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한국 핵무장론' 엘브리지 콜비 임명, 한미 동맹 영향은?

'핵확산 억제' 기조 변화 신호탄, 북·미 협상시 협상카드 구실 가능성도

등록 2024.12.24 17:29수정 2024.12.24 18:32
0
원고료로 응원
온 나라가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탄핵으로 들썩인다. 이 와중에 예사로이 지나칠 수 없는 뉴스 하나가 국내 언론 국제면을 장식했다. 바로 트럼프 당선인이 현지시간 22일 미 국방부 차관에 엘브리지 콜비(Elbridge A. Colby) 전 국방차관보를 지명했다는 소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현지시간 22일 미 국방부 차관에 엘브리지 콜비(Elbridge A. Colby) 전 국방차관보를 지명했다. 콜비 차관 내정자는 한국 핵무장론을 주장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현지시간 22일 미 국방부 차관에 엘브리지 콜비(Elbridge A. Colby) 전 국방차관보를 지명했다. 콜비 차관 내정자는 한국 핵무장론을 주장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 미 국방부 홈페이지 화면갈무리

엘브리지 콜비는 '주한미군 역할조정론' '한국 자체 핵무장론' 등을 주창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5월 KBS와 인터뷰를 했는데, 당시 이런 말을 했다.

"한반도에 주둔하는 미군은 매우 중요하다. 저는 미군이 한반도에 계속 배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미군은 중국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데 집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주한미군 역할을 북한의 위협이 아닌 중국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것으로 바꾸자는 논리다. 한국 자체 핵무장에 대해선 이렇게 말했다.

"저는 현 시점에서 한국의 핵무기 보유를 옹호하진 않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미국의 동맹과 동맹 구조, 그리고 궁극적으론 중국의 아시아 지배를 막고 동맹국이 스스로 방어하도록 돕는 게 미국의 지정학적 이익이라는 것이다. (중략) 그래서 더 나은 대안이 있다면 시도해봐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핵공유 같은 게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핵이 여전히 미국 무기이기 때문에 북한은 최종 해제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 나은 옵션을 찾을 수 없다면 '우호적인 핵확산'에 직면할 준비를 해야 한다."

콜비의 주장을 요약하면 한국의 핵무장을 중국의 아시아 지배를 막기 위한 궁극적인 선택지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핵정책의 기조는 '핵확산 방지'다. 이 같은 정책목표를 관철하기 위해 설계한 제도가 '핵확산방지조약'(NPT)이다. 미국은 NPT 체제 수립 이후 50년 넘게 핵확산 방지를 관철시켰다. 북한은 물론 한국 역시 이 같은 정책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미국 국제공영방송국인 '미국의소리'(VOA)에서 활동한 박형주 기자는 자신의 책 <트럼프 청구서>에서 "워싱턴이 북한의 비핵화를 추구하는 논리와 한국의 자체 핵무장 가능성을 경고하는 논리가 묘하게 닮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엘브리지 콜비는 비주류다. 하지만 트럼프는 국방정책을 설계하는 자리에 콜비를 지명했다.


트럼프는 콜비를 "미국 우선주의 외교와 국방 정책을 옹호하는 매우 존경받는 인사"라고 치켜세웠다. 비주류로 치부됐던 한국 핵무장이 미 국방정책의 정식 의제로 올라올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국 핵무장, 정식 의제로 오르나?


콜비의 인선에서 보듯 트럼프 당선인은 고전적인 미국의 군사·안보전략엔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보다 그의 주된 관심사는 '돈', 즉 방위비 분담금에 쏠려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유럽을 향해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탈퇴 가능성까지 흘리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도 기존 '틀'을 깨는 청구서를 들이 밀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국 핵무장이 그중 하나다.

 지난 14일 국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시민들은 환호했지만, 헌법재판소 결정까지 상당 시간 권력 공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14일 국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시민들은 환호했지만, 헌법재판소 결정까지 상당 시간 권력 공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유석

한반도로 눈을 돌려보자. 현재 남북관계는 사실상 단절 상태다. 여기에 한국은 권력 공백 상태이고, 트럼프 행정부 출범은 임박해 있다.

북한이 이런 상황을 이용해 트럼프 행정부와 거래를 시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트럼프 당선인 역시 집권 1기에서 이루지 못했던 북한과의 합의를 재추진할 여지도 없지 않다. 이때 미국은 한국에 '핵무장' 카드를 꺼내들 공산이 크다.

이 지점에서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지낸 조셉 윤의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셉 윤 대사의 말이다.

"한국은 독자 핵무기를 갖고 싶어 합니다.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해 사람들이 말하는데요, 트럼프가 돈이 많이 든다고 생각하는 주한미군을 감축하고 그 대가로 한국에는 더 강력한 핵 억지력을 제공하겠다고 결정할 수도 있겠죠. 핵 공유나 전술핵무기 제공 말입니다.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 박형주, <트럼프 청구서>에서 재인용

미국 진보성향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 역시 VOA와의 인터뷰에서 무척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비록 한국이 세계 5대 군사 강국 중 하나로 북한보다 훨씬 우수한 재래식 전력을 가졌지만 핵무기를 가진 건 김정은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철수한다면, 더 이상 개입할 의무도 없게 됩니다. 이 경우 김정은은 핵 위협이나 벼랑 끝 전술로 한국에 일종의 양보를 강요할 수 있습니다. 그때 한국은 완전히 홀로 남게 되는 겁니다. 언젠가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가질 수도 있겠죠. 저는 그걸 선호하진 않아요. 다만, 이해할 순 있죠."

종합하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한국 등 동북아 정세에 일정 수준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은 높다. 엘브리지 콜비의 국방차관 임명이 신호탄은 아닐까?

한국으로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이지만, 현재 정치 상황을 볼 때 수개월간 권력 공백은 불가피해 보인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여부 결정을 기다리기엔 너무 소중한 시간이 흐르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미주 한인매체 <뉴스M>에도 실립니다.
#엘브리지콜비 #한국핵무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나경원 육성, 통일교 재판에 등장 "일정 어레인지하고 싶다"...윤석열·펜스 회동 직전 나경원 육성, 통일교 재판에 등장 "일정 어레인지하고 싶다"...윤석열·펜스 회동 직전
  2. 2 1인당 100명 식사 준비, 월 208만 원... 답글이 충격입니다 1인당 100명 식사 준비, 월 208만 원... 답글이 충격입니다
  3. 3 김장 하고 남은 대파 냉동실에 넣지 마요 김장 하고 남은 대파 냉동실에 넣지 마요
  4. 4 울먹인 윤영호 "통일교가 꼬리 잘라"...특검 "윤 정권과 결탁한 중대 범죄" 울먹인 윤영호 "통일교가 꼬리 잘라"...특검 "윤 정권과 결탁한 중대 범죄"
  5. 5 "집에서 어머니가..."라며 김용현 변호인단 어르고 달랜 지귀연 "집에서 어머니가..."라며 김용현 변호인단 어르고 달랜 지귀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