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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세 독립지사 후손, 떨쳐 일어나 서울 간다... 윤 때문에

충남 홍성 400여명의 시민 모여 "윤석열 탄핵" 촉구

등록 2024.12.13 21:33수정 2024.12.1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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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충남 홍성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
13일 충남 홍성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 이재환

충남의 TK(대구·경북)로 불릴 정도로 보수성향이 짙은 홍성이 '윤석열 탄핵' 열기로 후끈 달궈졌다.

'윤석열 탄핵 2차 표결' 전야인 13일 충남 홍성에서는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1차 탄핵에 불참한 충남 3인방 중 하나인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 홍성사무소 앞에서 진행됐다. 응원봉과 촛불이 어우러진 이날 집회에는 400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참가했다.

이들 시민들은 피켓을 통해 '버티면 부려져요, 윤석열 즉시 탄핵'을 요구했다. 또 '강승규는 왜 탄핵 표결에 불참했나'라고 물었다.

집회 참가자들도 눈길을 끌었다. 역사 교사를 꿈꾸는 고3 여학생, 80대 독립운동가 후손, 이태원 참사 유가족, 아이 엄마 등 다양한 시민들이 저마다 '윤석열 탄핵에 동참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밝혔다.

"미래의 제자들에게 부끄럽고 싶지 않아, 윤석열 탄핵"

홍성여고 A학생은 "역사 교사가 꿈이다. 몇 년 후, 역사 교사가 됐을 때 제자들이 '선생님은 윤석열 계엄 사태 당시 어디에서 무엇을 했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했다"라며 "제자들 앞에서 무력하고 부끄러운 교사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 왔다. 윤석열 탄핵을 간절하게 원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12월 7일 강승규 의원이 윤석열 탄핵에 불참했다는 소식을 듣고 비판 댓글을 달았다. 그런데 댓글이 슬그머니 사라졌다"라며 "예산홍성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지역주민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라고 꼬집었다.


 13일 충남 홍성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
13일 충남 홍성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 이재환

 13일 충남 홍성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
13일 충남 홍성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 이재환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고 밝힌 B씨의 말이다.

"12월 3일 이후에는 잠을 잘 못잤다. 올해 내 나이가 83세다. 이승만부터 박정희, 전두환 등 모든 대통령을을 다 봤다. 하지만 윤석열처럼 뻔뻔한 대통령은 처음이다. 윤석열이 나라에 초를 쳤다.


자식들이 진정하라고 말하지만 진정할 수가 없다. 내일(14일) 서울에 갈 것이다. 아들딸과 손자 손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고 싶다. 윤석열을 탄핵해야 한다."

'81년생 두 아이의 엄마'라고 소개한 C씨는 "두 아이의 엄마. 그게 지금 나의 강한 정체성이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우리 아이들에게 나도 겪어 보지 못한 비상계엄을 격게 했다. 너무 미안했다"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탄핵에 불참한) 국민의힘은 국민의짐이란 말도 아깝다. 내란의힘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윤석열 반성과 사죄 없이 뻔뻔"

충남 홍성 주차장에서 ‘민중의 노래’ 울려퍼지다 [현장] ⓒ 이재환


이태원 참사 유가족 최선미씨도 "이번 계엄이 있던 날 TV를 보자 마자 서울로 달려갔다. 청년들이 또 죽을까 봐 마음이 아프고 떨려서 올라갔다"면서 "윤석열이 나보다 더 싫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윤석열이 또다시 청년들과 국민을 희생시키려고 했다. 그런데도 윤석열은 여전히 뻔뻔하다"라고 성토했다.

더불어민주당 예산홍성지역위원회와 시민들이 함께한 이번 집회에는 양승조 전 충남지사도 참석했다. 양승조 전 지사는 현재 홍성에 살고 있다.

양 전 지사는 "홍성예산을 충남의 대구, 보수의 성지라고 했다. 하지만 오늘부터 이곳은 진보의 출발이고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원래 점잖게 말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라며 "윤석열은 이제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그의 (2차) 담화에는 반성도 사죄도 없었다. 뻔뻔하고 무식한 윤석열은 탄핵, 체포, 구금, 심판, 처벌해야 한다. 내란의 우두머리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라고 일갈했다.

 13일 충남 홍성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
13일 충남 홍성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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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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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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