끄러움이었습니다.

저는 선배님께서 그간 바른길을 추구해 오신 줄로 압니다. 선배님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하셨습니다. 선배님은 양심을 지키는 정치인이고자 하셨습니다. 선배님은 21대 총선 당시 후보로 출마하며 "민심이 이깁니다!"라는 문구를 내거셨습니다. 선배님은 민심을 대변하는 정치인이고자 하셨습니다. 현재 국민의힘이 "탄핵 트라우마"라는 비겁한 변명을 앞세우기 급급한 것과 달리 저는 선배님이 정당보다 국민을, 당론보다 민주주의를 선택해오셨다고 믿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부디 민심을 외면하지 말고 바른길로 돌아와주십시오. 국민의힘은 7일 저녁에 바른길을 이탈하고 국민을 배신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뜻 말고 어떤 다른 "바른" 길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선배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부디 "민심이 이깁니다!"라는 문구를 되새겨주십시오. 선배님은 민심의 편에 서시겠습니까, 아니면 침몰하는 배와 함께 가라앉으시겠습니까? 현 상황에서 탄핵 말고 다른 "질서 있는 퇴진"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다음 탄핵소추안 표결에 꼭 참여하여 찬성해주십시오. 그리고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도 계속 설득해주십시오. 부끄러움을 다시 자랑스러움으로 만들어주십시오.

저 역시 잘 압니다. 부끄럽지 않게 산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바른길을 선택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한지를 압니다. 선배님도 고대인으로서 1960년 4월 18일에 대해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고려대학교 후배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을 담아 이렇게 호소합니다. 부디 역사 앞에 사유하고 결단해주십시오. 한국사에 선배님의 이름을 어떻게 남겨야 할지에 대해서 깊이 고민해주십시오.

2024년 12월 10일, 고려대학교 후배, 오은찬 드림

 연세대 학생 김정원(사회학과, 24학번)씨가 10일 오후 2시 학교 선배이기도 한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행정학과, 90학번)의 서울 송파고 지역구 사무실 앞 벽면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요청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연세대 학생 김정원(사회학과, 24학번)씨가 10일 오후 2시 학교 선배이기도 한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행정학과, 90학번)의 서울 송파고 지역구 사무실 앞 벽면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요청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김정원 제공

정말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습니까?
국민을 위한 국회의원으로 남아주실 박정훈 의원님께

박정훈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의원님의 연세대학교 후배인 김정원이라고 합니다. 의원님께 서도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사실을 아실 겁니다. 그 뉴스를 보고 혹시 정말 전쟁이 발발한 건지, 국가 비상사태가 온 것은 아닌지 몹시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이 계엄이 적합한 사유가 없는 계엄인 것을 알고, 군경이 유리를 깨고 국회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다른 의미로 두려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정말 다행히도 계엄은 6시간 만에 해제되었습니다. 시민들이 국회로 달려갔음에도 심각한 정도의 무력 충돌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국민이 피 흘려 지켜낸 민주주의가 이렇게 쉽게 흔들릴 수 있었다는 사실이 두려웠습니다. 한 사람의 선택으로 인해 이렇게 쉽게 민주주의가 손상될 수 있다는 증거를 본 것이 두려웠습니다. 의원님께서도 그 사실을 아시기에 비상 계엄 해제 요구안에 찬성하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것이 명백한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이기에, 탄핵소추안 역시 가결될 거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탄핵소추안 표결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었습니다. 저는 그 시간에 국회의사당 앞에 있었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것이 국민의 힘이 선택한 그들의 당론이라 하였습니다. 그러니 감히 박정훈 의원님께, 국민의 힘에게 여쭤보고 싶습니다. 정말 당론이 이 국가보다, 국민들의 삶보다 중요한 것입니까? 국민의 뜻보다. 나라를 혼란케 한 사람 하나가 더 중요합니까? 단지 스스로의 안위를 위해 국회의원으로 출마하신 것입니까?

의원님, 연세대학교에는 이한열 동산이 있습니다. 저는 이 학교에 입학한 후 첫 캠퍼스 투어에서 이한열 동산을 향했습니다. 한때 민주주의를 위해 피흘렸던 선배의 흔적을 보았습니다. 학교 축제에서 하늘에 계신 윤동주 선배님께 바칩니다를 외치며 서시를 불렀습니다. 일제 강점기, 독립 을 위해 힘쓴 선배의 흔적을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니 선배님. 학교 후배로서 감히 한 번 더 여쭤보고 싶습니다. 정말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으십니까?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얻어진 민주주의보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 힘의 안위가 더 중요합니까?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해 주시길 바랍니다. 내란의 동조자가 아닌, 국민을 위한 국회의원으로 남아 주시길 바랍니다. 비상 계엄 해제 요구안에 찬성하셨던 그 용기를 다시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잠깐의 안위에 국민의 안녕을 포기하지 말아 주십시오. 정말 대한민국을 위한 선택을 부탁드립니다.

의원님의 후배, 김정원 올림.

 고려대 재학생 오은찬(사회학과, 19학번)씩 10일 오후 1시 30분 학교 선배이기도 한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농업경제학과, 85학번)의 강원 원주시 지역구 사무실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 참여를 요청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고려대 재학생 오은찬(사회학과, 19학번)씩 10일 오후 1시 30분 학교 선배이기도 한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농업경제학과, 85학번)의 강원 원주시 지역구 사무실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 참여를 요청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오은찬 제공

이화의 이름으로 묻겠습니다. 선배님은 어디에 계시렵니까?
조은희 의원님께 부쳐

국민의힘 서초구 갑 조은희 의원님께. 안녕하십니까, 의원님. 저는 의원님이 졸업하신 이화여자대학교에 재학 중인 후배 이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선배님"이라는 호칭이 저는 오늘 부끄럽습니다. 학교뿐만 아니라 학과 또한 저와 같은 영어영문학부를 졸업하신 의원님께서, 12월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으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순간의 심정은 참담하다는 말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부끄러움에도 불구하고 여쭤보지 않을 수 없는 질문들이 있어 이렇게 제 이름을 걸고 글을 씁니다.

12월 3일 밤 10시 반, 그 시각 선배님은 어디에 계셨습니까? 윤석열 현 대통령이 적법한 절차도 명분도 무시한 위헌적인 계엄령을 선포한 그때 어디에 계셨습니까? 시민들을 국회 앞으로 뛰쳐나오게 하고 또 각자의 집에서 잠 못 이루게 한 까마득한 공포를 선배님은 느끼지 못하셨습니까? 저 또한 국회 정문 앞에 서서, 계엄군이 민의의 전당을 휩쓰는 믿기지 못할 광경을 지켜보았던 새벽, 우리나라가 45년 전의 독재 정권 치하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내가, 내 친구와 가족이, 내일 아침은 무사히 맞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던 새벽, 대한민국 전체를 휩쌌던 불안도 두려움도 닿지 못하는 그런 곳에 계셨습니까?

그리고 지난 12월 7일,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 104인과 함께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표결만을 마치고 국회의사당을 나가, 부결도 아닌 투표 불성립으로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폐기될 때까지 끝내 돌아오지 않으신 선배님은 어디에 계셨습니까? 야당 의원님들이, 국회 앞에 구름처럼 모인 시민들이 선배님의 성함을 애타게 부르고 또 불렀을 때, 국민의힘 당사에는 그 간절한 목소리가 닿지 않았습니까?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뜻에 따른 선거로 선출된 국회의원이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방기하신 채, 민주주의가 버젓이 훼손됨에 주권자들이 분노하고 좌절할 때 선배님은 어디에 계셨습니까?

선배님은 이화를 기억하십니까? 지금 이화여대에는 모든 건물 벽면마다 학우들이 쓴 대자보가 빼곡하게 붙었습니다. 학우들이 과제와 시험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지금도, 저와 함께 수학한 동기들은 졸업을 준비하고, 봄이 오면 꿈을 가진 후배들이 이화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입학하겠지요. 그 후배들에게 저희는 선배님을 어떻게 소개해야 합니까? 매일 국회 앞에 국민들이 모여 추위에도 꺼지지 않는 생명력과 열기를 뿜어내는 지금, 선배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입학하며 한때 기자를 꿈꿨던 저는 언론인이야말로 현재에 가장 예민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기자로 활동하시던 기간을 지나 정계에 입문한 뒤, 서초구청장으로서 구민들의 민원과 요구에 진실하게 귀를 기울여 서초구 국회의원직에 당선되신 선배님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정당과 정치색에 관계없이 국민들이 한 목소리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국회를 바라보고 있는 지금, 가장 빠르고 "질서 있는 퇴진"의 길은 탄핵밖에는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국회에서 또다시 상정될 것입니다. 그때에 선배님은 어디에 계시렵니까?

미국의 시인 랭스턴 휴즈는 노래했습니다. "민주주의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 타협과 공포로는." 우리가 "두 발로 서 이 땅을 소유할 때" 비로소 올 것입니다. 언제나 해방에 앞장서온 이화에게, 세상은 또다시 묻고 있습니다. 이화의 이름으로 묻겠습니다. 선배님께서는 어떻게 답하시렵니까?

조은희 의원님께,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부 21학번 이진 드림.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박정하 #박정훈 #조은희 #윤석열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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