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 사태의 핵심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왼쪽).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1월 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장 진급·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에게 삼정검 수치를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내란 사태의 핵심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두 번째 검찰 소환 조사를 마친 가운데, 방첩사 내부에서는 여 전 사령관이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목소리가 들끓는 것으로 전해진다. 12월 3일 밤 방첩사 병력들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출동시킨 여 전 사령관이 이제 와서 '윤석열 대통령에 무릎 꿇고 계엄을 만류했다', '4월 총선 참패 이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과 관련한 얘기를 들었으나, 모의를 하진 않았다',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진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13일 국회 국방위원회·정보위원회의에 모이고 있는 정보들을 종합하면, 방첩사 일선 다수의 부하들은 여 전 사령관이 12.3 당일 계엄 선포 이후 '빨리 출동하라'는 지시를 수차례 내렸다면서 현재 여 전 사령관의 수사기관 진술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고 한다.
여 전 사령관은 검찰 조사에 앞서 지난 9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부대 출동은 새벽 1시가 넘어서였고, 국회나 선관위 근처까지 가다가 복귀했다. 이것은 방첩사가 계엄령을 사전 알지 못하였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주장했으나, 실제 출동한 방첩사 부대들이 국회나 선관위에 도착하지 못한 이유는 자체적으로 명령이 잘못됐다고 느낀 일선 병력들이 이동 도중 차에서 내려 휴게소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차량에서 대기하며 시간을 끌었기 때문이라는 반론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한 국방위 관계자는 "방첩사 부대원들은 여 전 사령관의 명령이 부당하다고 느끼고 현장 도착을 고의 지연시키기 위해 커피를 사 마신 영수증이나 CCTV까지 보관하고 있다더라"라며 "결국 부하들이 말을 듣지 않아 방첩사가 현장에 도착하지 않은 것인데, 이를 마치 여 전 사령관이 계엄에 동조하지 않은 증거처럼 제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현재까지 국방위·정보위를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12월 3일 계엄 선포 이후 100명 이상의 방첩사 부대원들이 국회와 선관위에 출동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이기헌 위원이 군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첩사는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악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수원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 ▲서대문 여론조사 꽃 등 4군데에 각각 25명씩 총 100명을 보냈다.
다만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선관위 등 관련 기관에 실제 도착한 방첩사 병력은 '0'명이라고 한다. 출동만 했을 뿐 도착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회로 출동시킨 병력의 규모와 실제 도착 여부 등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방첩사는 군 정보기관이기 때문에, 정확한 현황 파악이 어렵다고 한다. 추후 수사 등을 통해 계엄 당일 동원된 방첩사 병력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윤 정부 들어 다시 격상된 방첩사…군내 동향 모니터링 강화해 내부서도 불만 고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