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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의 새빨간 거짓말... 그들의 진짜 노림수

"비상계엄이 고도의 정치행위"란 발언은 5.18 판결문 왜곡... 거짓말 퍼트리기 시작한 윤석열 지지자들

등록 2024.12.12 09:03수정 2024.12.1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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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문에 나서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문에 나서고 있다. 남소연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서 지옥의 가장 밑바닥인 9층은 배신자와 반역자가 벌 받는 곳이다. 그리고 바로 위인 8층에선 사기꾼과 거짓말쟁이가 죗값을 치른다. 중세인들도 반역자와 거짓말쟁이는 가깝다고 여겼나 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며 이렇게 말했다.

"1997년 대법원 판례를 보면, 비상계엄은 고도의 정치 행위, 통치 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알고 계십니까?"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 행위 관련 긴급 현안 질문'을 진행했는데 윤상현 의원이 박성재 법무부장관에게 질문한 것이다. 그가 말하는 대법원 판례는 1997년 확정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판결을 가리킨다. 그는 이 판결 내용이라며 "고도의 정치 행위는 사법 심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대법원 판결은 전두환과 신군부가 1980년 5월 17일 실시한 '비상계엄의 전국 확대'를 '내란죄의 폭동'에 해당한다고 봤다.

문해력 의심되는 윤상현 의원의 발언

 더불어민주당 박균택(광주 광주구갑) 의원과 소속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대통령 내란 사태를 옹호하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가 이어지자 항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균택(광주 광주구갑) 의원과 소속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12.3 윤석열 대통령 내란 사태를 옹호하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가 이어지자 항의하고 있다.유성호

기왕지사 윤상현 의원 덕분에 공부한다 치고 판결문을 꼼꼼히 들여봤다. 판결문에 이런 대목이 있기는 하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나 확대 행위는 고도의 정치적·군사적 성격을 지닌 행위이므로,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된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은 한 계엄선포나 확대의 정당성에 대해 판단할 권한이 사법부에 없다."

윤상현 의원은 이 대목에서 "비상계엄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이므로 사법부가 심사할 수 없다"는 논리를 끄집어냈다. 하지만 이런 식의 해석은 고의가 아니라면 문해력이 심히 의심된다.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한"이라는 내용을 빼버렸기 때문이다. 윤석열의 이번 계엄은 헌법과 계엄법상 계엄 선포의 요건도, 절차도 지키지 않아 위헌이며 불법이다. 이미 수많은 법학자와 법조인이 지적했으니 덧붙일 말도 없다.


그리고 5.18 판결문은 저 대목 바로 뒤에 이렇게 썼다. "비상계엄의 선포나 확대가 국헌문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행해진 경우, 법원은 그 자체가 범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사할 수 있다". 판결문은 '국헌문란'이란 "헌법으로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으로 전복하거나 기능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라 규정하고 있다.

12.3 내란 사태에서 윤석열은 계엄군에게 국회를 봉쇄하고 "문을 부수고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 명백한 국헌문란 목적으로 불법행위를 지시한 것이다. 계엄 하에서도 헌법과 법률로 보호받는 국회를 침탈한 것이 국헌문란이 아니면 뭔가.


5.18 판결문이 전두환 일당에게 지적한 거의 모든 범죄사실이 윤석열에게도 해당된다. 원론적으로 비상계엄이 정치적 행위냐 아니냐는 전혀 중요치 않다. 12.3 비상계엄이 불법이란 점이 핵심이다.

거짓말로 내란 옹호 세력 결집 중... 14일 윤석열 반드시 탄핵해야

"국민의힘 탄핵투표해라!"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탄핵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본희의장을 떠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투표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탄핵투표해라!"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탄핵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본희의장을 떠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투표참여를 요구하고 있다.이정민

전두환의 옛 사위 윤상현은 전두환을 내란 수괴로 처벌한 그 판례를 가져다 윤석열을 비호하려다가 그의 죄상만 더 뚜렷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내란 옹호세력들은 5.18 판결문을 왜곡해서라도 "비상계엄은 고도의 정치행위"라는 말을 퍼뜨리는 게 중요하다. 이미 맹목적 윤석열 지지자들은 뉴스 댓글창과 단체톡방에 저 말을 퍼트리고 있다.

지난 7일에 탄핵안이 통과되지 않으면서 내란 옹호세력들에게 전열을 정비하고 거짓말로 방패를 삼을 시간을 벌어주었다. 윤상현 의원만 해도 지난 주에는 "비상계엄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며 엎드리더니, 이제 고개 들고 윤석열을 지키겠다 나선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 권한이 자기에게 온 양 착각할 때 윤석열은 "사퇴는 없다"는 메시지를 지지자들에게 보냈다. 윤석열은 법적 책임을 지겠다더니 대통령실 압수수색도 방해했다. 윤석열은 지지 세력 결집이 시간문제라 여기고 있다. 그래서 기필코 이번 주엔 탄핵안을 통과시켜야만 한다. 안 그러면 대한민국은 정말 길고 어두운 무질서에 빠질 수 있다.

국민을 배신해 내란을 일으킨 대통령과, 거짓말로 그 내란을 옹호하는 여당 국회의원. 단테의 지옥까지 갈 필요도 없다. 민주공화국의 법질서와 시민의 힘으로 심판하자. 윤석열을 탄핵하고 감옥으로 보내자.
덧붙이는 글 필자는 <기본소득이 세상을 바꾼다> 지은이입니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윤석열탄핵 #비상계엄이고도의정치행위 #윤상현국민의힘 #123내란 #518민주화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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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기본소득정책연구소장. <기본소득이 세상을 바꾼다><기본소득 쫌 아는 10대> <세월호를 기록하다>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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