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내란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표결에 붙여질 예정인 7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 모인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권우성
"도움이 되냐고요? 어마어마하죠. 지금도 '선결제' 문의 전화가 계속 들어오고 있어요."
"물론 (계엄 선포 이후 집회가) 좋은 일은 아니지만 여의도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이 크게 됐어요."
"오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 (토요일에는) 저희도 매장 앞 거리로 나가 (집회 참여자들에게) 커피를 드리려고 해요."
촛불 시민들의 다정한 '선결제 연대'가 돌아오는 주말에도 서울 여의도를 밝힌다.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돼 탄핵을 염원하는 100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로 모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시민들의 '선결제 릴레이'로 인근 카페와 식당들 또한 덩달아 분주해졌다.
최근 며칠새 SNS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 내 카페와 식당 등에 음료와 음식 등을 '선결제' 해두고 집회 참여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이른바 '선결제 릴레이'가 벌어지고 있다. 여의도 외에도 각 지역 집회가 열리는 광장 등을 중심으로 카페와 식당의 '선결제 릴레이'가 확산되고 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반경 700m에 위치한, '선결제'를 받는다고 공지해둔 10여 군데 매장에 실제로 '선결제 릴레이'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물었다. 많은 매장에서 "크게 도움이 된다"라고 전했다.
"선결제로만 1000잔... 더는 예약 못 받아"
이미 14일 판매분이 완료돼 더이상 선결제를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성황인 카페도 있었다. 상호명을 밝히지 않겠다는 국회의사당 550m 내 한 카페는 "코로나가 공식적으로는 끝나 여의도 직장인들이 복귀해서 일한다는데, 소비가 줄어서 그런지 코로나 때만큼 힘든 상황이었다"라며 "그런데 14일 예약이 된 것만 1000잔이고 추가로 예약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니 굉장히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엄령 선포 이후에 집회가 열리는 일이) 좋은 일은 아니잖나. 축제가 아니라 좋지 않은 일로 집회가 일어났지만 그럼에도 나 같은 소상공인들에게는 매출의 효과가 많아 도움이 크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여의도의 경우 직장인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권이라 주말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 곳도 있었는데, 주말에 예정된 집회로 인해 최근엔 문을 연다고 한다. 카페 '커프'(반경 670m)에서는 "주말에는 가게를 하루종일 열어놔도 2~3명도 오지 않았는데, 지난주부터 집회가 대규모로 있어 많이들 찾아주신다"라고 전했다.
또한 "지방에서 집회 참여를 못하시는 분들이 있지 않나. 이 분들이 트위터(현 X)를 보고 커피를 많이 주문해주신다"라면서 "지금도 문의 전화가 들어오고 있기에 정확히 선결제가 된 음료가 몇 잔인지 집계는 어렵지만, 평소 주말에 쉬던 아르바이트생을 부를 계획이다. 며칠 동안 밤늦도록 디저트도 작업 중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게를 이용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데, 좋은 일에 사용해주신다고 하니까. 무엇보다 바깥이 많이 추우니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카페 '투흐티'(반경 670m) 또한 "소상공인이라 매장이 그간 많이 힘들었는데 많은 시민 분들이 개인 카페에도 연락주셔서 덕분에 매출이 정말 많이 올랐다. 지난주 토요일도 (집회 인파로) 바빴는데, 이번주도 바쁠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카페 영업을 해야 하니 시위에 못 나가는 상황인데, 이렇게 선결제된 음료랑 디저트를 제공해드리는 것만으로도 (집회에) 동참하는 것 같다.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라면서 "지난주부터 핫팩도 따로 구비해 제공해드리고 있다"라고 했다.
선결제만으로 2000잔을 팔았다는 카페 '남대문커피'(반경 480m)는 매장 앞 도로로 나가 시민들에게 커피를 나눠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대문커피'는 "매장에는 큰 도움이 되지만, 그래도 내일(14일)이 돼야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마진이 계산될 것"이라면서 "(선결제를 통해) 후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매장에 들어오지 않으시는 분들에게도 드리고자 거리로 나가 커피를 나눠드리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도움이 될 지 알 수는 없지만 일단 무료 커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