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퇴진을 위해 행동하는 청년들 주최로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
이정민
이 새로운 세대들이 기획한 국민의힘 장례식은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넘쳤다. 지금까지 전혀 본 적 없는 기자회견이었다. 검은 옷을 입은 청년들이 흰색 리본을 달고 '인간 근조화환'이라 박박 우기는가 하면, 대전에서 실제 장례지도사로 일한다는 한 남성 청년은 "직업 정신을 발휘하겠다"며 죽은 이의 이름표라는 대형 '명정'을 바리바리 싸 들고 펼쳐놓고는 장중한 곡소리를 해 좌중을 웃겼다.
테블릿 PC에 '윤 탄핵 안 해? 액션빔!'이라고 적은 화면을 들고 있던 한 20대 여성 대학생은 "촛불집회에서 진화한 응원봉 집회도, 오늘의 장례식도, 자발적이기 때문에 새로운 것 아닐까요"라고 웃었다.
새로운 세대의 '국민의힘 장례식'… "네가 아닌, 헌정 질서에 대한 애도야!"
청년들의 세련된 시민 의식도 눈에 띄었다. 청년들이 1시간 넘게 국민의힘 장례식을 진행하는 동안 총 3명의 어르신이 욕지거리를 하며 다가왔지만, 청년들은 "윤석열 탄핵"을 외칠 뿐 대거리를 하지 않았다. 방해하려는 어르신들을 정중하게 막아서고 다른 길로 안내했다. 택시를 몰던 한 운전사는 창을 내리고 "파이팅"을 외친 뒤 청년들의 기자회견 현장을 떠났다. 청년들은 멀어져 가는 택시 뒤꽁무니를 향해 응원봉과 손피켓을 흔들며 "와!"하고 또 한 번 환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