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농어촌유학, 지난해 33명에서 172명으로 증가

자연 체험 활동·예능·AI코딩 교육까지 최소 '1년', 전인교육 인기

등록 2024.12.23 11:13수정 2024.12.2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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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이 농촌 지역 학교에서 다양한 자연 체험 활동·예능·컴퓨터 등 종합 교육을 받는 단기 농촌 유학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2학기에 33명의 유학생으로 시작된 강원농어촌유학이 올해 2학기 현재 172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1년 만에 5배 이상의 성장세다. 이 놀라운 성장의 비결은 무엇일까?.

강원농어촌유학은 지방 인구와 지역 학교의 소멸을 막는 한편, 도시 학생들에게는 어린 시절에 다양한 자연 친화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된 제도다. 춘천·원주·강릉 등 강원특별자치도의 12개 지역, 42개 학교(초등34, 중등8)에서 운영 중인데 유학생들은 1년 혹은 그 이상, 원래 유학신청 당시 유학 기간을 마친 뒤 본교로 돌아간다

유학생은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으로부터 최대 1년간 매달 30만원의 지원비를 지급받는데 지역에 따라 지원 기간이 늘어난 곳도 있다. 인제군은 강원교육청의 지원 1년 이후 추가로 지자체가 1년을 더 지원해 최대 2년간 유학이 가능하도록 돕고 있으며, 영월군은 6학년 졸업까지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양양 한남초등학교의 최아무개(44) 교사는 "도시에서는 접하기 힘든 자연생태환경을 활용한 서핑·마을 텃밭 가꾸기·농장탐방 등의 활동은 물론, 오케스트라와 같은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유학생 유입 덕분에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가짓수도 늘어났다고 전했다. 또한 "유학생들의 빠른 적응 덕분에 걱정도 놓이고 교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한남초 윈드오케스트라 양양 한남초교의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가 진행중이다. (사진제공=강원교육청)
한남초 윈드오케스트라양양 한남초교의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가 진행중이다. (사진제공=강원교육청)강원교육청

도시 학생들이 자연 속에서 다양한 체험 활동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보다 놀이에 집중한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지만, 강원유학은 자연 생태 체험과 더불어 일반 학교와 동일한 정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AI코딩 스쿨 등 첨단분야 기초교육도 곁들이고 있다.

용대초교 행복AI코딩스쿨 인제군 용대초교의 행복AI코딩스쿨 수업 장면. ‘자연과 수업, 두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겠다’는 강원유학 프로그램의 철학이 반영된 수업이다. (사진제공=강원교육청)
용대초교 행복AI코딩스쿨인제군 용대초교의 행복AI코딩스쿨 수업 장면. ‘자연과 수업, 두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겠다’는 강원유학 프로그램의 철학이 반영된 수업이다. (사진제공=강원교육청)강원교육청

삼생초교 '신나는 토요일 숲에서 놀자' 홍천군 삼생초교의 '신나는 토요일 숲에서 놀자' 프로그램. 연중 월 1회 토요일에 실시하는 프로그램으로 트리클라이밍, 짚라인, 생존로프 등의 활동으로 학생들이 힐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강원교육청)
삼생초교 '신나는 토요일 숲에서 놀자'홍천군 삼생초교의 '신나는 토요일 숲에서 놀자' 프로그램. 연중 월 1회 토요일에 실시하는 프로그램으로 트리클라이밍, 짚라인, 생존로프 등의 활동으로 학생들이 힐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강원교육청)강원교육청

영월군 마차초등학교에서 올해 1학기부터 유학센터형(기숙사) 유형으로 유학 생활을 시작한 서지일(11)군은 "학교생활과 수업시간이 너무 즐겁다"며 졸업 때까지 이 학교에서 다니고 싶다고 밝혔다.


서군의 아버지 서상훈(44)씨는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한창 성장할 시기에 치열한 입시경쟁보다 자연 친화적인 학교생활을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원유학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평소에 부모와 아이 사이에 보이지 않던 벽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이가 오기를 기다리는 애틋함이 생겼고 함께할 때 소중함을 더욱 느끼게 됐다"며 강원유학이 가족 관계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마차초등학교 온마을학교 프로그램 영월 마차초교에서 운영하는 '온마을학교'프로그램. 마차초교는 학생들에게 무료로 가야금과 첼로를 배울 수 있도록 제공한다 (사진제공=강원교육청)
마차초등학교 온마을학교 프로그램영월 마차초교에서 운영하는 '온마을학교'프로그램. 마차초교는 학생들에게 무료로 가야금과 첼로를 배울 수 있도록 제공한다 (사진제공=강원교육청)강원교육청

녹전초교 스키캠프 영월군의 녹전초교 학생들이 스키캠프에 참여해 즐겁게 스키를 타고 있다. (사진제공=강원교육청)
녹전초교 스키캠프영월군의 녹전초교 학생들이 스키캠프에 참여해 즐겁게 스키를 타고 있다. (사진제공=강원교육청)강원교육청

최진희 장학사는 특히 "소규모 학급 덕분에 선생님들이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세심한 지도를 할 수 있어 학습 효과가 크다"며 강원농어촌유학의 강점을 언급했다. "도시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만의 특기를 발견하고 꿈을 키우는 학생들의 모습을 통해 이 제도의 선순환 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대도시에서 느끼지 못하는 체험학습과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공부에 재미를 느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옥동초교 원어민 수업 영월군 옥동초교의 원어민 보조교사를 활용한 소인수 맞춤형 수업. 비교적 적은 수의 학생 수로 인해 선생님들이 학생 개별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사진제공=강원교육청)
옥동초교 원어민 수업영월군 옥동초교의 원어민 보조교사를 활용한 소인수 맞춤형 수업. 비교적 적은 수의 학생 수로 인해 선생님들이 학생 개별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사진제공=강원교육청)강원교육청

그러나 강원농어촌유학 프로그램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최 장학사와 최 교사가 공통적으로 언급한 것은 유학생을 위한 주거지 마련의 어려움. "각 학교가 주거지를 직접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교직원이 부동산을 찾아다니며 주거지를 찾는데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홍천 지역은 모범 사례로 꼽힌다. 홍천은 유학생을 위한 주거 단지를 구성해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여전히 교직원이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직접 주거지를 찾아야 하는 부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원교육청은 25년도 1학기 강원농어촌 유학생을 200명 가배정한 상태이고, 추가 신청은 12월 19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강원농어촌유학 #강원유학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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