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시청 앞에서 열린 '제13차 윤석열 즉각 파면·처벌! 내란세력 청산! 사회대개혁! 제주도민대회’에서 발언하는 제주중앙여고 송한비 학생 2024.12.21
임병도
"저는 2016년에 박근혜 촛불 시위에서도 아빠와 함께 참여했었는데요. 그땐 제가 초등학생이라서 잘 모르고 그냥 사람들 많이 모여 있어서 재밌게 참여를 했던 것 같은데 제가 벌써 고등학생이 돼서 이렇게 의식을 가지고 촛불 집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21일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열린 '제13차 윤석열 즉각 파면·처벌! 내란세력 청산! 사회대개혁! 제주도민대회'에 참석한 제주중앙여고 1학년 송한비 학생의 말입니다.
송한비 학생은 "2016년 박근혜 촛불시위에도 아빠와 참여했다"면서 "(이제는) 고등학생으로 의식을 가지고 참여했다"고 당당하게 밝혔습니다.
이어 "역사 교육과를 희망하고 있어 한국사에 관심이 많았다. 이번 시험 범위도 현대사라서 많이 배웠다"면서 "지금까지 이루어진 계엄에는 항상 사람들의 희생이 많이 따랐다"고 말했습니다.
송한비 학생은 "윤석열 대통령도 분명 그걸 알 텐데 그걸 무시하고 계엄을 했다는 게 저는 시험공부를 하던 중에 너무 화가 났다"며 "그래서 이렇게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사실 그때 12월 3일에 계엄 선포령을 했는데 그 다음 날이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 생일이었다"라며 "기뻐서 팬들이 볼 수 있는 소통망에다 댓글을 141개나 달고 갔는데 결국 생일 라이브를 못했다"면서 속상했던 마음을 솔직히 표현했습니다.
송한비 학생은 "다른 피해도 많았다고 생각한다.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윤 대통령이)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이렇게 계엄 선포령을 내리고 탄핵 소추안도 거부하고 지금 헌법재판소 (탄핵 서류도) 또 거부하고 있는 모습이 화가 나서 이렇게 참여하게 됐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빠른 시일 안에 탄핵(파면)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제주볍씨학교 재학생 천유섭 학생도 "박근혜 탄핵 때는 초등학생으로 목격자였지만, 올해는 하나의 촛불이자 국민으로 행동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한 명의 이기적이고 어리석은 선택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가져왔는지 국민들은 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청소년들이 꼭 가고 싶은 집회

▲ 추운 날씨에도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과 청소년들
임병도
21일 저녁 제주 지역은 강풍이 불고 비가 내리는 등 집회하기에는 최악의 날씨였습니다. 집회가 열리는 제주시청 앞 도로는 곳곳에 물이 고여 있어 주최 측에서도 곤혹스러운 표정이었습니다. 특히 집회 도중에는 우박과 싸락눈까지 내렸습니다.
그러나 악천후를 뚫고 모인 이날 집회 참가자는 주최 측 추산 1천여 명이 넘었습니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 집회 인원보다는 적었지만, 제주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참여 인원이었습니다.
특히 이날 집회장에선 응원봉을 든 청소년들도 꽤 많았습니다. 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무대 앞 자리에 앉어 응원봉을 흔들고, 자유 발언 시간에 마이크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주최 측도 이를 고려해 정당이나 시민단체, 삼춘(제주에서 어르신을 부르는 호칭)들 대신 청소년들에게 발언 시간을 더 많이 할애했습니다.

▲ 집회가 끝난 후 행진을 하는 시민들과 청소년들2024.12.21
임병도
집회에 참석한 청소년들은 카메라를 든 기자를 향해 응원봉을 흔들거나 포즈를 취하는 등 다른 집회에선 찾아볼 수 없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괸당문화(친척을 뜻하는 제주방언으로 좁은 지역 사회를 나타내는 말)가 남아있는 제주에선 보기 드문 장면이었습니다.
제주지역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관련 시위가 꼭 가고 싶은 집회로 손꼽히고 있답니다. 그 이유가 궁금해 물어봤더니 "재밌잖아요" "책에서만 배웠던 계엄령을 막았잖아요" "나중에 얘기하고 싶은 자랑거리가 될 것 같았어요"라고 답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누군가 강제로 참석을 요구했다면 청소년들은 분명 오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이들은 추워서 얼굴과 손은 빨개졌지만 집회가 끝날 때까지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2016년 박근혜 탄핵 집회 때 부모님과 함께 손을 잡고 거리로 나왔던 아이들이 2024년엔 친구들과 응원봉을 들고 K팝을 부르며 구호를 외칩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세대와 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 "윤석열 대통령 때문에 망쳤어요"...비상계엄에 화난 여고생 제주에서 열린 '제13차 윤석열 즉각 파면처벌! 내란세력 청산! 사회대개혁! 제주도민대회에서 제주중앙여고생의 발언입니다. (2024.12.21) 아이엠피터뉴스 구독하기: https://goo.gl/hR9Kfs 아이엠피터뉴스 후원하기: https://www.impeternews.com/com/sponsor.html #제주 #촛불집회여고생 #윤석열 l ⓒ 아이엠피터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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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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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내란에 화난 제주 청소년들 "박근혜 때는 목격자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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