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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계엄 닥쳐도 알 도리 없는 장애인들, 방통위 "가이드라인 없다"

계엄 당시 수어 동시통역 KBS뿐... 방통법 개정안 발의 서미화 의원 "국가비상사태 때 장애인 안전권 보장해야"

등록 2024.12.13 14:47수정 2024.12.1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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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 10일 방송통신위원회에 계엄 및 재난 상황 시 장애인 정보접근권 가이드라인과 매뉴얼 여부, 시각·청각장애인 정보제공을 위한 한국수어·폐쇄자막·화면해설 여부 등을 자료요구했으나 "장애인 정보접근권 가이드라인은 별도로 없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 10일 방송통신위원회에 계엄 및 재난 상황 시 장애인 정보접근권 가이드라인과 매뉴얼 여부, 시각·청각장애인 정보제공을 위한 한국수어·폐쇄자막·화면해설 여부 등을 자료요구했으나 "장애인 정보접근권 가이드라인은 별도로 없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서미화 의원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대국민담화에서 수어·문자통역 등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 장애인 정보접근권이 제한된 데 이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장애인 정보접근권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0일 방통위는 계엄 및 재난 상황 시 장애인 정보접근권 가이드라인과 매뉴얼 여부, 시각·청각장애인 정보제공을 위한 한국수어·폐쇄자막·화면해설 여부 등을 묻는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요구에 "장애인 정보접근권 가이드라인은 별도로 없다"라고 답변했다. 서 의원실은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도 같은 자료요구를 했으나 "요청 내용은 방통위에서 주관하고 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방통위는 해당 가이드라인이 없는 대신 관련 고시 규정으로 방송통신발전기본법(방통법)에 따른 '재난방송 및 민방위 경보방송의 실시에 관한 기준'이 있다며 일부 내용을 언급했다. 고시 제4조에 관한 것이었다.

제4조에 따르면 방송사는 재난방송 시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국수어방송과 외국인을 위한 영어자막방송'을 신속히 방송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결과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당시 지상파 3사(KBS·MBC·SBS)와 종편 4사(채널A·JTBC·TV조선·MBN) 중 수어 동시통역을 제공한 방송사는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KBS뿐이었다. 당시 KTV 국민방송으로 송출된 윤 대통령 대국민 담화 화면에도 수어 통역과 해설 자막은 없었다.

또 같은 기준에 따라 지상파·종합편성채널(종편) 등 방송사는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시각장애인이나 일반 국민이 재난 상황을 효율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방통위에서 정한 재난 경보음'을 송출해야 한다. 다만 이는 지진 규모 5.0 이상 조기경보와 민방위 경보를 수신한 경우에만 해당한다.

농인 자녀들 "5·18 때 사망한 농인 김경철 떠올라"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텔레비젼 촬영)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텔레비젼 촬영) 이정민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장애계에선 관련 지적이 잇따랐다. 농인 자녀인 코다(CODA, Child of Deaf Adults)들의 모임 '코다코리아'는 지난 6일 발표한 성명에서 "계엄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 소수자 인권이 가장 먼저 위협받는다"라며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먼저 접한 농인의 자녀는 급박히 농인 부모에게 연락해야 했다. 혼란스럽게 전개되는 상황을 농인 부모가 손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과격 진압으로 사망한 농인 김경철씨를 떠올린다"라며 "딸의 백일 잔치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공수부대원을 마주친 그가 장애인증을 내밀자 공수부대는 '꾀를 쓴다'며 그를 무차별적으로 구타하고 연행했다. 우리 코다는 '계엄'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다급하게 도망치는 이들 사이에서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는 이유로 얻어맞는 농인과 각자의 농인 부모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모든 정부 브리핑에 수어통역사를 대동해야 하고 방송사는 현장 수어통역을 화자와 함께 그대로 송출해야 한다. 문자통역도 필수로 송출해야 한다"라며 "정부와 언론사는 재난·참사·계엄과 같은 긴급 상황 시 다양한 사회구성원이 정보를 신속하고 원활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기존의 매뉴얼과 가이드라인을 점검하고 수립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문제 제기가 나왔다. 서미화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에 "시각·청각장애인의 경우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부재로 긴급한 상황을 뒤늦게 인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12·3 비상계엄과 같은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이들에게 안전에 대한 정보가 신속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재난방송 송출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라고 했다.

앞서 8일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도 BBC 코리아와 한 인터뷰에서 "제 주변에는 장애인분들도 많이 계신다. 청각장애인분들은 계엄을 선포하는 것조차 전혀 알 수가 없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서 의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난 11일 방통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재난방송 송출 의무에 '계엄 상황'을 명문화하고 수어·문자 제공 등 '장애인 정보접근권'을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서 의원은 "안전에 있어서 누구도 예외가 되어선 안 된다. 국가비상사태에 장애인이 최소한의 안전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시급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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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장애인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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