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들기 전에 우리부터 돌아봐야" 한기총의 문제적 메시지

[주장] 성탄절 메시지, 화해 명분으로 12.3 내란 사태 문제 본질 호도... 한교총은 침묵

등록 2024.12.13 11:43수정 2024.12.1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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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아래 한기총)가 지난 12월 10일 2024년 성탄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라는 빌립보서 구절로 시작된 이번 메시지는 최근 비상계엄 시국에 대한 한국 기독교계 입장을 드러냈다.

한기총은 이번 성명에 성탄절 메시지라는 형식을 빌려 계엄사태와 정치적 대립을 언급하며 화해와 용서를 촉구했다. 그러나 내용을 살펴보면, 겉으로는 온유와 용서 등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면서도 본질은 계엄 사태와 관련된 권력자의 잘못과 책임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서로가 화해하지 못하고, 양보하지 못하며 싸움을 일삼고 대립하는 것에 대해 회개하고, 누구의 탓을 하기 전에 국가와 지도자를 위한 우리의 기도가 부족했음을 시인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한기총은 계엄 사태의 문제와 책임 주체를 명확히 언급하지 않고 갈등의 양측 모두 동일한 잘못이 있는 듯한 뉘앙스를 취한다. "서로의 권한만 남용한 결과"라며 문제 원인을 애매하게 표현하며 실제로 계엄 사태를 책임져야 할 권력자에 대한 비판은 회피한다.

그러나 지금은 국민이 양도한 권한의 칼로 남을 찌를 때가 아니라 일의 경위를 살피고, 수습하며, 정국을 바르고 안정되게 해야 합니다. 간음한 여인을 향해 성난 군중들이 율법대로 돌로 치려 할 때, 예수님은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하셨습니다. 우리는 돌을 들기 전에 먼저 우리의 무관심을 돌아봐야 합니다.

"국민이 양도한 권한의 칼로 남을 찌를 때가 아니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초유의 계엄 사태가 단지 정치적 쟁점인 것처럼 본질을 호도한다. 헌법 유린 및 민주적 질서 파괴를 불러온 정권의 범죄와 시민 무관심이 마치 동등한 잘못인 것처럼 양비론을 펼치고 있다.

'간음한 여인 이야기'를 인용한 것도 예수 말씀에 대한 터무니 없는 왜곡이다. 한기총은 윤석열 정권의 잘못 시인이나 회개가 없는 상황에서, 피해를 입은 시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용서를 촉구하고 있다. 이는 예수가 간음한 여인에게 "너에게 돌 던진 자를 용서하라"라고 말하는 것처럼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다.

 기독교적 용서의 문제를 다룬 영화 '밀양',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성경적 용서가 아니다.
기독교적 용서의 문제를 다룬 영화 '밀양',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성경적 용서가 아니다. 영화 밀양 속 한 장면

교회의 진정한 역할은 "화해"라는 이름으로 권력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예수의 삶과 가르침은 항상 약자와 함께하며, 불의한 권력에 맞서는 데 있었다. 예수는 종교 지도자들의 위선을 '독사의 자식들'이라는 강한 말로 꾸짖으셨다. 정말 그들이 예수의 마음을 품고 싶다면 보다 적극적인 행동으로 드러내야 할 것이다.

한교총은 침묵... 타 종교와 비교돼


더욱이 주요 개신교 교단 다수를 포괄하며 한국 개신교의 대표성을 지닌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 역시 이번 계엄 사태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는 조계종,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등 타 종교 대표 단체들이 성명을 통해 입장을 밝힌 것과는 극명히 대비된다. 얼마 전까지 200만 한국 교회 연합 예배를 이끌며 대한민국 사회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모습과도 대조적이다.

교회의 침묵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불의한 권력에 맞서 정의를 외치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다. 한기총과 한교총 모두 침묵이라는 이름의 방관을 멈추고 진정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악을 보고도 침묵하는 것은 그 자체가 악이다. 하나님은 그런 우리를 죄 없다 하지 않으실 것이다. 악에 맞서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악에 동의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디트리히 본회퍼-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브런치스토리에도 실립니다.
#계엄 #교회 #개신교 #한기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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