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18일 오후 제주웰컴센터에서 ‘마라해양도립공원 공원계획 변경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 평화대공원 부지에 스포츠타운을 조성하는 계획안을 발표했다. 임홍철 제주도 기후환경국 환경정책과장이 방청석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주투데이
그날, 용역 보고회를 마치고 나올 때 누군가 내게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말이 맞긴 하지만, 사유지를 매입하려면 돈이 들지 않습니까, 그게 어려운 점입니다"라고. 그렇다. 바로 이거다. 선착장 주변 상가와 그 너머의 농경지에 스포츠타운을 건설하려면 토지 매입 비용이 발생한다. 반면 알뜨르는 국방부에서 무상 대여를 해줬기에 일이 쉬워진다.
선거를 항상 염두에 두는 행정가들은 지역 개발 공약으로 표를 얻으려 한다. 문제는 그 개발 비용이 넉넉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데 알뜨르처럼 '공짜'가 생긴다면?
나는 이게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마라해양도립공원 공원계획 변경 용역'의 본래 과업 지시서에는 '스포츠타운'이 없었다. 올해 10월 말에 뜬금없이 등장한 게 스포츠타운이다.
'공짜 땅'을 활용할 꼼수가 떠올랐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대정의 유지들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이 기대에 호응한다면 표가 될 것이라 판단했을 수 있다.

▲ 지난 13일 서귀포 대정읍 상모리에 위치한 알뜨르 비행장 내 한 엄체호 앞에서 난징 대학살 87주년 제주 추모 11주기 행사가 열렸다. 행사가 끝날 무렵 어두웠던 비구름을 걷고 나온 해가 알뜨르 비행장 위를 비추기 시작했다.
제주투데이
하지만 나는 둘 다 계산 오류라 생각한다. 스포츠타운이 경제 활성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도 사실 검증된 바 없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흉물로 남은 시설들이 적지 않다. 건설 당시 토목 경기만 반짝하고 완공 이후에는 내리막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문제는 다음 글에서 다루겠다.
표가 된다는 생각도 계산 오류다. 물론 지역 유지들은 지지할 것이다. 시설이 들어서면 소소한 이권 하나는 챙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지역 밑바닥 민심도 그러할지는 의문이다. 유적지 훼손으로 인한 밑바닥 경제는 부정적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전도적 차원에서 보면 마이너스가 될 것이 분명하다. 역사학계 등 지식인 그룹에서 지속적인 반대 운동을 펼칠 것이다. 문화 예술계에서도 천박한 문화 정책에 혀를 내두를 것이다. 철회하지 않을 경우, 반대 운동은 거세질 수밖에 없다.
앞에서 돈을 많이 벌어도, 뒤에서 새는 돈구멍이 있다면 결과는 파산이다. 덧셈에만 취해 뺄셈을 잊어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길 바란다.
* 필자 소개: 역사사회학을 전공하고 <새로 쓰는 제주사>, <제주역사기행> 등을 저술한 이영권 박사는 제주4.3연구소, 제주참여환경연대 등에서 활동한 바 있고, 일선 학교현장에서 역사 교사로 오랜 시간 교편을 잡았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4
역사교사로 30년 가까이 생활하면서 제주역사 관련 책 <제주역사기행>, <새로쓰는 제주사>를 쓰고 답사안내를 하다가 몇 년 전에 명예퇴직하고 제주지역 인터넷 언론 <제주투데이> 논설위원을 맡아 지역 현안을 중심으로 칼럼을 쓰고 있음.
공유하기
덧셈에만 취해 뺄셈 잊어버린 오영훈 제주도지사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