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버들 군락지. 왕버들이 온전한 모습으로 자라났다.
정수근
큰기러기가 편대 비행을 하고, 노랑부리저어새가 졸고 있는 우포늪
480여 종 식물계에서는 부생식물로 생이가래, 개구리밥, 부레옥잠 등이 자라고 있고, 부엽식물로는 가시연꽃, 마름, 가래, 수련 등이, 습지식물로는 부들, 줄, 갈대, 억새, 골풀 등이 자라고 있다.
조류는 따오기, 물꿩이 유명하다. 따오기는 국내서 멸종된 것을 복원해 성공해 방사한 지역이고, 물꿩은 열대조류인데 최근 매년 우포를 찾아 유명해진 친구다. 이밖에도 텃새로는 논병아리, 쇠백로, 중대백로, 왜가리, 쇠물닭, 민물가마우지,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물닭, 원앙 등이, 겨울철새로 고방오리, 알락오리, 넓적부리, 홍머리오리, 청머리오리, 쇠오리, 고니 등 총 62종이 우포를 찾는다.
물고기로는 뱀장어, 피라미, 잉어, 붕어, 메기, 가물치, 버들붕어 등 28종이 서식하고, 포유류로는 두더지, 족제비, 너구리, 삵, 고라니, 수달 등이 찾고, 파충류로는 남생이, 자라, 줄장지뱀, 유혈목이 등이 서식한다.
양서류로는 무당개구리, 두꺼비, 청개구리, 참개구리, 황소개구리 등이, 패류로는 논우렁이, 물달팽이, 말조개 등이 함께 살아간다.

▲ 기러기떼가 편대비행을 하면서 우포늪의 하늘을 수놓는다.
정수근

▲ 기러기들이 편대비행을 하면서 하늘을 수놓고 있다.
정수근
이렇게 우포늪에 대해 회상하고 있을 무렵 하늘에서도 새떼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이내 편대비행하는 기러기들 30~50마리가 머리 바로 위로 날아 반대편으로 사라진다. 그런데 한 무리만이 아니었다. 한 무리가 지나고 나면 이내 다른 무리가 나타나고 무리는 꼬리에 꼬리를 문다.
장관이었다. 우포늪은 기러기떼가 내지르는 소리와 그들이 하늘을 가득 수놓으면서 거대한 풍경화를 완성한다. 아니 자연사 다큐의 한 장면을 완벽히 구현해주었다. 그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서둘러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 우포늪 왕버들 군락지 사이로 난 오솔길이 참으로 정겹다.
정수근

▲ 우포늪와 이어진 토평천에 자라난 왕버들군락. 100년은 훌쩍 넘어보이는 왕버들이 군락을 이뤄 자라고 있다.
정수근
녀석들이 지나간 자리는 우포늪의 원시성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왕버들 군락지로 이곳은 각종 사초류와 갈대와 물억새로 이루어진 그야말로 야생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인공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온전한 야생의 공간이 아닐 수 없다.
우포에서 금호강 팔현습지를 생각한다
그래서인가. 이 완벽한 야생에 깃들어 살 수밖에 없는 들쥐나 두더지 같은 녀석들을 잡아먹고 사는 수리부엉이 한 녀석이 낮은 절벽임에도 지난밤 사냥이 고단했던지 그 늠름한 위용을 뽐내면서 눈을 지그시 감고는 잠을 청하고 있다.
먹이가 풍부한 이곳의 생태를 증명이라도 하듯 살이 통통 오른 모습이다. 팔현습지에 살고 있는 수리부엉이 부부 중 암컷인 '현이'를 그대로 닮은 살이 포동포동 오른 녀석을 한참을 지켜보게 된다. 그러나 녀석은 미동도 않고 잠을 청한다. 그 모습이 전형적인 맹금류의 위상이다.

▲ 우포늪 수리부엉이의 늠름한 위용. 맹금류다운 포스가 흐른다.
정수근
토평천과 만나는 곳에 형성된 왕버들 군락지를 끝으로 다시 길을 되짚어 나왔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까는 눈에 띄지 않았던 녀석들이 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큰고니가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무리지어 유영하고 있고, 가까운 곳에서는 노랑부리저어새가 무리지어 잠을 청하고 있다. 시간이 오전 9시가 가까워 오는데도 잠을 청하고 있다니, 게으름뱅이 친구들이다.
그러나 한쪽에는 마치 "다 그런 건 아니여" 하며 일군의 노랑부리저어새는 큰기러기 무리와 함께 열심히 강바닥을 휘저으며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좌우로 부리를 흔들어야 해서 그 모습이 좀 소란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 너무나 평화로운 모습이다.

▲ 노랑부리저어새가 잠을 하고 있는 그 앞을 기러기들이 조용히 지나간다.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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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랑부리저어새 물고기 잡다 우포늪의 노랑부리저어새가 부리를 좌우로 휘져으며 물고기를 잡고 있다. ⓒ 정수근
우포늪이 완벽하고도 온전한 야생의 모습에 가깝기에 보일 수 있는 풍경인 거 같아 너무 반가웠다. 이러하기에 올 7월 우포늪은 화왕산과 더불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얻은 것이리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우포늪에서 금호강 팔현습지를 생각해본다. 팔현습지는 도심 속 야생의 공간이다. 도시의 개발과 더불어 쫓겨난 야생의 존재들이 마지막 피난처로 삼아 오밀조밀 살고 있는 도심 속 그들의 마지막 영토다. 야생의 존재들의 '숨은 서석처' 팔현습지에 19종에 이르는 법정보호종이 살고 있는 이유다.
그런데 그러한 마지막 야생의 공간마저 인간 편의시설로 채우려 하고 있다. 환경부발 삽질인 보도교 공사를 통해 야생의 질서를 교란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팔현습지가 하루속히 국가습지로 지정돼야 하는 이유고, 국가습지를 넘어 우포늪처럼 람사르습지로 지정돼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 가치가 적지 않다.

▲ 큰고니가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유영하고 있다 .
정수근
온전한 야생의 공간 우포늪이 그 모습 그대로 지켜져야 하는 것처럼 대구 도심 속 마지막 남은 야생의 공간 팔현습지 또한 온전히 지켜져 인간과 야생이 진정으로 공존할 수 있다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현장이 되었음 한다.
우포와 그 안의 뭇 생명들의 평화를 위해 기도해본다. 아울러 금호강 팔현습지의 평화도 빌어본다. 간절히.

▲팔현습지의 일출 팔현습지가 국가습지로 지정돼 온전한 모습으로 보전되기를 기원해본다.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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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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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자연의 보고, 우포늪이 깨어난다... 우포에 보는 팔현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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