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여의도 국회에 투입된 무장 군인들.
연합뉴스/AFP
- 3일 이후로 쓴 기사는 등급이 잉걸부터 으뜸까지 다양합니다.
"등급은 별로 신경 안 써요. 글을 쓴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결과에 집착할 수 있겠어요. 뉴스를 종일 듣고 있으면 답답하고 화가 나요. 그래서 안 들으면 뭐가 또 업데이트 됐는지 궁금해요. 그러니 결국 듣게 되는데 들으면서 또 짜증이 나요.
그 와중에 글을 쓰고 나면 마음이 정리되고 차분해지더라고요. 그런 게 좋아서 씁니다. 안 그러면 너무 많은 정보가 머릿속에서 굴러다니면서 저를 피곤하게 하거든요. 요새는 기사 쓰기가 제 정신 건강을 다스리는 명상 같아요."
- 12·
3 내란 사태 이후 관련 기사가 실제 많이 들어오는데요. 기자님만의 차별화 전략 같은 게 있었을까요?
"요즘 기사들이 워낙 많다 보니 읽다 보면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질 때가 있잖아요. 저는 최대한 단순하고 명확하게 정리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런 점이 독자들에게 도움이 됐다면 정말 감사한 일이죠."
- 이번 내란 사태로 뉴스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느끼셨을 것 같은데요.
"최근 4년간 본 뉴스보다 (지난 3일 이후) 4일 동안 본 뉴스가 더 많긴 합니다. 시민기자가 아니었다면 보는 걸로 끝났을 거 같긴 해요. 시민기자로 글을 쓰는 일이 세상을 보는 방식과 사고의 깊이를 변화시켜 준 거 같아요. 특히 지난 번에
자리를 지키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 105명에게 기사 보냈을 때 사실 관계를 정확히 확인해서 쓰라는 피드백을 주셨잖아요. 그렇게 해보니까 뭔가 더 선명해지고 공부하는 거 같아서 좋더라고요.
블로그에 쓸 때는 진짜 자기검열 하나도 없거든요. 그런데 오마이뉴스 같은 공적 공간에 글을 쓰는 건 설레는 책임도 있으면서 가끔은 무섭고 부담스럽기도 해요(기사 보내기 전에 '삭제 안 된다'에 체크하라고 뜨잖아요. 그게 무서워요). 물론 그럴 때마다 '세상은 내게 관심없어! 조회수도 낮잖아!' 하면서 빨리 털어 버리긴 합니다만.
동시에 기사 쓰는 일이 내가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확인하는 일이기도 해 뿌듯해요. 시민기자를 하지 않았으면 제가 좋은 의미에서 '눈치 보며' 글을 쓸 일도 없었겠죠. 그 눈치가 세상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고, 제 자신의 한계를 넓혀가는 기회를 주는 거 같아요. 그래서 글쓰기 수업이나, 책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시민기자 같이 하자고 제안하고 있어요."

▲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상정되자 회의장을 퇴장하고 있다.
유성호
- 탄핵 집회에는 가보셨나요?
"지난주 탄핵집회는 참가 못했어요. 솔직히 국민의힘이 투표조차 안 할지 상상도 못했거든요. 시험 끝난 아이가 집회에 가고 싶다고 해서 이번 주말 14일에는 함께 가려고 합니다."
오는 14일은 국회 본회의에서 또 한 번의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있는 날. 사춘기 아이와 함께 광장으로 나갈 계획인 최은영 시민기자가 이번에는 어떤 시각으로 탄핵 집회를 들여다볼지 궁금하다. 추후 그가 쓰는 기사를 눈여겨 봐주시길.
최은영 시민기자는,
시니어 글쓰기 수업을 하며 생긴 에피소드를 '내 인생 풀면 책 한 권'이라는 시리즈 https://omn.kr/27fc4를 통해 독자와 만나고 있습니다. 또한 '싫지만 마주해야 하는 사춘기를 좀더 부드럽게 보낼 수 없을까 하는 마음으로' 반갑다 사춘기https://omn.kr/28ykq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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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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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참기 힘든 요즘... 기사 쓰기가 명상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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