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당직자와 보좌진들이 4일 오전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는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유성호
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 처음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때) 윤석열과 같은 특검팀으로 활약, 윤석열 대통령 아래 법무부장관까지 할 정도로 후계자로 부상했다. 그러나 총선 전부터 대통령실과 불협화음이 일더니 '명태균 게이트'(불법 여론 조작, 부당 공천 개입 의혹) 이후엔 윤석열-김건희와도 균열이 상당히 심해졌다. 당대표로 있던 국민의힘 내에서도 논란이 있었는데, '가족의 반윤석열 댓글 작성' 의혹 때문이었다. 필자는 이같은 배경이 방송인 김어준씨가 공개한 제보, 즉 사살 대상이 된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북한군'이 여당 대표를 해한다면 대통령 입장에서는 계엄을 선포할 명분이 된다. 탄핵소추안 가결 후, 국민의힘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모두 사퇴하자 한동훈은 당대표 직을 내려놨다.
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석열, 한동훈의 최대 맞수다. 2024년 1월 2일 오전 10시 29분경 부산광역시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부지 시찰 후 이동하면서 기자들과 질의응답 도중, 김진성의 양날형 칼에 목을 찔려 생명을 잃을 뻔했다. 여러 혐의에 대한 재판을 받고 있는 와중에도 지난 4월 총선에서 압승했다. 필자의 견해로는 이재명이 강력한 야당을 이끌어 체포명단에 오른 것 아닐까 하는 추정을 한다.
3)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문재인 정부 때 민정수석 및 법무장관으로 '검찰 개혁'을 주도해 윤석열의 검찰에겐 눈엣 가시 같은 존재다.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부인 정경심 교수의 표창장 사건, 딸과 아들의 장학금이나 입시 비리 사건, 본인의 직권남용 사건 등으로 인해 온가족이 수사를 받았다. 그럼에도 지난 4월 총선에서 "쇄빙선"을 자처한 조국혁신당이 큰 성공을 거두고 민주당과 함께 정국을 주도하자 체포 대상이 된 것으로 보여진다(조국 대표는 12월 12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16일 수감됐다).
4) 방송인 김어준씨 : 유튜브 <뉴스 공장: 겸손은 힘들다> 및 딴지일보 총수를 맡은 김씨는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 오전 7시부터 시작되는 방송은 동시접속자 수가 40만 명을 넘기 일쑤다. 게다가 출연자 대다수가 야당 정치인들로, 한 번 출연하면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각종 선거 국면에서 상당수 여론조사를 했고, 지난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5~6)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조해주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양정철은 언론노보 기자 출신으로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도우면서 정계에 진출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맡았고 문재인 민정수석과 가까워졌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뒤엔 물러났다가 2년여 만인 2019년 민주당 산하 민주연구원장이 됐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2019년 7월 임명된) 검찰총장에 윤석열을 추천한 사람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라고 말했다.
조해주 상임위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중앙선관위원으로 임명(2019. 1.)됐으나, 문재인 대선 캠프 이력(공명선거 특보) 논란으로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했다. 인사청문회 없이 중앙선관위원으로 임명 강행됐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양정철과 조해주는 '부정선거론'과 연관이 있는 듯하다. 일부 유튜브의 부정선거 음모론을 거론했다는 윤석열의 입장에서 두 인사가 선거 기획(양정철)과 총선-대선의 관리 측면에서 의심스러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7~11) 우원식 국회의장, 이학영 국회부의장,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 정청래 법사위원장: 모두 민주당 국회의원이다. 윤석열의 관점에선 대통령과 여당이 정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장애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종북세력" 내지 "반국가세력"으로 비칠 수 있겠다. 이들이 주도해 김건희 특검법안을 수차례 시도하고 있으며 심지어 대통령 탄핵까지 추진했으니 계엄을 통해 "싹 다 잡아들"일 필요성도 있을 듯하다.
12) 양경수 민주노총위원장: 2021년 1월에 제13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당선됐는데, 민주노총 역사상 최초로 비정규직인 위원장이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장과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 본부장을 지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때이던 2021년 7월 3일, 약 8000명이 참여한 민주노총의 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경찰은 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 집시법, 감염병예방법 위반, 일반교통방해 혐의 등을 이유로 3회 이상 출석을 요구했으나 불응했다.
그 뒤 경찰이 2021년 9월 2일 민주노총 본부를 습격했을 때 강제 연행돼 재판까지 받았다.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이 선고돼 석방됐다. 그는 석방 직후인 11월 28일에 전국청년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의 투쟁은 '카르텔' '건폭' 등을 운운하며 노동자를 적대시했던 윤석열 정부에서 더욱 격렬해졌다.
13~15) 김명수 전 대법원장, 권순일 전 대법관, 김동현 판사: 김명수 전 대법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2020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를 이끈 적이 있다. 또 권순일 전 대법관은 이 과정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했다. 그리고 김동현 판사는 최근 이재명 대표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16) 김민웅 촛불행동 대표: 김 대표는 목사이자 교수로 광장에 나가 촛불행동을 이끌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 반대하는 집회 및 시위를 선동하는 자로 분류된다. 과거부터 계엄을 지속적으로 경고한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의 형이다.

▲ 국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킨 직후인 4일 오전 2시께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의 모습.
권우성
필자는 윤석열이 계엄을 통해 주요 인사들을 체포, 호송해 수방사 지하 벙커에 가둔 채 '합수부'의 수사를 통해 (과거 권위주의 시절처럼) 각종 조작 사건을 만들어내려 고 했던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고 있다.
왜 12월 3일 밤이 디데이(D-Day)였을까. 필자는 그다음날인 12월 4일, 국회에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3명의 검사들(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무혐의 처분)과 감사원장이 탄핵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정리해 보자. 헌법을 준수하고 인권을 보호해 국민 행복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해야 할 대통령은 자기와 부인 그리고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든 국민의힘에 해로운 존재들을 "반국가세력"으로 낙인찍어 계엄으로 체포, 구금하려 했다(심지어 사살 의혹까지 나왔다). 김어준씨가 확보한 제보에 따르면 이 정부는 그런 범죄를 '북한군' 소행으로 위장해 대내적으로는 새로운 '북풍'을 조장, 분단 이데올로기와 반공 의식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미국을 등에 업은 북한 침략을 시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작게는 요인 암살을, 크게는 전쟁 획책이란 '영화 같은 시나리오'를 꾸미고 있었던 것으로 본다.
이제 우리에게 시급한 과제는, 헌법재판소가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라고 선고할 때까지 목소리를 모아 내는 것, 나아가 그 이후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진지하게 토론하는 것이다. 우리는 파쇼 체제도 넘어서야 하지만 자유민주주의나 사회민주주의도 넘어 생태민주주의를 향해 전진, 또 전진해야 한다. 이번 촛불시위에서 대거 주체로 등장한 10·20·30세대들에게 더 나은 나라를 물려주기 위하여! 민주주의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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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계엄군의 '체포 명단', 그들은 왜 체포하려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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