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듣기
  • "나쁜 자본과 결별" 국제신문 기업회생 신청 이유

    지난 24일 1면에 대시민호소문 게시... 무책임한 대주주와 싸우는 지역언론

    등록 2024.12.26 11:04수정 2024.12.26 12:45
    0
    원고료로 응원
     지난 24일자 신문 1면에 게재된 <국제신문>의 기업회생 절차 관련 대시민호소문.
    ▲ 지난 24일자 신문 1면에 게재된 <국제신문>의 기업회생 절차 관련 대시민호소문. 국제신문 갈무리

    심각한 경영난에 대주주를 상대로 '정상화 투쟁'을 이어온 <국제신문>이 기업회생(옛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갔다. 이 사태를 초래한 이른바 '나쁜 자본'과의 강제 결별을 전면에 내걸었다.

    경영난 방치 대주주 상대로 '극약 처방' 선택

    26일 <국제신문> 노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비대위에 따르면, 직원과 퇴직자 등 147명은 지난 20일 부산지법 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이들은 체불임금과 미지급된 퇴직금 등 40억 원의 채권을 모아 행동에 들어갔다. 기업회생은 보통 부도 위기에 놓인 기업이 신청하지만, 채권 회수가 어렵다면 채권자들도 자본금의 10% 이상 채권을 확보해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

    이는 <국제신문> 사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다. 기업회생을 공식화한 23일 부산지법 앞 기자회견에서 오상준(국제신문 총괄본부장) 공동비대위원장은 "대주주의 무능, 무책임 경영이 도를 넘었다. 전 직원이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능인선원이 '소유와 경영은 분리돼 있다'는 입장만 고수하며 강 건너 불구경 중"이라고 비판했다.

    100% 지분을 소유한 능인선원이 모르쇠로 일관하자 구성원들은 결국 각종 제재를 각오한 '극약 처방'을 선택했다. 비대위는 능인선원이 2006년 경영에 개입한 뒤 사장 선임을 강행하면서 악화일로를 걸었다고 주장한다. 현재 <국제신문>은 부채가 자본금의 3배에 가까워졌고, 이로 인한 금융 비용까지 떠안으면서 매달 직원 급여를 털어 넣어 부도를 막는 지경에 이른 상태다.

     70여 년 역사의 부산지역 일간지 국제신문.
    ▲ 70여 년 역사의 부산지역 일간지 국제신문. 김보성

    <국제신문>은 24일 자 1면에 게재한 대시민호소문에서도 기업회생 사실을 공개하며 "고질적인 임금 체불, 대주주의 경영 파탄 횡포"를 강조했다. 이 글은 "지금까지 대주주와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고 회사를 살릴 방안을 제시했지만, 능인선원과 이정섭 원장이 본 척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저들이 가진 지분을 무기로 경영·인사상 온갖 만행을 자행하려고만 한다"라는 내용 등을 담았다.

    그러면서 감내하고 가야할 길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회생 절차가 개시된다면 뼈를 깎는 고통을 겪게 되겠지만, <국제신문>은 "이 과정에서 딴짓을 하거나 함부로 기사를 쓰지 않겠다. 지역신문 본연의 역할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양질의 신문을 만드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국제신문> 구성원들이 대주주에 맞서 자구책을 모색하는 초유의 사태에 언론계와 지역은 적극적으로 힘을 보탰다. 23일 연대 성명을 낸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각종 자본이 무분별하게 언론사를 인수한 뒤 도구화하고, 나아가 비전문적이고 무책임한 경영으로 피해를 주고 있다"라며 "무자격 대주주가 들어서지 못하도록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은 "국제신문 기업회생은 경영의 문제만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박정희 부산민언련 사무국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역 공론의 장, 풀뿌리 민주주의를 살리는 것과 연관이 있다"라며 "국제신문이 호소문에서 말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기사를 쓰는 건강한 지역언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열흘 전 <국제신문> 사태를 둘러싼 집담회에선 시의회와 학계가 같은 목소리를 냈다.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은 "지역의 정론지를 지켜내기 위해 의회가 앞장서겠다"라고 약속했고. 부마민주항쟁 공론화나 시민공원 토지오염 고발 등 지역언론이 만들어온 성과를 설명한 김대경 동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언론을 소유한 자본에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역설했다.
    #국제신문 #경영 #능인선원 #기업회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신입 환경미화원 월급 580만 원...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면 신입 환경미화원 월급 580만 원...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면
    2. 2 한국 아파트가 무너지기 쉬운 이유... 충격적인 국토부 문서 한국 아파트가 무너지기 쉬운 이유... 충격적인 국토부 문서
    3. 3 금메달 들고 웃으며 "군대 안 간다"는 선수들 욕하기 전에 금메달 들고 웃으며 "군대 안 간다"는 선수들 욕하기 전에
    4. 4 이 대통령님, '대국민 사기극'은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대통령님, '대국민 사기극'은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5. 5 [단독] 정영학 "법정서 다르게 증언하자 검찰이 '원래대로 하라' 했다" [단독] 정영학 "법정서 다르게 증언하자 검찰이 '원래대로 하라' 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